[덕암 칼럼]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덕암 칼럼]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2.04.2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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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세상은 미친 사람의 열정으로 발전한다. 가족부양을 내팽개치고 조선팔도를 거지꼴로 돌아다니며 미친 사람 소리를 듣던 김정호의 집념으로 조선의 지도 ‘대동여지도’가 만들어졌다.

조정 대신들이 왜군의 앞잡이로 몰아세워도 끝내 꿈을 버리지 않았던 김정호, 조선후기의 실학자이자 지리학자였던 김정호가 1861년 만든 조선의 지도는 실물과 비교해 볼 때 16만분의 1크기였다.

길이 약 7m에 폭 3m로 제작된 목판본은 보물 제1581호로 등록되어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또 경주 첨성대는 어떤가.

신라 제27대 선덕여왕때 건립된 첨성대는 동양 최고의 천문대로 손꼽힌다. 약 365개의 돌은 일년을 의미하고 27단의 돌단은 27대 왕의 연대를, 창문을 기준으로 위로 12단 아래로 12단은 1년과 24절기를 의미한다.

얼핏보면 돌을 쌓은 탑 같지만 실로 놀랄만한 비밀과 의미가 담겨진 첨성대, 국보 제31호로 정해져있다. 632년 즉위한 여왕이 만든 첨성대, 1776년 독립을 선언한 당시 미국과 비교해 볼 때 대한민국은 한참이나 앞선 나라였다.

이래서 역사가 중요한 것이다. 돌이켜 보면 우리 민족의 슬기와 지혜가 가득한 숱한 기록과 과학적 문화유산은 위대하다 못해 지구의 종주국으로 부족함이 없는 근거가 있다.

어쩌다 몽골과 청나라의 침략, 일본의 끊임없는 약탈로 인해 모두 빼앗기고 불태워지며 동족상잔의 6·25전쟁까지 겪으면서 폐허가 되었어도 다시 일어나는 저력의 민족성이 그 증거다.

우리나라의 비해 짧은 역사를 가진 미국이나 전세계 강대국들이 짧은 기간 이룩한 과학적 업적은 실로 대단한 성과였다.

조선에 자동차도 몇 대 없던 1969년 미국은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달에 착륙했고 이에 앞서 1903년 라이트 형제가 만든 동력 비행기가 불과 260m를 날았다가 지금의 항공산업을 이룩했으니 인류의 과학적 발전은 가히 기적에 가까운 연혁을 나타냈다.

가까운 예로 30년 전만 해도 국내에는 무선호출기, 일명 ‘삐삐’가 유행했지만 감히 유선도 없이 전화통화가 가능한 시대가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이후 군부대 무전기만한 크기의 휴대전화를 일반 국민들도 들고 다니는 시대, 온갖 폼을 잡아가며 휴대전화가 대단한 자랑인 것처럼 어깨에 힘을 주던 시절이 있었다.

불과 10년도 되지 않아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빠르게 급성장한 결과 이제 모든 일상은 인간의 신체 장기보다 더 중요한 생활 수단이 됐다.

현금이 오가던 시대에서 카드가 등장하고 이제는 결제 수단으로 스마트폰 앱이 사용되면서 은행원의 설자리도 좁아지고 있다.

식당에서 손님을 맞이하던 종업원도 이동로봇에게 일자리를 내주고 고속도로에서 요금을 징수 받던 창구는 하이패스로 대체됐다.

뿐인가 미처 체감하거나 이건 뭐지 하는 물음표도 찍기도 전에 세상은 빠르게 변해간다. 지금까지 인류가 이룩한 업적 대비 기간을 보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가는 걸 알 수 있고 이 상태라면 이전 10년의 발전을 향후 1년에 이룰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다면 향후 10년은 어떤 변화가 있을까.누구도 장담 못하는 미래가 있을 것이다. 우주산업의 눈부신 발전과 하늘을 날아 다니는 ‘스카이 택시’는 이제 별반 놀랄 일이 아니다.

인공지능이 사람의 생각까지 대신해 주고 자율주행은 지금처럼 졸음운전이 얼마나 무식한 운행 방법이었는지 설명해도 알아듣지 못할 전설로 남을 것이다.

이쯤하고 매년 4월 21일은 1968년 정부의 과학기술처가 발족된 날을 기념하기 위해 정한 ‘과학의 날’이다.

경제적으로 한국의 위상은 지구촌 어디를 가더라도 대기업의 마크를 볼 수 있을 만큼 성장했지만 과학분야에서는 여전히 후진국이다.

인정할건 인정하고 대안을 찾으면 되는 것이기에 왜 역사에 비해 문명의 발달이 늦어졌는지 돌아볼 일이다.

대한민국은 경제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 의료, 스포츠 등 직접 해볼 수 있는 분야에서는 상당히 우월한 성적을 내타내면서 군사, 과학, 정치 등 국민이 직접 어찌 해볼 수 없는 분야에서는 다람쥐 쳇바퀴 돌듯 제자리 걸음 수준이다.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들이 손 떼면 기초 노하우가 없는 것이 그만큼 수입에 의존해 누리기만 했지 막대한 예산이 미래지향적인 분야에 투자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모든 분야의 발전에는 예산이 반영되어야 하고 연구개발에 따른 성과가 있기 마련이다. 유구한 역사를 고려하자면 대한민국은 군사적 측면에서 진작 미국, 영국이나 러시아, 중국보다 더 앞서야 하고 경제적 측면에서도 이웃나라 일본보다 몇 배는 부유할 수 있는 나라였다.

돌이켜보면 한민족 퇴보의 모든 원인은 외침과 내란의 반복이 그 이유였다. 오천년을 지내오면서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침략의 흔적이 그러했고 늘 권력다툼으로 내란이 그치지 않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지구 종주국의 잠재력은 늘 내재되어 있었다. 우수한 한글이 증명하고 있고 삼면이 바다인 나라가 어디 갈 데도 없으니 나라를 통째 빼앗겼다가도 죽어라 버틴 애국의 저력이 그러했다.

지구의 모든 국가를 한곳에 모아두고 역사 대비 발전가능성을 조명해보면 대한민국이 가장 늦었지만 가장 위대해 질 수 있음을 공감하게 된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이유는 끊임없이 지속되는 권력다툼이 그 출발점이고 국민간의 이념대립과 예산을 미래를 위한 투자보다 엉뚱한 곳에 낭비하기 때문이다.

물론 덜 필요한 부분에 더 필요한 예산을 쓰는 것이 표심을 얻어 권력을 유지할 수는 있겠지만 선진국 대열에서 점차 멀어져 감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일제강점기인 1934년 ‘제1회 과학의 날’이 정해졌다가 탄압으로 인해 5년만에 중단된 경우를 두고 보면 그만큼 대한민국의 발전가능성은 핵폭탄보다 더 큰 위력이 잠재되어 있음을 두려워했다고 볼 수 있다.

일본처럼 731부대를 창설해 인체실험으로 얻은 의료분야 데이터도 없고 남의 나라를 침략해 약탈한 문화재도 없이 늘 당하기만 했지만 선조들이 이룩한 보물들을 지켜내지 못한 잘못이 크다.

지금부터 10년·20년은 우리 스스로가 모든 분야에서 힘을 길러야 하며 특히 과학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병행하여 지구의 종주국으로 발돋움해야 한다.

그 중심에 국민적 화합과 권력의 안정이 필요하며 후손들의 잠재된 DNA가 기지개를 켠다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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