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판문점 정상회담 이후 4년 누가 책임질까
[덕암 칼럼] 판문점 정상회담 이후 4년 누가 책임질까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2.04.27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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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를 12일을 남겨두고 지난 14일과 15일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JTBC 손석희 전 앵커와 대담을 가졌고 이는 25일과 26일 편집이 완성되어 전국에 송출됐다.

이제 청와대를 떠나야 할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시청률 4.5%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다른 채널의 방송보다 더 낮은 시청률을 보이면서 가는 이 오는 이에 대한 구분은 명확해졌다.

대담 내용을 두고 전 야당 의원은 ‘끝까지 끝내준 문재인 대담 쇼’라고 원색적인 야유를 보내는가 하면 칭찬을 아무도 안 해 주니 청와대 자체 제작으로 만든 요란한 이별식이라는 표현도 나왔다.

특히 부동산 정책까지 잘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답변에 대해 ‘뒷목잡고 열 받는다’며 전혀 상반된 반응이 잇따랐다.

어쩌다 떠나는 대통령의 뒷모습이 이런 비평의 타깃이 되었을까. 5년 동안 국정을 본 대우가 이렇다면 어느 누가 대통령을 마음 편히 할 수 있을까. 실상 이 정도는 양반이다.

만찬장에서 권총에 피격되고 줄줄이 구속되는가 하면 부엉이 바위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대통령도 있었다.

의사가 집도를 하다 보면 암 덩어리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피를 흘릴 수밖에 없지만, 공과 실을 구분해 볼 때 어쩌다 더불어민주당은 하늘이 준 기회를 스스로 차 버렸을까 싶다.

국민의힘이 세월호 참사의 촛불로 시작된 탄핵 폭풍에 사정없이 무너지자 이때다 싶은 더불어민주당은 너도나도 공천이 당선으로 이어지는 봄날이었다.

걸핏하면 국민을 위한다며 국민 위에 군림했던 시간은 한 해 한 해 지날때마다 그게 그거라는 실망감으로 확산되었고 그 확산은 경북 울진 산불처럼 번져나갔다.

촛불로 시작해 산불로 끝난 정권이라는 비난도 그리 낯설지 않은 단어가 됐다. 이제야말로 진짜 국민이 주인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20년은 끄떡없이 간다던 더불어민주당 정권이 권불십년이 되어 승자를 구분할 수 없는 박빙의 도마위에 올랐다.

대선이 그러했고 마냥 천 년 만 년 갈것 같았던 더불어민주당 텃밭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제 아슬아슬한 조바심의 불길은 지방선거 캠프로 옮겨 붙었다. 각 정당별로 1차 컷오프에 대한 예비후보들의 반발, 정당에 대한 룰도 무시되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후보들, 이제 의리나 원칙은 물론 상대방만 넘어뜨리면 자신이 이길 수 있다는 공식이 별반 민망하지 않은 수단이 됐다.

사회주의가 아닌 이상 돈은 선거와 분리될 수 없다. 공천자금, 밀실 공천, 시·도의원 단체장에 대한 뒷거래는 이미 낯설지 않은 단어가 됐고 후보자의 자질이나 능력보다는 공천이 우선이다 보니 공천심사위원들의 심적 갈등 또한 만만찮은 숙제로 남게 됐다.

서서히 본선에 들어간다. 윤석열 당선인의 국정운영 발표가 하나씩 공개 되면서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지켜볼 일이다.

이쯤하고 오늘은 떠나는 문재인 대통령이 4년 전인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공동구역 남측구역내에 있는 평화의 집에서 김정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과 회담을 가졌던 날이다.

지금도 생생한 당시의 회담 장면은 남북한 뿐만 아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위해 베트남까지 갔다가 돌아온 점을 고려하면 실로 믿기 어려운 장면이 국민들의 관심을 모았다.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의 기념촬영은 마치 두 가족이 두 나라를 대신하는 듯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되었고 준비한 평양냉면과 산나물 비빔밥도 남북의 음식을 대신하는 듯 했다.

기념식수도 하고 두 정상이 부둥켜 안은 장면에서는 당장이라도 한민족에게 분단의 아픔이 종식되는 듯 했다.

서훈 국정원장은 판문점 선언이후 눈물을 감추지 못했고 한반도에 봄이 온다는 상징으로 초콜릿 원형돔을 나무망치로 여는 퍼포먼스까지 벌어졌다.

두 정상은 한국의 DMZ를 나란히 산책하며 정다운 대화의 자리를 가졌다. 회담자리에서 합의 이행을 위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이산가족 상봉, 동해선 및 경의선 연결 등 민족의 염원인 통일의 서막이 오르는 듯 했다.

특히 서로 총구를 내리자는 불가침 합의와 완전한 비핵화는 한반도 평화에 결정적인 굳히기로 들어갔다.

1953년 휴전협정이후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되었고, 2000년과 2007년 각 한차례씩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된 이래 2018년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은 2019년 진행된 북미 정상회담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리고 4년, 현재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까. 2020년 6월 16일 오후 2시 50분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완파되었고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도 반파됐다.

북측이 보란듯이 폭파시킨 이 사건으로 인해 최소 110억 원에서 최대 710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 사실상 판문점 선언과 9·19 군사합의는 물 건너간 셈이다.

기껏 공들여 이룬 일들이 공염불이 됐다. 연락사무소 폭파는 사전에 예고된 재앙이었다. 6월 4일 김여정 조선노동당 부부장은 남조선 당국이 응분의 조처를 세우지 못한다면 금강산 관광 폐지에 이어 북남 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단단히 각오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기적으로 코로나19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당시 폭파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추측이 난무했으나 결과적으로 공든 탑이 무너진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2019년 일국의 원수를 대놓고 삶은 소대가리 운운하며 모욕하는 일이나 한 달에 몇번씩이나 동해 상공에 대륙간 탄도미사일이 날아가고 한미연합훈련은 남북간의 초미의 긴장거리가 됐다.

1953년 휴전협정이후 69년 이혼한 부부가 서로 다른 가정을 갖고 나름 잘 살고 있다가 뜬금없이 재결합을 하자는 것이나 진배없다.

각국의 정부를 억지로 묶으려 하지 말고 아닌 건 아니라고 인정하자. 더 이상 통일 운운하며 쓸데없는 예산낭비나 선거때마다 순진한 국민들 겁주기 명분으로 들썩거리지 말고 할 수 있는 것만 해야 한다.

떡줄 사람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을 너무 많이 마셨다. 그저 총구는 내리고 민족간 할 수 있는 경제, 문화예술, 스포츠 등 공감대가 있는 일이라도 해보는 게 이념대립을 줄이고 민간소통으로 핏줄임을 확인하는 길이다.

통일은 원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피한다고 안 되는 것도 아니다. 어떤식이든 통일은 신중히 다뤄야 할 문제다. 헛일된 통일의 공염불 누구 때문에 벌어진 것이며 누가 책임질 것인가.

2022년 통일부 예산은 1조 4,364억원이다. 그 많은 돈이 통일에 얼마나 직접적인 도움이 되며 실효성이 있는 것일까.

그 돈으로 결식아동 굶기지 말고 대북지원으로 간 돈이 북한 주민들에게 제대로 사용되는지 확인이라도 했을까.

모르고 할 수는 있지만 알고도 하는 것은 실수가 아니라 낭비다. 언제까지 통일을 우려먹으며 무지개를 쫓아 헛걸음을 할 것인가. 윤석열 정부가 통일부를 폐지하고 한민족공감부를 차리는 게 어떨지 권해 본다.

모름지기 이혼후 재결합이란 남편과 아내가 같이 공감해야 가능한 것이지 어느 한쪽이 자식들을 상대로 우려먹을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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