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같은 죽음 다른 시각 영웅의 현주소
[덕암 칼럼] 같은 죽음 다른 시각 영웅의 현주소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2.04.28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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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같은 죽음이라도 다른 대우를 받는 경우는 다반사다.

지금으로부터 27년 전인 1995년 4월 28일 오전 7시 52분 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대구백화점 건설 당시 지하에 매설된 가스관에 용접 불꽃이 옮겨 붙으면서 폭발했고 학교에 등교중이던 학생들이 피해가 컸다.

영남중학교 재학생 42명·교사 1명·경찰관 2명 등 101명 사망, 202명 부상, 주택 60채 파손, 피해액만 560억원, 이후 상인동 참사는 대구시 달서구 월성 1동에 위치한 학산공원내 위령탑을 건립했고 이는 송일초등학교와 달서 공업고등학교 사이에 있다.

유족들은 2005년 마지막 10번째 추도식을 끝으로 열지 않기로 했다. 이후 19년이 지난 같은 시기 같은 시간대, 2014년 4월 16일 오전 9시 남해안의 진도 앞바다에서 한국 역사상 최악의 해상 사고가 발생했다.

이른바 ‘세월호 참사’는 304명의 고귀한 인명을 앗아갔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촛불로 시작되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는 도화선이 됐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을 가져왔지만 여전히 진상규명은 되지 않았고 온국민의 공감대를 전제로 세월호에 대한 사후대책은 일파만파였다.

누구 하나 이의를 제기했다가는 말 한마디로 신세를 망치는 것은 물론 공분의 대상이 되어 여론의 집중포화를 받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철저히 권력유지에 활용했고 국민의힘은 아닌 줄 알면서도 입을 닫았다.

침묵은 묵시적 인정이라 했던가. 경기도 안산의 초지역세권이라는 화려한 공약을 걸었던 안산의 후보들은 도심의 중심인 초지역세권의 가장 중심에 수백기가 넘는 유골이 봉안되는 납골당이 들어선다는 말은 꺼내지 않는다.

누구보다 세월호 참사를 슬퍼하며 대서특필했던 필자가 어쩌다 이름만 허울 좋은 416생명안전공원이 공동묘지나 다름없는 시설이라며 재검토 해달라는 ‘화랑지킴이’ 대표가 되어 안 해도 될 마음고생을 하게 되었을까.

언론탄압은 말할 것도 없고 공권력의 횡포에 치를 떨었던 4년, 현재대로라면 50년·100년, 아니 더 많은 세월이 지나도 세월호 참사에 대한 추모와 슬픔의 기억은 영원히 간직되어야 할 도시가 된다.

어떤 일이든 주인인 시민의 공감대를 얻는다면 훗날 후손에게도 안전도시의 상징으로 여겨지겠지만 지금처럼 몰래 지은 것이나 진배없는 과정이라면 과연 희생자들의 유골함에 대해 추모객들이 어떤 견해로 볼까.

이미 사회적 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지난 4월 1일 발표한 조사내용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피해자 명예훼손사건은 46건이나 발생했고 전체의 89.1%가 유죄판결을 받았으며 연령대는 20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이 92.8%로 유가족을 상대로 한 조롱과 비난 보상금에 대한 편견 등이 원인이었다. 참사를 보는 견해 차이는 시간이 갈수록 심해질 수밖에 없다.

대구 상인동 가스폭발 사고는 10주기를 끝으로 중단되었지만 안산의 세월호 참사는 수 백년이 가도 바뀔수 없는 초대형 납골당이 도심 한가운데 들어서는 일이다.

일부 몇몇 정치인들의 야심을 채우기 위해 추진과정의 문제점을 안고도 밀어붙이는 현재의 상황은 잘하면 다행이지만 못하면 문재인 정부가 만든 최악의 건축물이 될 수도 있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그동안 국무조정실과 몇 차례 협상을 진행해 봤지만 이미 정해진 시나리오에 협상이라는 카드만 제공한 셈이 됐다.

필자는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그 어떤 보상이나 후속대책은 물론 재발방지를 위한 각종 시설물 건립에 대해 긍정적이다. 아니 적극적이다.

하지만 도심 한가운데 수백기의 납골당을 건립하면서 겉으로는 416생명안전공원이라고 거짓말하고 초지역세권의 화려한 조감도를 홍보하며 시민들의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건립의 가치 기준이나 후속책임을 특정 정치인이 지지 말고 모든 안산시민에게 전가시켜라.

그래야 후손들도 어쩔 수 없이 공감하게 된다. 물어보고 해야 한다. 집 안의 마당에 묘지를 쓰려면 집주인에게 물어보고 써야 한다.

정원을 꾸민다고 거짓말하고 묘를 쓴다면 훗날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쯤하고 오늘은 충무공 이순신의 477주년 탄생일이다.

앞선 두 사건도 그렇지만 생물학적으로 사망한 이후 고인을 기리는 것은 많은 동물중 유일하게 사람만이 하는 행위다.

세월호 희생자는 100년을 기려도 부족하다지만 이순신을 기리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1545년 4월 28일 출생, 1576년 2월 32살에 무과시험 요즘 말하면 직업 군인에 해당되는 관직을 맡았고, 1592년 4월 13일 이순신이 48세 되던해 임진왜란이 발발해 5월 4일 옥포에서 첫 해전을 시작으로 총 29전 29승 무패전적을 올렸다.

이를 시기하는 간신들로부터 모함을 당해 2번이나 옥고를 치르기도 했고 남은 12척으로 500척을 물리친 해군 역사상 유명한 승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1598년 11월 19일 노량해전에서 54살의 나이에 전사했다. 그후 45년이나 지난 1643년 충무 시호를 받았다.

실제 출생일은 3월 8일이지만 오늘은 영웅의 탄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정부가 정한 기념일이다.

실제로 우리민족을 위기에서 구해준 것은 이순신 장군이지만 예수의 탄생을 기리는 성탄절이나 열흘 남짓 남은 부처님 오신날과 비교해보자.

거리마다 연등을 달고 절에는 기와불사를 비롯한 온갖 연례행사가 줄을 잇는다. 반대로 현재 우리민족에게 목숨 걸고 나라를 지키고 물려준 영웅을 우리는 얼마나 기억할까.

필자는 현실에 충실한 관계로 예수나 부처를 믿고 그에 따른 헌금이나 순종행위를 하지 않는다.

정치판의 기본무대인 교회의 신도수를 탐내려 평소 나가지도 않던 교회에 얼굴을 내밀고 억지로 만든 미소까지 곁들인 표 구걸행위도 할 필요가 없다.

사찰 또한 마찬가지인데 교회 헌금이나 사찰불전함에 내는 수입의 10%를 필자는 세상에 태어나게 한 모친에게 드린다.

“서말 서대의 피와 여섯 말 여섯 대의 젖을 먹이셨다”는 회심곡의 한 대목을 늘 되새기며 당신의 손에 쥐어지는 현금보다는 아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더 위해주는 큰 사랑에 함박미소 가득한 퍼포먼스를 시도때도 없이 해본다.

경험자는 말한다. 새 정부는 효도청이라도 신설하여 최소한 부모를 섬기는 나라로 만들어 상과 벌을 엄히 정해야 한다. 세금은 그런 곳에 쓰라고 거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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