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노동과 휴식의 균형
[덕암 칼럼] 노동과 휴식의 균형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2.05.06 08: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옛말에 개같이 벌어서 정승처럼 쓴다는 말이 있다. 남의 돈을 받기위해 고용인이 되거나 장사를 하더라도 고객을 왕처럼 모셔야 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음을 뜻하는 말이다. 

우리는 현재의 사회를 문명, 첨단, 4차 산업, 등 화려한 수식어를 갖다 붙이지만 어차피 결론은 사람의 주머니에서 오고가는 돈이 목적이자 수단이다. 모두가 다 잘살려면 어째야할까 답은 간단하다. 

일한만큼 대우받으면 되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 각자의 가진 기량, 즉 재주나 기능이나 타고난 천부적 소질을 잘 찾으면 보다 효율적이고 신바람 나는 세상이 될 터인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힘들게 사는 것이다. 

가령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는 그렇다 치고 대학만큼은 원하는 분야에 전문성을 기르는 공부를 해서 사회 진출 시 배운 실력을 써먹어야 맞는 것인데 과연 그럴까. 

일류대학은 몰라도 서울이나 수도권 대학을 가려면 전공보다는 수능시험 결과가 더 비중이 크며 현실적으로 사회진출 시 무슨 과를 전공했느냐 보다는 어느 대학을 나왔느냐가 스펙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자신이 원하는 전공보다는 간판으로 내세우려는 4년 내내 책가방 배달과 추억 만들기에 연연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남학생의 경우 군대까지 다녀오면 배움의 단절로 인한 공백은 고스란히 자신만의 리스크로 남게 된다. 

다시 정리해보면 이 글을 읽은 독자 분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원치 않지만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근로시간을 보내는지 되돌아보면 알 수 있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자신을 위한 일인지 남의 수익을 위해 소중한 삶을 내주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 필자 또한 배운 거 가진 거 없이 험한 세상을 살다보니 서른 가지도 넘는 자영업과 수업료를 치르며 현재의 자리에 도달했다.

다행히 원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음에 항상 감사의 마음이 충만하지만 돌이켜 보건데 가장 보람 있을 때가 소정의 목표가 달성되었을 때였고 휴식에 대한 매력은 육체적 근로를 전제로 할 때였다. 

약 40년 전만해도 개같이 벌면 어느 정도 돈을 모을 수 있었고 자그마한 가계라도 할 수 있는 세상이었다. 스마트 폰이 없어도 승용차가 없어도 충분히 의사소통도 되었으며 대중교통에 가까운 거리는 다리품을 팔아도 힘들지 않은 세상이었다. 

이쯤하고 사람의 이기적 본능은 끝이 없는 법이다. 그래서 나온 말이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다는 것인데 토요일은 오전만 일하는 반공일에서 2주에 한번 쉬는 놀토, 그러다 주 5일제가 자리 잡았고 지난 대선에는 주 4일제까지 공약을 발표된 바 있다. 

다 좋은 대학 나와야 하고 다 편하게 놀면 누가 험한 일에 나설까. 일만하며 사는 것도 사람 사는 게 아니지만 노는 데만 치중해서 명분을 찾는다면 노동과 휴식에 대한 균형은 무너지는 것이다. 

어제 오늘 대체 공휴일에 대해 국민적 관심이 폭주했다. 인터넷 검색 창에 인기어로 오를 만큼 혹시나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근로자들이야 좋겠지만 사업주들 입장에서는 난감함이 그지없다. 

물론 일요일이 부처님 오신 날과 어버이날이 겹쳤으니 아깝기도 하겠지만 5월 한 달만 기념일이 열흘이나 된다. 토, 일요일까지 포함하면 절반은 어영부영 넘어갈 수 있는 달이다. 

쉬는 날이 기다려지는 건 노동을 전제로 한 휴식의 필요성이 충전의 기회가 되는 것인데 그러한 비중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룰 때 고용주나 고용인 둘 다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래 놀고 저래 놀고 나라에서는 각자의 근로환경보다는 시간제로 같은 임금을 정해 주니 누가 험한 일을 자처할 것이며 온갖 복지 정책의 남발로 일하는 것이나 안하는 것이나 유사하니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다. 

일터에서는 사람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임에도 일자리가 없어 놀고 먹는 실업자들이 수 백 만 명이나 된다. 어쩌다 대한민국이 외국인 근로자들이 입국하지 않으면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농촌이나 어촌의 생산 활동이 어렵게 됐을까.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며 사는 세상은 일을 시키는자나 하는자 모두 불행이다. 하여, 답은 각자의 소질을 찾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보람과 능률을 동시에 올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이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 누구든 각자의 기량과 소질이 있는 것인데 새 보고 땅 파고 들어가라 하고 두더지 보고 하늘을 날라하며 물고기보고 땅위를 달리는 것이나 진배없다보니 모두가 힘든 것이다.

그래서 교육계에서는 창의, 혁신, 인성 어쩌고 하며 아이들 각자의 소질을 찾는다하지만 여전히 입시지옥과 바늘구멍의 취업문을 정해 두고 급우들 간의 살벌한 경쟁구도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으니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선진국의 교육실태와 비교해 보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가정의 달 5월, 코로나19는 종식이 아니라 포기로 들어간 상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2년 내 참았던 출입이 마스크 해제와 더불어 봄날까지 겹치자 거리는 인파로 북적였다. 

각종 행사장이 그랬고 유원지나 공원, 관광지, 모든 공공 다중이용시설에는 살벌한 분위기로 방역복을 입은 의료진들의 모습이 자취를 감췄다. 

언론에서는 다시 활기를 찾은 것처럼 한결같은 목소리로 표현하지만 밝고 행복한 일부 모습이 전부는 아니라는 점도 알고가자.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의 각축전이 숨 가쁜 5월, 붕괴된 경제로 살길이 막막한 코로나19의 피해자들, 5월 5일 기준 하루에만 79명의 코로나 감염환자가 사망하고 이틀째 4만 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누적 사망자는 2만 3천 158명이고 지금까지 누적 확진 자는 1,744만 명이다. 백신후유증으로 사망하거나 중증 환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백신접종은 차례를 더할수록 접종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백신에 대한 신뢰의 지표지만 정부는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한다. 이제 문재인 정부의 임기는 휴일을 빼고 이틀 남았다. 

하마부터 국회는 검수완박의 일방적 통과로 정쟁을 대비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지만 이제 지방선거가 끝나면 윤석열 당선인의 가시방석은 더더욱 힘든 자리가 될 것이며 그 폐단이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 될 것이다. 대안을 찾아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