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어린이집 옆 외국인대학원생 기숙사 건축 강행 논란
KDI, 어린이집 옆 외국인대학원생 기숙사 건축 강행 논란
  • 권영창 기자 k-economy@naver.com
  • 승인 2022.05.10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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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로고.

[경인매일=권영창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직장어린이집 바로 옆에 외국인 대학원생을 위한 기숙사 '세종글로벌리더연수센터' 건축을 강행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있다.

'세종글로벌리더연수센터'는 외국인 대학원생 기숙 편익을 위한 기숙사로, KDI는 직장어린이집 바로 옆 숙소동 내 텃밭부지 3200㎡에 건립키로 하고 사업비 103억 7000만원을 투입해, 내년 착공 후 2024년 2월 완공할 계획이다.

KDI는 기숙사 입지 결정 후, 직장어린이집 영·유아들이 건축 공사 중 미세먼지·소음진동 등 안전을 위협받게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뒤늦게 학부모 공청회를 개최했으나 실질적인 안전 대책을 제시하지 못한 채 센터 건축을 강행하는 입장만 보여 국책연구기관으로서 안전불감증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DI가 센터 건립사업 부지로 검토했던 곳은 ▲숙소동 내 텃밭부지 ▲체육시설(농구장 등) ▲기숙사 102동 옆 ▲게스트하우스 203동 뒤편 ▲대학원 전통광장 ▲대학원동 주차장 등 6곳이며, KDI는 숙소동 내 텃밭부지를 센터 건립사업 부지로 최종 선정했다.

KDI는 선정 이유로 ▲자재적재 및 공사차량 이동 통제 용이 ▲공사지역과 기존 시설의 분리 가능 ▲예산 내 실현 가능성 ▲시설 이용자의 보행 등 접근성 ▲청사 미관 등을 내세웠으나 이는 기관의 편의주의만을 고려한 결과로, 입지 결정시 가장 중요하게 검토했어야 할 직장어린이집 영·유아 안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KDI는 직장어린이집 영·유아 안전을 볼모로 기숙사 건립사업 추진을 강행하고 있다는 학부모 반발에 직면하자 지난 해 10월 부지선정 이후 올해 5월 2일 공청회 개최 시 까지 학부모 공청회 2회, 학부모 간담회 5회 등을 열었으나 안전 및 보육과 관련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말 바꾸기를 거듭, 불신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KDI는 그동안 학부모 공청회와 간담회 등을 통해 숙소동 내 텃밭부지를 활용한 건립공사 시 직장어린이집 영·유아 정상 보육을 위해 게스트하우스에 대체보육시설을 마련한다고 했으나 뒤늦게 구조 문제 등을 이유로 불가하다고 밝혀 사업의 졸속 추진에 따른 보육 아동과 학부모 피해 발생이 우려된다.

결국 연구원 시설과 외부 보육시설을 대체보육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KDI는 공사기간 중 학부모들의 재택근무 방안을 제시했으나 이 방안도 연구원들의 업무 특성과 보육 여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졸속 대책이란 지적이 뒤따른다.

KDI가 대체보육시설 등에 대한 합리적 대안을 내놓지 못한 채 건립공사 강행 의사를 거듭 밝히면서 안전한 보육을 위해 자녀들을 외부 민간 어린이집에 보내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어 KDI 세종글로벌리더연수센터 건립 추진을 둘러싼 갈등은 더욱 확산돼 나갈 것으로 우려된다.

KDI 국제정책대학원 한 관계자는 뉴스세종·충청과의 통화에서 “직장어린이집 영·유아들의 안전한 보육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앞으로 공청회 등을 통해 학부모들의 의견을 적극 듣고  의사결정 과정에 반영해 나가겠다”고 밝혔으나 뒤늦게 학부모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대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학부모들은 최근 입장문을 내고 세종글로벌리더연수센터 건립사업을 중단한 후 부지선정을 재검토하고 사업 추진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 달라고 촉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KDI 직장어린이집은 KDI, KDIS, 법제연구원, 조세연구원 소속 직원 영·유아들을 위한 보육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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