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한국정치의 현재와 미래
[덕암 칼럼] 한국정치의 현재와 미래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2.06.02 0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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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요란했던 선거로고송도 운동원들의 신나는 율동과 90도 허리 굽힌 인사도 이제 끝났다. 자신만이 대안이라며 지난 과거는 암흑처럼 표현했던 후보들간의 네거티브도 끝났다.

이제 결과에 승복하며 당락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니 후보나 선거캠프 종사자들이나 모든 관계자들의 경쟁 구도는 화합 모드로 전환시켜야 한다.

하지만 선거기간 동안 뱉은 침은 어쩔 것이며 도를 넘어 소송까지 불사한 일들은 어쩔 것인가. 그래서 룰이 필요한 것이다.

권투에서 발길질을 하면 안 되는 것이고, 축구에서 손으로 공을 잡으면 안 되는 것이다. 이미 지난일이니 그렇다 치고 어디 선거가 이걸로 끝인가.

앞으로도 2년마다 계속 치러질 것이니 차기 선거부터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정해 놓고 각자의 재량을 알릴 것이지 굳이 상대후보를 쳐야만 내가 산다는 무식한 논리는 이제 중단되어야 한다.

‘네거티브’라는 영어를 쓰면 좀 나아 보인다던가. 이야말로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는 공식과 뭐가 다를까. 아무리 당선이 중요해도 남을 헐뜯는 후보의 인성을 보면 당선될까봐 걱정된다.

사람은 누구나 일장·일단이 있는 법이다. 자신의 장점을 잘 표현하여 유권자로 하여금 긍정적인 선입견과 신뢰를 쌓아야 맞는 것이지, 평소 못된 짓만 골라하다가 선거때가 되면 자신을 과대 포장하거나 앞뒤를 가리지 않는 후보들이 문제다.

모 후보의 경우 본인과 전혀 무관한 노무현 前 대통령의 사진과 자신의 사진을 나란히 게재하거나 심지어 구국의 상징인 안중근 의사의 손바닥 사진을 자신의 기호와 연결시켜 홍보에 사용하기도 한다.

최악의 매국노가 최고의 영웅을 팔아 당선을 꿈꾼다면 이는 묵과할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일단 당선시켜주면 뭐든 하겠다거나 만약 못 하면 임기 중에도 사임하겠다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는다.

일단 당선시켜 줄것이 아니라면 다시 물러줄 게 라는 식의 무식한 판단이 드러난 것이다. 유권자의 판단을 대 놓고 무시한 처사이자 선거를 노름판의 흑싸리 껍데기로 아는 행태다.

돈 선거란 반드시 현금을 유권자에게 살포하는 것만 위법이 아니다. 도덕적 위법은 돈으로 연예인들을 출연시켜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도 인간쓰레기들이나 할 수 있는 짓이다.

선거란 신성한 민주주의의 축제다.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권력 중독현상에 빠져 낯짝에 화장을 떡칠하고 엉성한 몸짓에 영상을 편집해 온 사방 퍼뜨리는 후보도 있다.

공천 안 준다고 지역구 국회의원을 싸잡아 능멸하는가 하면 당초 자신을 공천해 상석에 앉혀준 중앙당에 대한 배신이자 먹던 우물에 침 뱉는 격임에도 한 치의 주저함이 없다.

선거가 끝났으니 이제는 말할 수 있다. 필자가 이번 선거에서 직접 겪은 일들을 간략히 정리하자면 깜냥도 안 되는 후보가 경선의 룰을 무시하고 중앙당과 손잡고 단수공천으로 낙첨 받는가 하면 다시 경선으로 돌리는 동안 화합의 소중한 시간들만 허비하는 경우를 지켜봤다.

어떤 이는 지방의원 공천에만 현금 큰 것 한 장을 줬다고 큰소리치며 공천 안 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온 동네 소문을 내고 다니다 필자에게 녹음파일까지 건네 온 경우도 있었다.

선거때만 손바닥을 비비며 아부하다 경선에서 제외되면 함께 수고한 사람들을 토사구팽 하는 경우도 있었고 선거사무실에 양다리를 걸치며 이리저리 정보를 빼주고 용돈을 챙기는 양아치 부류도 있었다.

사람 사는 모양새가 다 다르지만 적어도 자신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 남을 대신 망가뜨리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

당한 사람은 가만있을 수 없는 것이고 복수는 복수를 낳고 감정싸움으로 번지면 상대는 물론 주변까지 피곤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남의 단점을 성토할 시간에 자신의 장점을 알리는 것이 맞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의 심리라는 것이 남의 단점에 귀가 솔깃한 것이며, ‘물구경·불구경·싸움구경은 돈 주고도 못한다’하지 않았던가.

이제는 후보들이나 유권자나 성숙해야할 시대가 됐다. 과거처럼 무식하게 막걸리·고무신 주면서 표를 구걸하던 1960년대가 아니다.

2022년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하늘의 별이 몇 개인지도 알 수 있는 세상이다. 마음만 먹으면 법의 한도내에서 후보들 신상털기도 어렵지 않다. 적어도 내가 내는 세금을 누가 어떤식으로 쓰는지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지역의 발전을 맡은 정치인이 지역을 말아먹고도 정신 못 차리고 또 덤비거나 그나마 있는 돈 모두 까먹어 알거지가 되고서야 신세 한탄한다면 이는 인과응보의 결과다. 꽃에는 벌이 모이고 똥에는 파리가 꼬이는 법이다.

이번 선거에도 똥파리들의 윙윙거리는 날갯짓에 어리버리한 후보의 지갑은 점차 얇아졌다. 정치란 참으로 묘하고 재미있는 연극이다.

뻔한 공식임에도 풀지 못하는 산수처럼 숫자만 나타나면 거만해지고, 자충수를 두며, 은혜도 잊고, 거짓말을 밥 먹듯 하게 된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남이야 죽든 말든 앞뒤 가리지 않으며 자신만의 행보에 미쳐가는 것이다.

다 그럴까? 아니다. 다 그렇다면 한국정치는 지금처럼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시대적 흐름을 보면 조금씩 나아지기는 하지만 선진국 정치와 비교해 볼 때 한국 정치사는 현대과학이 풀 수 없는 신비의 영역이다.

만약 제정신 박힌 인재가 권좌에 오르는 날 대한민국의 기적같은 발전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자산은 3가지다. 첫째가 한글이요, 두 번째가 민족의 저력이며, 세 번째가 동방예의지국이다.

비록 녹슬어가고 무뎌지고 있지만 그 본체는 남아있기 때문이며 2027년 제21대 대통령의 등장으로 지구의 종주국은 미국이 아니라 한국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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