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체첸‧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전철(前轍)과 젤렌스키‧우크라이나의 표류, 표트르 1세와 예카테리나 2세의 무너진 공든 탑, “고염”과 “감”의 감정의 골, 한국의 국제사회에서의 책임 증폭!!
[사설] 체첸‧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전철(前轍)과 젤렌스키‧우크라이나의 표류, 표트르 1세와 예카테리나 2세의 무너진 공든 탑, “고염”과 “감”의 감정의 골, 한국의 국제사회에서의 책임 증폭!!
  • 이찬엽 논설위원 pinetree0516@hanmail.net
  • 승인 2022.06.0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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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엽 논설위원
▲이찬엽 논설위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쟁이 장기전으로 치닫고 있다. 이 전쟁은, 체첸 및 아프가니스탄과 러시아 간의 전쟁과는 전혀 다른 성격을 띠고 있다.

즉, “새로운 형태의 남북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두 국가의 피해는 “세계시장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단지 무기공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핵을 가진 러시아”의 돌발행동을 염려한 나머지 눈치를 보기에 여념이 없다.

이 전쟁은, 종전, 미국의 남북전쟁, 한국의 남북전쟁, 베트남의 남북전쟁, 수단의 남북전쟁과 비교하여 좀 더 오랜 시일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왜냐면, 관련 국가의 이해관계가 너무나도 “복잡하게 얽혀 있고” 서로가 매우 “큰 덫에 걸렸기 때문”이다.

종전의 남북전쟁들은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10년이 지나야 마무리되었고, 그밖에, 러시아‧아프가니스탄 전쟁(1979∼1989)과 러시아‧체첸전쟁(1994∼2009)은 각각 “소련 해체”와 “러시아 경제의 몰락”이라는 비참한 결과를 가져오게 했다.

과거 “우주개발”에 있어서 미국을 압도했던 영광도 전쟁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그리고, 소모전에 우크라이나는 표류하고 있다.

앞의 두 전쟁은, 러시아가 “세력을 과시”하거나 “힘을 잃는 과정”에서 전개된 전쟁이었다. 체첸만 해도 “소(蘇)연방 해체기”에 러시아 연방으로부터 분리독립을 선포하는 과정에서, 체첸의 탈러시아를 방지하고자 하는 러시아의 개입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지금의 우크라이나처럼 체첸이 미국 등 서방국가로 넘어간다면 러시아(소련)는 중국보다도 허술한 덩치만 큰 일개 연방국가에 지나지 않게 되기 때문에 벌어진 전쟁이었다. 그러나, 실질적인 이유는 “원유” 때문이었다.  

체첸을 통과하는 “카스피해 원유 수송 라인”에서 연간 백만여 톤의 원유가 절도 당했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지하자원을 무기화하는데 망설이지 않는 국가가 러시아였다.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을 차지하려는 이유와 매우 흡사했다.

즉, 전쟁의 또다른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였다. 이데올로기를 원인으로 하는 전쟁이 아니었다. 이데올로기를 포장하여 군사력을 키우는 나라는 북한밖에 없다. “나라가 쇠(衰)하면 망하는 원리”를 그들은 아직도 “아집”으로 극복하려 한다.

현재, 러시아에서 독립을 원하는 소수민족 공국은 20여개로, 한반도 면적의 35배정도에 이른다. 불안을 느낀 공국들이 곳곳에서 “분리독립”을 원하고 있다. 그들은 한국과의 교재를 원한다.

러시아가 탐내는 지역인 돈바스는,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큰 광공업 지대로서 도네츠크 탄전의 중심지이다. 우크라이나 경제의 25%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핵심지역이다. 돈바스 없는 우크라이나는 의미가 없을 정도다. 사활을 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분쟁이 격화되어, 종전에는 발칸반도에서 제3차대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제일 높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발칸반도 바로 위에 있는 “우크라이나 주변”으로 바뀌었다. 지리적 형세를 봤을 때, “용의 여의주”에 해당하는 지역이 우크라이나인 것이다.

러시아(소련)의 막대한 전쟁물자 소모로 인한 경제적 타격은 항상 자국의 발전에 재를 뿌렸다. 오죽했으면 아프간 전쟁 등을 비유하여 “덫에 걸려든 곰의 꼴”이라고 표현했을까.

해석하자면, 당시 아프간과의 전쟁은, 적어도 “곰이 덫에 걸린 정도(The Bear Trap)”에 머문 것이 아니라 “곰의 해체(The Bear Dissolution)”에 까지 이른 “치명상”이었다. 전쟁의 결과는 참혹했다.

이러한 전철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또한번 밟고자 한다니 그 아집을 어찌 말릴까. 국제사회의 경고도 이젠, 소귀에 경 읽기다. UN은 “허수아비 신세”일 뿐이다. EU나 NATO도 이빨 빠진 호랑이처럼 힘 한번 제대로 쓰질 못하고 있다.

관련하여, 전쟁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물론, 푸틴이라고 대부분 말할 것이다. 공산국가에서 독재자가 마음대로 정치‧군사‧외교를 하는데, 누구 그것을 막을까. 그렇지만, 이 말은 국제공동체에서는 통용될 수 없는 “허언(虛言)에 불과”하다.

미국 등 서방사회는 양국의 전쟁 종식에는 한 입으로 동의하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진 못하고 있다. 어찌 보면, 서방세계의 공동의 적인 러시아가 소진될 것을 암암리에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즉, 우크라이나의 곤궁상태를 이용한 러시아의 탈진을 노린 “헤게모니(Hegemony: 패권) 이익”이 그들의 진정 아닐까. 과거, “애치슨 라인 선언(Acheson line declaration, 애치슨 선언, 1950. 1. 12.)”으로 인한, 약소국이었던 한국이 전쟁의 휘말렸고, 지금도 그 여파가 북의 미사일 발사로 이어지고 있는 점만 봐도 강대국의 헤게모니에 약소국은 단지 희생양이 될 뿐이었다.

현재 진행 중인 러우전쟁은, 언급했던 아프가니스탄전쟁과 체첸전쟁을 다시 한번 떠 올리게 했다. 러시아(소련)는 20C와 21C 전쟁에서 한 번도 승리를 장식한 적이 없는 국가이다. 그리고, 장기간 전쟁에서의 후유증은 항상 “국가 붕괴와 경제몰락”을 몰고 왔다.

이러한 비참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왜 전쟁을 포기하지 않는 것일까. 그건, 한만디로, 러시아의 과도한 “영토 욕심” 때문이었다.

“습관성 영토 욕심”은 동족도 배제되지 않았다. 얼지 않는 땅, 얼지 않는 바다, 얼지 않는 항구가 그들에겐 꿈이고 희망이었다. 이렇게 본다면, 표트르 1세와 예카테리나 2세의 생각도 그 범주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전쟁 상습성”은 “마약중독”과 같다. 

얼마전,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러시아에 대한 승리 다짐은, 또한번 러시아의 영토 욕심에 불을 붙였다. 자존심 강한 러시아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젤렌스키의 결사 항전 다짐은 푸틴에게는 도발로 읽히어졌다. 러시아는 이미 우크라이나의 5분의 1 즉, 한반도의 절반(남한 면적)을 점령하였고 서진(西進) 중에 있다. UN 차원의 좀 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

비관적으로, 또한, 러우전쟁은 복잡한 당사국의 이해관계로 인해 종식될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그건 “당사국의 자존심” 때문이었다. 만일 강력한 군사력을 실행하게 되면 제3차대전은 거기서 일어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핵 공격을 포함한 전면전은 실행하지 않는다. 자국의 안방에서, 표트르와 예카테리나가 이뤘던 공든 탑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광경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리고, 키이우(키예프)도 러시아의 정신적 수도로 간주 되기에 핵 공격에 의한 전체파괴는 회피되고 있다. 그러나, “감정의 골”이 너무 깊다!!

표트르는 루스 차르국의 로마노프 왕조의 제4대 차르이고, 나중엔 러시아제국의 초대 황제자리에 오른 인물 아닌가. 후진적 농업국에서 급진적 서구화로 전환하면서 상업국의 면모를 갖추게 한 인물이다.

특히, 스웨덴과의 전쟁에서 승리하였고, 발트해와 아조프해를 점령함으로써 대양국으로 발돋움케 한 인물이었다. 그는,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건설”하면서 해상무역의 대전환기를 이뤄 지금의 강대국의 면모를 갖추는데 큰 기여를 했고, 러시아에서는 영웅시되고 있다.

게다가, 러시아 제국 로마노프 왕조의 8번째 황제이자 마지막 여제인 예카테리나의 활약은 또 어떠한가. “동양의 측천무후”로 불릴만했다. 특히, 예술까지 사랑했기에 나무랄 데 없이 러시아를 이끈 여제로 기억되고 있다.

더욱이, 당시 최강국이었던 오스만 튀르크를 제압하고 흑해를 영유한 것은 “공든 탑 하나를 더 쌓는 것”과 같았다. 크림반도까지 손아귀에 넣으니 이건 “금상첨화”였다. 지금의 우크라이나를 영향권에 두게 되었고, 세계 3대 밀 생산지역으로 부상한 것도 이즈음에서였다.

그런데, 러시아의 두 영웅은 이제 곧 잊히어질 듯하다. 잊히어짐과 동시에, 우크라이나가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러시아본토를 공격의 대상으로 삼을 수도 있기 때문에, 두 영웅이 건설했던 땅이 폐허로 변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도 중재에 나섰다. 유럽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줄곧 중재자로 나섰던 프랑스이기에, 그의 말이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즉, 크고 작은 전쟁에서 “마지막 고언(告言)”은 프랑스 몫이었다. 프랑스는 우크라이나나 러시아 어느 한 편에 서기를 거부했다. 유럽에서 그나마 가장 중립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그것은 언제 끝날 줄 모르는 양국 간의 전쟁이, 결과적으로, 유럽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것에 의문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되면, 세계의 주도권을 미국과 중국에 넘겨줄 위기에 설 수밖에 없다.

이는, 프랑스도 러시아를 겉으로는 거들면서 동유럽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싶은 의도였다. 장차 일본의 유엔안전보장이사회진출로 인한, 미국과 일본 나아가 호주 및 한국 등의 헤게모니(쿼드플러스를 통한 헤게모니)를 걱정했기 때문이었다.

20C와 21C에 걸쳐 발생한 전쟁 중 거의 대부분이 특정 국가가 다른 국가를 지배함으로써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데에서 시작됐다. 즉, 헤게모니의 종주국은 바로 미국, 프랑스, 영국, 러시아였고, 그들은 오로지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시했다. 즉, 전쟁과 평화를 “희롱”했다.

그렇다면, 젤렌스키 대통령의 앞으로 선택지는 무엇일까. EU에서도 적극 받아주질 않고 미국도 참전하지 않는다면, 결국, 전쟁은 종전 아프가니스탄 및 체첸의 러시아와의 전쟁과 같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누군가가 나서서 중재하지 않는다면 종식은 불가하다. 

만일, 우크라이나가 지속적으로 버텨 아프가니스탄과 체첸처럼 된다면, 일면 소득은 있겠지만, 전국이 황폐화되어, 재건하는데 몇 수십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러시아와의 전면전을 치르기엔 장기적으론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고염과 감의 전쟁”은 비극밖에 없다. 

그렇다면, 진퇴양난에 빠진 우크라이나를 위한 한국의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은 무엇인가. 남북전쟁을 겪은 우리로서는, 우크라이나의 피난행렬이 남일 같지 않다. 유엔분담률 9위의 한국이 손 놓고 바라보고만 있는 것은 실로 무책임이다.

이는, 북한에서 하루에 8발씩 쏴대는 미사일 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동대응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국제사회에 적극 동참함으로써 북의 도발도 억제시키고 한국의 위상을 한 단계 격상시킬 절체절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즉, 우방과의 긴밀한 협력과 공조만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뼛속 깊이 새겨야 할 시점”이 도래하고 있다.

그리고, 나아가, 유럽에서 프랑스의 역할처럼, 동북아에서 한국이 감당해야 외교력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이찬엽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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