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예정된 권력이동 안정이 필요한 시대
[덕암 칼럼] 예정된 권력이동 안정이 필요한 시대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2.06.08 08: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대승으로 윤석열 정부 국정 운영이 탄력을 받고 한동훈 법무부장관을 중심으로 검찰인사에 본격적인 밑그림이 그려졌다.

보는 이의 견해에 따라 평가는 얼마든지 달라지겠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완패가 보여주는 권력무상의 참상은 남의 일이 아니다.

언제 또다시 국민의힘이 비슷한 꼴을 당할지 알 수 없는 게 민심이고 선거결과로 나타났다. 하지만 조선시대로 거슬러가더라도 권력이 바뀔 때마다 정적에 대한 피바람은 당연한 것이었다.

지금에야 교도소나 관직박탈이 전부겠지만 과거에는 적어도 귀양이나 역모에 대한 처참한 살육이 당연한 것이었다.

어쩌다 임금의 기분을 건드린 역린, 백성들의 울분이 외부로 표출되면 여지없이 외국의 군대까지 끌어들여 권력을 유지하던 시절도 있었다.

명성황후 시절이 그랬고 동학혁명의 녹두장군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부패한 권력의 끝자락에는 자연스레 역모가 생겼고 그러다 잘못되면 삼족을 멸하거나 묻은 시신까지 파헤치는 부관참시도 있었다.

이제는 그런 일이 없겠지만 어쨌거나 더불어민주당은 모처럼 주어진 권력의 칼자루를 제대로 활용조차 못한 채 스스로 기회를 버린 셈이다.

돌이켜보면 국민들, 정확히 말하자면 유권자들 눈치 보느라 설설 기는 후보들의 입장이 ‘을’이 되고 졸지에 ‘갑’이 된 유권자들은 이것저것 해 달라는 게 많아졌다.

그러니 당연히 선거공약이 화려해지는 것이고 문어가 제 다리 잘라먹는 것과 같은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이제 권력의 교체가 시작됐다. 검찰 출신의 대통령이 검수완박을 그냥 두고 볼 리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제 두고 봐야 알겠지만 지방선거의 여파를 타고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리수사는 물론 검수완박에 대한 쟁점도 재조명될 것이고 검찰 군기잡기에 열을 올리던 계층들이 노심초사 잠을 설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를 증명하듯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취임하자마자 검찰 고위직부터 물갈이에 들어갔고 성남 대장동 개발이나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은 물론 여성가족부 대선공약 개발 의혹까지 모두 수사 선상에 오를지 두고 볼 일이다.

만약 인천 계양을 지역구 이재명 국회의원 재·보궐 당선자가 대선에서 당선되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이래서 언론뿐만 아니라 권력도 불가근 불가원이라고 하는 것이다.

줄 잘서도 다음 정권에서 깨지는 것이고 잘못 서면 이번 정권에서 수업료를 치러야 하는 것이다.

일반 국민들이야 정권이 바뀌어 구태청산의 소음이 들려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묵시적 침묵이 필요한 시기다.

이제 국민들은 조용히 맡은 바 위치에서 먹고 살 궁리에 최선을 다하면 되는 일만 남았다. 선택의 여지는 없다.

삼면이 바다인 한반도에서 미사일이 소나기처럼 퍼부어져도 그 자리에 가만있어야 하고 검찰의 서슬퍼런 위상이 하늘을 찔러도 누가 감히 감 놔라 배 놔라 할 사람은 없는 것이다.

필자는 검찰과 윤 대통령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남긴다. 물론 전국민의 뜻이 같을 수는 없고 얼마든지 다른 의견도 있겠지만 어차피 잡은 권력 잘 유지하길 바란다.

당초 국민의힘이 정권을 잡았을 때 호랑이가 숲을 지배하던 시절이었다. 워낙에 으르렁 거리니 늑대로 바뀌면 달라질 줄 알았다.

하지만 호랑이가 멧돼지나 노루만 잡아먹던 것과는 달리 늑대는 다람쥐나 토끼새끼까지 모두 먹어치우는 식성을 보였다.

호랑이는 상황 봐가며 배를 채우지만 늑대는 목구멍에 넘어가는 것이라면 염치를 가리지 않고 손을 댔다. 이러니 숲속의 분위기가 바뀌는 것이고 밀림의 왕으로 다시 호랑이를 선출한 것이다.

어차피 누군가 잡아야 할 권력이라면 국민의힘이 단 10년이라도 제대로 잘 해서 유지하길 바란다. 특정 정당을 옹호하는 게 아니라 자꾸 바뀌면 국민들이 피곤하기 때문이며 진보 보다는 보수가 더 장점이 많은 세상으로 달라졌기 때문이다.

필자 또한 현실에 안주하는 비진취적인 사고를 기피하는 성향이지만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도 어느 정도 안정이 필요한 시기이기에 당분간 권력의 물갈이가 필요함을 공감한다. 무릇 어떤 시대든 과도기는 생기는 법이다.

이제 양당 구조에 신물이 난 국민들이 창당에 관심을 모아서 중앙당 거수기 보다 각자의 자질과 철학이 존중받을 수 있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그 위대한 여정에 신인들의 대거 진출을 기대하며 정치의 민간 사관학교를 세우는 것이다. 힘없는 국민들은 선거 때만 ‘갑’이지 나머지 시기는 ‘을’에 불과하다.

권력이동에 덩달아 춤추지 말고 먹고 살 일에 올인 해야 한다. 정치인들이 국민들을 필요로 할 때는 선거때 뿐이다.

이미 물가상승이 심상치 않고 물류대란도 한몫 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농·축·수산물 가격이 올랐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수입물품들이 급등하는 건 대충 멈출 일이 아니다. 출렁다리를 건너본 사람은 안다.

한번 출렁이면 여진이 있는 것이고 흔들 때마다 탄력이 붙어 심하게 요동치는 것이다. 물가도 특정 분야가 오르면 물고 물리는 악순환이 반복되어 나중에는 통제범위를 넘어 손을 쓸수 없게 되는 것이다.

정부가 할 일은 먹고사는 국민들 덜 불편하게만 해도 권력유지에 문제가 없는 것이다. 멀쩡한 국민들 자꾸 들쑤셔서 생업도 포기한 채 거리로 뛰쳐나오게 하는 것, 나름 잘 살고 있는 국민들 이념갈등이나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 민민 갈등을 초래하는 것, 그냥 둬도 맡은 바 업종에 따라 알아서 잘 살텐데 노동시간이나 임금을 일률적인 잣대로 재 갈등을 초래하는 비현실적인 근로기준법이 화를 자초하는 것이다.

책상머리에 앉아 뜨거운 용광로와 시원한 편의점을 같은 근로조건으로 착각하는 공무원의 탁상행정이 빚어낸 촌극이며 구분 없는 인권존중이 군기상실로 이어짐을 모르는 정치인이 구멍 뚫린 방공망을 만들어낸 매국노인 것이다.

불철주야 전선을 지키는 초병의 수고를 헛일 만드는 일을 이제는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