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창립 60주년…유니크한 사업모델 갖춘 회사로 탈바꿈
대신증권 창립 60주년…유니크한 사업모델 갖춘 회사로 탈바꿈
  • 김도윤 기자 mostnews@kmaeil.com
  • 승인 2022.06.1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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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침 심했던 한국자본시장에서 60년 생존…이제는 100년 가는 기업 꿈꿔
사진 = 대신증권
사진=대신증권

[경인매일=김도윤기자]대신증권은 오는 20일 창립 60주년을 맞아 ‘60년 사진전, 헌혈, 문화강연’ 등 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고 15일 밝혔다. 행사를 통해 회사가 걸어온 60년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을 예정이다.

대신증권의 창립 60주년은 부침이 유독 심했던 한국자본시장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탄탄한 리스크관리 시스템과 인적 노하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1962년 삼락증권으로 출발한 대신 증권은  1975년 故 양재봉 창업자가 인수해 대신증권으로 사명을 바꾼 후, 한국자본시장을 대표하는 플레이어로서 성장해 오고 있다. 60년 동안 외환위기(IMF), 글로벌 금융위기 등 자본시장의 온갖 부침을 슬기롭게 극복해 왔다.

경제사변이라 불릴만한 1997년 IMF사태도 꿋꿋하게 견뎌냈다. 당시 5대 증권사였던 대신, 대우, 동서, 쌍용, LG 중 현재 회사가 없어지거나 경영권이 바뀌지 않은 곳은 대신증권이 유일하다. 100년 넘는 전통을 가진 국내 은행들도 IMF를 겪으며 파산과 피합병의 진통을 겪었다.

금융기관의 역사는 곧 위기극복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립계 금융투자회사로서 대신증권의 60년이 큰 의미를 갖는 이유다.

IB, HTS로 증권업계 주름잡다

대신증권은 한국자본시장을 선도하며 성장했다. IB명가로서 이름을 떨쳤고, 주식중개시장에서 선두주자로 달려왔다. 증권업의 핵심 경쟁력인 인재와 시스템 측면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유했기 때문이었다. 

1991년 업계최초로 인수합병(M&A) 주선업무 겸영인가를 얻어냈고, 90년대 수많은 인수 주선 딜을 성공시키며 ‘인수 대신’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기업을 공개하려면 대신증권으로 가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기업공개(IPO)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IT부문의 활약은 더 대단했다. IT 불모지였던 증권업계에 전산화 바람을 일으켰다. 1976년 전산터미널을 도입하고, 1979년엔 객장에 전광시세판을 설치했다. 분필로 흑판에 시세를 적던 시절이었다. 모두 업계 최초 전산화 시도였다. 국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의 시작인 ‘사이보스’ 시리즈를 히트시키며, 누적사이버거래액 1,000조원을 최초로 돌파하는 등 온라인 증권거래 시장을 이끌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 대신증권의 업계 지위에 변화가 생겼다. 우수한 IB인력들이 빠져나갔고, 저가수수료로 무장한 증권사가 등장하면서 주식중개 부문의 경쟁력이 약화됐다. 증권업의 트렌드도 변하기 시작했다.

중개업의 시대가 저물고 투자의 시대가 온 것이다. 자본의 크기가 증권사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며 금융지주, 대기업계열의 금융투자회사는 앞다퉈 자기자본 확충에 나섰다.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서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비즈니스 영역이 결정됐고, 자본크기가 신규비즈니스에 대한 진입장벽이 됐다. 증권을 모태로 성장한 독립계 증권사였던 대신증권은 규모의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었다.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대형화 바람 속 ‘차별화’ 길 걸어

자본을 바탕으로 한 대형화 바람 속에 대신증권이 선택한 길은 차별화였다. 제한된 자기자본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섰다. 증권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금융기관을 인수하고, 새롭게 인가를 받아 신규비즈니스에 진출했다.

출발은 저축은행 인수였다. 2011년 8월 중앙부산, 부산2, 도민저축은행의 자산을 자산·부채 인수(P&A) 방식으로 인수했다. 대신저축은행은 출범 10년 만에 총자산 기준 15위권 회사로 성장했다. 2014년에는 우리에프앤아이를 인수해 대신에프앤아이를 출범시켰다. 주력사업인 부실채권(NPL) 비즈니스는 물론 부동산 등 대체투자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계열사를 통해 국내 최고급아파트 ‘나인원한남’ 개발사업도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2019년에는 대신자산신탁을 설립해 부동산 신탁업을 시작했다. 자산관리회사(AMC)인가를 받고 리츠 시장을 본격 공략하며 전문성을 강화하는 등 경쟁력을 높였다. 글로벌투자 확대를 위해 미국 뉴욕, 싱가포르, 일본 동경에 현지법인도 설립했다.

대신증권은 이 같은 사업다각화를 통해 금융과 부동산을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고객 자산관리에 대한 고민이 기반이 됐다. 부동산을 활용하지 않고는 고객들의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신증권은 기존 증권, 자산운용, 저축은행 등 금융 부문과 에프앤아이, 자산신탁 등 부동산 부문의 전문성을 결합해 새로운 고객가치를 만들어 냈다. 대신금융그룹은 증권과 자산신탁 등 그룹의 시너지를 활용해 하반기 글로벌리츠 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대신증권은 사업다각화를 통한 차별화로 지난 60년 중 최근 10년 동안 가장 드라마틱하게 변했다. 과거 ‘주식과 채권만 하는 회사’였다면, ‘주식과 채권도 하는 회사’로 탈바꿈했다. 본격적으로 금융그룹으로서 성장가도를 걷기 시작했다. 최근 10년간 대신증권이 보유한 100% 자회사는 세 배가 늘었다. 이들과 함께 지난 해에는 연결기준 영업이익 8,855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 실적이다. 금융그룹으로서의 성장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안팎의 평가가 나온다.

명동시대 재개막…사옥명 ’Daishin 343’

대신증권은 1976년 현 명동예술극장(구 국립극장)을 첫 사옥으로 가졌다. 당시 명동은 금융의 중심지로 대신증권 명동사옥의 전광시세판은 늘 문전성시를 이뤘다.  1980년대 정부 자본시장 활성화 방침으로 여의도로 새로운 사옥을 지어 이전했고, 지난 2016년 말 32년 만에 명동으로 돌아왔다.

총 7개의 계열사가 한지붕 아래 모였다. 1985년 여의도로 이전할 당시, 대신증권은 총자산 1239억원, 자기자본 299억원, 임직원 590명에 불과했다. 현재는 총자산 23조5050억원, 자기자본 2조6029억원, 그룹임직원 2000여명의 회사로 성장했다.

올해 60주년을 맞아 대신금융그룹은 명동 사옥명을 기존 ‘대신파이낸스센터’에서 ‘Daishin 343’으로 변경한다. 새로운 네이밍과 함께 대신금융그룹은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업계에서 가장 유니크한(Unique)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듯이, 앞으로도 대신만이 갖고 있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찾아 나가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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