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7월을 준비하며
[덕암칼럼] 7월을 준비하며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2.06.27 08: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일반 사람들은 통상 한 해의 마지막 날을 특별히 의미 있는 날로 여긴다. 가는 해 오는 해가 그러하고 서울에서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보신각의 타종을 많은 시민들이 기다리며 영동선과 경춘선이 미어터질 정도로 교통체증이 심해도 동해안으로 일출을 보러 간다.

필자 또한 지인들과 함께 송년 모임을 성대하게 열고 큰북을 빌려 새해를 알리는가 하면 지난 한 해의 기억들을 떠올려 아쉬운 일은 손편지로 적어 느린 우체통에 넣기도 했다.

그런데 한 해가 지나고 다음 해 태양이 뜬다고 해서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다. 오직 달력만 넘어가고 나이만 한 살 더 먹을뿐 여느 일출과 똑같은 태양이 뜨고 이듬해 아침 식사는 반찬만 달라질 뿐 해를 넘긴다는 것의 특별한 의미나 의식은 전무한 편이다.

한복이라도 입고 송편 빚어 차례라도 지내는데, 설날을 명절로 정하는 것은 1년 단위로 정했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필자의 이론은 달라진다. 몇 년을 살았느냐가 아니라 몇 달을 살았느냐인데 사실 필자의 입장에서 한 달은 일 년이나 진배없으니 혼자만의 착각일 수도 있고 시간의 흐름을 체크해 본 경험자만이 느끼는 특별한 감각일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매달 말일은 송월의 기분을 느끼고 다음 달은 신월의 희망을 품어본다. 마치 새해 새로운 결심을 하고 특별한 계획을 세우며 미래를 꿈꾸듯 말이다.

1년이 12개월이니 평범하게 산다고 해도 83살이면 1,000개월을 사는 것이다. 한 달을 한 해처럼 여기면 천년을 사는 것이고 하루를 1시간 단위로 기록하다 보면 시간의 흐름을 온몸으로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30년이 넘도록 같은 짓(?)을 하다보면 초단위로 살 수 있는 방법도 터득하는 것이고 어떤 견해로 보느냐에 따라 한 달은 참으로 대단한 일을 해 낼 수 있는 시간이다.

어쨌거나 오늘은 지난 6월을 돌아보며 다가오는 7월에 대한 기대감에 한껏 삶의 가치를 만끽한다.

독자 여러분은 지난 6월이 어땠을까. 그냥 한 달 지난 것인지, 다가오는 7월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지, 안부 삼아 물어본다. 다사다난했던 지난 6월은 지방선거도 있었고 죽취일을 맞이하여 전주에서 대나무도 500그루나 심었다.

이제 다가오는 7월은 절기상 소서, 초복, 대서, 중복이 기다리고 있으니 얼마나 더울까 싶다. 오늘을 크게 보면 한해의 절반이 지나는 시점이 6월말이다.

2022년 후반기의 시작인 셈인데 올해 들어 약 130건의 덕암 칼럼을 적어왔으며 남은 후반기에도 유사할 것이고 세월이 지나 10년, 20년 후라면 1만 건은 족히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나라의 모든 분야를 통틀어 매일 당일의 새로운 일을 기록하며 어떠한 권력의 눈치나 편향됨 없이 사실을 기록하는 일들은 마치 벽돌 한 장씩을 쌓는 것과도 같은 일이다.

계속 나르다보면 훗날 만리장성만큼이나 쌓일 때가 올 것이고 지금의 권력자들이 늙어 푸대접 받는 날도 올 것이기에 그러려니 하며 지켜보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희망이 시작되는 달이기도 하지만 국가적으로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회로부터 보다 안정된 정권이 유지되길 기대한다.

물론 지방자치단체가 새로운 임기를 시작하는 달이니 전임자들이 유종의 미를 남겨야 할 것이고 신임 권력자들이 어떤 정치를 하느냐에 따라 시민들 삶의 질적 향상과 안정된 생활이 유지될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가 초강력 태풍으로 거미줄들을 청소하는 분위기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나름 심어놓은 요직도 흔들거리기 시작했고 공기업에 대한 군기잡기도 착수했다.

보수성향의 대표적인 이미지를 위해서인지 국군의 날 추모행사에 대한 예의도 정중했다. 서해 피살 공무원의 진상에 대한 서슬퍼런 칼날이 뽑히자 칼끝은 전 대통령과 관계자들을 향했다.

경찰은 어설픈 반항을 시도했다가 꼬리를 내렸고 더불어민주당의 우왕좌왕에 집권의지가 착착 제자리를 잡았다.

마냥 퍼주기로 일관했던 대북관계는 국정원 간부들의 전원 대기발령으로 초긴장 분위기를 잡았으며 지방선거의 여당 승리는 윤석열 정부의 출발에 새로운 에너지로 작용됐다.

당초 국민의힘이 안일한 정권으로 국민들의 질타를 받았을 때 더불어민주당은 신이 났었다. 세월호로 시작된 광화문 촛불은 횃불이 되었고 때를 잡은 더불어민주당은 물 들어올 때 배 띄우는 격이었다.

4년 전 지방선거나 2년 전 총선까지만해도 더불어민주당 공천이면 당선이었다. 호랑이의 포식이 무서워 늑대를 선택한 것이었는데 문제는 새로 뽑힌 늑대의 식성이었다.

호랑이가 사슴이나 토끼만 잡아먹는 반면 늑대는 쥐나 고양이는 물론 곤충까지 모두 먹는 것이었다. 백성들만 봉이 된 격인데 권불십년이 틀린 말은 아닌 셈이다.

어쨌거나 7월부터 민선 8기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 필자는 세월을 기록하는 논객으로서 이번에 당선된 시·도지사 및 광역기초의원들에게 축하와 함께 조언을 전한다.

4년이 지난 뒤에도 더 하고 싶다면 지금부터 잘 해야 한다. 어렵게도 생각말고 후보 때처럼 편하게 진심을 다해서 열심히 하다보면 2선·3선 하는 것이고 민심은 차곡차곡 쌓아야 하는 것이지 날로 먹으려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필자는 정치의 필드에서 뛰는 선수가 아니라 지켜보고 조언하는 참관인의 한 사람으로서 언론이 제 역할을 해야 하다고 믿고 정치인은 인사가 만사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본다.

문화·예술, 스포츠, 군사, 경제·복지 등 모든 분야의 사람들이 만능일수는 없다 각자가 맡은 일을 잘하는 것이 애국이고 자신의 생활도 풍요로워지는 것이다.

정치란 각자의 역량이 제대로 키워질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고 그러기 위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일이지 제 잇속을 채우기 위해 나댈 때 그 생명이 다하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