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사서원, 코로나19 긴급돌봄 현장 박인숙 요양보호사
인천사서원, 코로나19 긴급돌봄 현장 박인숙 요양보호사
  • 김정호 기자 kjh6114@kmaeil.com
  • 승인 2022.07.04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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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부터 코로나19 긴급돌봄 맡아
현장에서 고군분투
각양각색 돌봄 대상자 만나
지난해 8월부터 지난 5월까지 코로나19 긴급돌봄서비스를 맡은 박인숙 요양보호사. 사진제공=인천사서원

[인천=김정호기자]박인숙(56) 요양보호사는 돌봄 현장을 지킨 숨은 영웅이다.

지난해 8월부터 지난 5월까지 9개월간 인천시사회서비스원 코로나19 긴급돌봄서비스를 맡아 어떤 어려운 상황도 마다하지 않고 기꺼이 현장에 나섰다.

박 씨는 요양보호사 자격뿐만 아니라 장애인활동지원사, 간호조무사 자격도 갖춘 ‘능력자’다. 여기에 책임감과 성실성이 더해져 계속 함께 일하기를 원하는 시설이 한 두 곳이 아니었다.

이런 능력 덕분에 확진자가 급증했던 올해 초엔 쉴 틈이 없었다. 닷새간 확진자를 돌보고 PCR 검사하고 하루 이틀 쉬고 다시 현장으로 나가는 생활을 서너 달 계속했다.

현장에서 그가 아니었다면 홀로 있어야 했던 사람들을 만났다. 코로나19 확진으로 출근도 하지 못한 채 원룸에서 지내던 20대 시각장애인을 만났고 암 투병 중인 보호자의 확진으로 혼자 있어야 했던 4살 아이를 돌봤다.

직원 전체가 걸려 돌봄을 거의 중단해야 했던 요양원에선 사흘간 시설장과 둘이 서비스를 제공했다.

박인숙 요양보호사는 “자가격리 중이던 한 노인은 치매 증세로 혼자 지내기도 어려운데 어린 발달장애 손주가 있어 긴급돌봄이 없었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며 “확진자가 있는 시설에도 나가 일을 해야 했기에 언제나 위험이 가까이에 있어 늘‘이번만 하고 그만하자’고 마음먹었다가도 긴급하다는 연락이 오면 힘들어할 사람들이 생각나 현장으로 가곤 했다”고 말했다.

서비스를 제공하며 계층 격차를 느끼기도 했다. 저소득층 노인들이 지내는 요양원은 건물도 낡은 데다 시설도 열악하다 보니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다른 질병에 걸릴 수 있을 정도로 감염병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중산층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설은 ‘집보다 낫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깨끗하고 친절했다.

그는 출중한 실력 덕분에 최근 한 요양병원에 취업했다. 긴급돌봄과 작별하며 “인격적으로 대해달라”고 당부한다.

박인숙 요양보호사는 “긴급돌봄 요양보호사는 며칠만 잠시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돌봄서비스가 아닌 허드렛일을 시키는 등 막 부리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며 “우리도 시설 종사자들처럼 감정 노동을 하는 데다 긴급한 상황에 생긴 돌봄 공백을 함께 해결해보자며 현장으로 나가는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사람이기에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면 그 시설에서는 다시 일할 수 없다”며 “같은 동료로 대해줄 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사회서비스원은 지난 5월 말까지 긴급돌봄으로 497명에게 2544일, 3070시간 서비스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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