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리스쉬핑 인수자금에 한국해양진흥공사 공적자금 이용됐나?
폴라리스쉬핑 인수자금에 한국해양진흥공사 공적자금 이용됐나?
  • 권영창 기자 p3ccks@hanmail.net
  • 승인 2022.07.15 10: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인매일=권영창기자]국내 중견 선사인 폴라리스쉬핑(공동회장 김완중·한희승)을 칸서스자산운용이 인수하는 과정에서 지주사인 폴라에너지앤마린(폴라 E&M)에 자회사 자금 500억원을 대여한 것이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대주주인 김완중·한희승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인수자인 칸서스에 500억원을 빌려준 것으로 보고 있다.

폴라리스쉬핑은 2004년 설립된 초대형 유조선 벌크선 업체로 2019년 말 기준 총 37척의 선박을 보유 중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324억원, 영업이익은 1863억원으로 순이익 1712억원에 달한다. 

지난 2020년 10월 28일 폴라리스쉬핑은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상대로 영구 전환사채(CB) 500억원어치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이 때문에 공적자금이 대주주 경영권 방어를 위해 사용됐다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다.

지난 5일 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폴라리스쉬핑은 5월 25일 이사회에서 모회사인 폴라 E&M에 500억원 규모 대금을 대여해 주기로 결정했으며 이 대금은 폴라 E&M 채무 탕감과 칸서스의 폴라리스쉬핑 인수를 지원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회사인 폴라리스쉬핑이 대주주이자 사내이사인 김완중·한희승 회장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모회사 폴라 E&M에 자금을 대여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제약조건이 있다.

첫째, 이번 대여가 대주주인 김완중·한희승 회장의 이해관계가 없어야 한다. 둘째, 5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여한 해양진흥공사의 사전동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셋째, 5월 25일에 이루어진 폴라리스쉬핑의 이사회에서 이해관계자인 김완중·한희승 이사의 의결권 제한으로 인한 정족수 문제 등으로 인한 이사회 결의가 합법적으로 진행되는지 여부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대여는 세가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보여 배임의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폴라리스쉬핑이 한국해양진흥공사에 사전동의를 얻는 과정에서 해진공은 이번 대여 관련 2개 이상의 법무법인 공식의견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적인 논란이 있는 자금 대여에 대해 법무법인들이 공식적인 의견을 제출하기가 어려운 사안이라고 보고있다. 

이번 500억원 대여 논란은 지난 3월 폴라리스쉬핑 2대 주주인 에이치 PE(사모투자회사)가 실시한 공개입찰에서 호반건설·APC PE 컨소시엄(호반건설 컨소시엄)이 1580억원을 제시하며 우선협상자로 선정 되면서 시작됐다.

거래 대상은 에이치 PE가 보유한 22.17% 및 최대 주주 지분을 담보로 질권 설정된 주식매도청구권이다.

호반은 거래대금 1580억원을 지급하고 에이치 PE 지분과 질권을 인수했으나 투자파트너인 APC PE와 자금 조달 관련 마찰이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칸서스가 더 큰 금액으로 호반의 우선협상자 지위를 사겠다고 제시하면서 최종 인수자는 칸서스가 됐다. 

이 과정에서 폴라리스쉬핑 3대 주주(13.62%)인 이니어스엔에이치사모투자합자회사(이니어스)가 폴라 E&M에 올해 3월까지인 투자 만기일을 내년 3월로 연기해주는 조건으로 1년치 이자 220억원에 대한 선지급을 요청했다. 

여기에 더해서 칸서스는 지난달 17일까지 우선협상자였던 호반이 2대주주인 에이치 PE로 지급한 1580억원에 1주일간 이자겸 프리미엄 120억원을 더하여 약 1700억원까지 지불해야되는 상황에 처했다.

칸서스는 약 1920억원이 필요하지만 조달 자금 1550억원에 불과한 상황에서 결국 폴라 E&M이 나서 칸사스와 컨소시엄이라는 명목으로 칸서스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약 5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 자회사 폴라리스쉬핑에서 모회사 폴라 E&M에 전달됐다. 폴라 E&M은 이 자금으로 이니어스에 선이자를 지급했으며, 칸서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부족한 인수자금 일부를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칸서스의 인수 조건은 김완중·한희승 공동 회장의 경영권을 보장해주는 것으로 보도에 따르면 유상증자와 함께 이니어스에 대한 채무까지 해소되면 두 회장에게 소정의 금액이 전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라리스쉬핑 관계자는 "보기에 따라 이렇게도 해석할 수도 있고 저렇게도 해석 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공적자금 500억원을 투입한 해진공 관계자는 "관련 내용은 파악했지만 해진공이 이를 제지할 권한이 없다"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주무관청인 해양수산부에 관련 내용을 문의하고자 이틀에 거쳐 방문 및 전화를 통해 수차례 연결했으나 연락되지 않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