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위험천만 주거용 비닐하우스...사회적 관심이 필요할 때
[기고]위험천만 주거용 비닐하우스...사회적 관심이 필요할 때
  • 의왕소방서 재난예방과장 박춘식 kmaeil@kmaeil.com
  • 승인 2022.08.08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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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소방서 재난예방과장 박춘식
의왕소방서 재난예방과장
박춘식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의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자가격리가 실시되었고, 이에 따라 관련 산업의 발전으로 업무를 비롯한 여가활동, 운동, 취미 등 이제는 가정에서 못할 것이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렇듯 오늘날 주거 공간에서는 다양한 활동들이 행해지며 오랜 시간 머무르는 공간이지만 이런 공간이 상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면 어떨까? 실제로 그러한 공간은 상당수에 이르며 이른바 ‘주거용 비닐하우스’라 부른다.

주거용 비닐하우스의 외관은 흔히 볼 수 있는 비닐하우스의 형태를 띠거나 검정 차양막을 두른 형태가 많으며, 내부는 컨테이너나 샌드위치 패널로 임시 건물을 세워 그 안에서 주로 생활한다. 도시가스나 상하수도 기반 시설도 대부분 마련되어 있지 않아 LPG나 연탄을 주로 사용한다. 추운 겨울에는 화목보일러 등과 같은 화기를 직접 취급하여 난방을 하는 경우가 많다.

샌드위치 패널, 차양막, 비닐, 연탄 등 이름만 들어도 잘 타는 가연성 물질과 화재를 발생시킬 수 있는 요소들로 넘쳐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위험성은 이뿐만이 아니다.

비닐하우스는 대부분 대로변이 아닌 산이나 외진 곳에 위치하여 화재 시 산불로 확대될 수 있으며, 소방차가 진입하기 곤란한 지역에 있어 직접 수관을 끌고 진입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이는 초기 진압을 늦추게 되며, 가연성 물질로 덮힌 주거용 비닐하우스는 결국 앙상한 뼈대만 남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에 의왕소방서는 주거용 비닐하우스 거주민들에게 화재로부터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추하는 데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초 소방시설(소화기, 단독경보형감지기) 외에 아무런 소방시설이 없는 현 실태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소방대의 신속한 진입이 어려운 점에 대한 대책으로, 지난해 소방시설 기술자와 협력을 통해 스프링클러 설비를 무상으로 설치해주는 시책을 추진하였다. 아울러 지속적인 안전망을 구축하고자 서한문 발송 및 기초 소방시설 보급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런 크고 작은 화재 저감을 위한 활동들은 긍적적인 결과로 돌아왔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 시스템에 의하면 2019년부터 3년간 관내 비닐하우스 화재 건수는 연평균 4.3건이었다. 관내 주거용 비닐하우스가 32개소인 점을 감안 하면, 결코 작은 숫자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2022년도 지금 현재 1건에 그치고 있다.

맹자는 사람 누구나 우물 근처에 있는 아이(孺子)를 보면 그 모습이 빠질까(入井) 위태로워 구하려 할 것이라며, 위험에 빠진 자를 돕는 인간의 선함에 대해 말했다. 항시 위험에 노출된 비닐하우스 거주민들이야 말로 우리 모두가 유자입정(孺子入井)의 마음을 통해 사회 안전망 안으로 포용해야 할 대상이지 않을까?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통해 작은 불씨에도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게 될 환경에 놓인 주거용 비닐하우스 주민들이 한시라도 빨리 발 뻗고 편히 쉴 수 있는 그 날이 오기를 바래본다.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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