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추락하는 부동산 고공행진 물가상승
[덕암칼럼] 추락하는 부동산 고공행진 물가상승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2.09.23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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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집값은 하락하고 물가는 상승한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상대적 등락현상은 매달 격차를 벌이며 최근에는 영끌족이 최후를 맞이하는 분위기다. 자고로 부동산이란 주거목적의 건축물임에도 언제부턴가 투기목적의 자산증식 통로가 됐다. 그도 그럴 것이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 집 한채 잘 사면 몇 십년 동안 절약해서 아낀 돈과 맞먹으니 누가 청승맞게 벌벌 떨며 살 것인가.

설령 정직하게 일해서 벌려고 해도 주변을 보면 누구는 비트코인으로 떼돈을 벌었다느니 누구는 아파트 구입해서 로또 맞은 거나 진배없다면 근로의욕은 더욱 상실하는 것이다. 계좌에 잔고가 넉넉할 때 비로소 세상이 살만한 곳으로 보이는 것이며, 마이너스 통장에 대출에 카드 결제일이 다가와도 대책이 없다면 세상은 지옥인 것이다.

뭐가 뛰니 뭐도 뛴다고 어쩌다 빚내서 집 한채 장만했는데 은행금리 올라가고 아파트가격 떨어지니 이른바 하우스 푸어가 집단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계산상 몇 십억이면 무슨 소용일까. 당장에 대출상환이 중요한 것이지 집값 시세 믿고 외제차에 펑펑 쓰고 나니 닥치는 현실에 돈 떨어지면 친구도 친척도 다 외면하는 것이다.

내 주머니에서 밥 사고 술 사야 좋은 사람인 것이지 어쩌다 한 잔해도 계산대 앞에서 구두끈을 고쳐 맨다면 그 자리는 처음부터 안 가는 것이 상책이다. 밥먹고 욕먹는 일이 되풀이 되면 결국에는 사람 잃고 소외감의 극치를 달리게 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종식되고 정부에서는 마스크 벗는 날을 미리 예고했다.

이제 선선한 가을이 찾아오면 장롱에 보관했던 가을 코트와 자켓이 선보일 날이 됐다. 실제 매매가 27억원 하던 잠실 엘스 아파트는 1년 만에 7억5,000만원이 추락했고 전국 176개 시·군·구 중 160곳의 주택가격이 추락했다. 반대로 오른 곳은 10곳도 채 안 된다. 경기·인천과 경기 남부지역 아파트 값도 10년, 9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21년 10월 10억7,000만원에 거래됐던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 ‘영통 아이파크’ 전용 84㎡형도 7억9,000만원까지 3억 이상이 떨어졌다. 한번 떨어진 부동산 가격이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가 상승세를 보이기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반면 물가는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가장 근접한 예로 저렴한 가격에 학생들의 끼니를 책임지는 대학교 식당, 이른바 학식의 경우 식사는 매끼마다 제공해야 하고 식자재는 매달 두배 이상 급상승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아무리 저렴한 재료를 쓴다 해도 밥상물가는 턱도 없이 올라간다. 통상 비빔밥과 오므라이스 등 다양한 메뉴를 3천 원에서 5천5백 원 정도에 판매하고 있는데 이는 일반 식당에 비해 절반 가격에 가깝다. 그래도 열악한 학생들의 호주머니를 가볍게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비빔밥에 들어갔던 청상추의 경우 한 달 전만 해도 1kg에 2천8백 원이었던 게 1만7천 원으로 6배 넘게 뛰었고 비슷한 모양새의 양상추도 지난 3월 1kg에 3천5백 원대였던 것이 지금은 5천3백 원대까지 올랐다.

어렵게 500원을 올려도 수지타산을 맞추기에는 역부족 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하소연이다. 식사 단가를 10% 올려도 물가가 40%로 오르니 올리나마나 라는 것이다. 필자가 운영 중인 A대학 식당도 체감하는 물가 상승의 쓰나미에 초토화(?)되기는 마찬가지다. 아직은 국민들이 체감하지 못하지만 먼 바다에서 시작된 대형 지진의 여파로 엄청난 인플레의 파도는 점차 육지로 다가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싸면 안 먹으면 그만이라지만 사람이 다른 건 몰라도 먹고 자고 배설하는 3대 본능은 늦출 수도 피할 수도 없는 것이기에 가장 중요한 삶의 기본이다. 양질의 신선한 재료로 맛있는 식단을 꾸며서 행복한 표정으로 식사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만 조금씩 줄이고 아껴야 하는 입장이 되고 보니 답답한 심경이야 말해서 뭐하랴.

그렇다고 식사 단가를 올리자니 안 그래도 부모님에게 용돈 타쓰는 학생들의 입장에서 500원, 1,000원은 거금이다. 식자재 구입을 줄이기 위해 저녁시간 할인판매 시간을 기다렸다가 구입하거나 식당용 묶음 판매나 수입산을 구매해 보지만 이 또한 한계가 있으니 물가상승을 가장 실감나게 체험한 바 이 다음이 걱정이다.

학식이 이정도면 일반 가정은 더할 것이고 한식, 중식, 양식은 물론 모든 외식비는 당연히 동반상승을 하게 된다. 비싸게 음식을 먹어야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면 도미노처럼 모든 물가상승은 피할 수 없는 절차를 밟게 된다. 세상 돌아가는 게 어렵다면 죽기살기로 일해야 하는데 막상 사람을 구하려면 이 또한 하늘의 별따기다.

직업소개소에서는 일할 사람이 있어야 소개를 하는데 공급이 전무하니 줄폐업이 속출한다. 왠지 사회가 점점 병들어 간다는 예감이 든다. 주방장은 수 천 만원의 연봉을 요구하고 준다 해도 구할 길이 막막하다. 이제 땀 흘리며 구정물에 손 담그는 설거지는 아무도 하지 않으려 하고 근본적으로 정부의 온갖 복지정책의 그늘에서 안일한 삶을 지향한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점차 그런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만은 사실이다. 단체 급식의 일선에서 모든 과정을 직접 겪어가며 오늘도 열심히 접시를 닦아 보지만 언제 한번 푸짐하고 넉넉한 음식을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을지, 그런 날이 올지 의문이다. 그저 한방에 떼돈을 버는 부동산이나 가상화폐, 주식보다는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노력,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들이 일하는 만큼 잘살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어쩌다 대한민국이 이렇듯 빚더미 국가가 되었으며 국민들은 죽네사네 하는데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미국 의회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비속어를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되어 입단속이 도마 위에 올랐다. 말실수가 말사고로 번진 외교, 요즘시대가 훗날 역사에 뭐라고 기록될까.

격동기? 환란의 시대? 민주화의 과도기? 아니다. 정치가 국민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 시대였다고 적힐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니 언젠가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메시아가 등장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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