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당신의 심장은 안녕하십니까?
[덕암칼럼] 당신의 심장은 안녕하십니까?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2.09.28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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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밤새 안녕이란 말이 있다.

멀쩡히 잘 자던 사람이 아침에 일어나 보니 저 제상으로 가버린 경우에서 유래된 말인데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이라면 백주대낮에 가는 사람은 심정지로 인한 응급처치가 늦어 생명을 잃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설마하거나 남의 일로 치부하지만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통해 주기적으로 혈액을 온몸으로 순환시키는 심장질환은 예고없이 찾아오는 저승사자와도 같은 것이니 평소 어느 정도의 예방이나 심폐소생술을 익혀두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필요성으로 필자는 지난 2012년부터 종합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 지역 CEO들을 대상으로 의료아카데미를 설립했다. 총 12주 과정에 지금까지 약 700명 이상의 수강생들을 모집하여 건강에 대해 전문적인 의료상식을 쌓아왔고 아파서 치료하기보다 아프기 전에 진료하는 선진의료 문화를 펼쳐 온 바 있다.

평소 인터넷이나 뜬소문만 듣고 약물오용이나 건강식품에 대한 과잉의존이 빚어온 오류를 줄이는데 목적을 두었다. 교육내용 중에는 응급실 전문의와 함께 직접 시범동작으로 보기만 하던 심폐소생술을 직접 체험해 보는 과정이 있는데 막상 실습해보면 안 해 보던 것과는 상당한 차이를 느낄 수 있게 된다.

모름지기 훈련이라는 것은 콩나물 시루에 물이 그냥 흐르는 것 같아도 일단 유사시에 자신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잠재된 동작을 발휘할 수 있는데 그런 원리와 같은 것이다. 실제로 수강생 중 한 명은 지하철역 구내에서 갑자기 쓰러진 승객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을 펼쳐 소중한 인명을 구한 바 있으며 가족이나 친구들에게도 심폐소생술의 속도, 압력, 심장으로부터의 깊이 등을 어필하며 연습의 필요성을 전달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오는 2023년이면 광명의 대학병원에서 새롭게 준비된 과정으로 대한민국 1%의 CEO를 대상으로 건강지킴이를 시작하게 된다. 심장은 우리 몸의 피가 온몸으로 돌 수 있도록 펌프 역할을 하는 순환계의 중심 기관으로 왼쪽 가슴 아래에 있다. 좌우로 2개씩 총 4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위쪽 2개의 방은 혈액을 받아들이는 ‘심방’, 아래쪽 2개의 방은 혈액을 내보내는 장소로 ‘심실’이라고 한다.

심방과 심실 사이, 심실과 동맥 사이에는 ‘판막’이라는 얇은 막이 있어서 피가 거꾸로 흐르는 것을 막는다. 심장은 주기적인 수축과 이완 작용을 반복하여 심장 안으로 들어온 혈액을 다시 내보냄으로써 혈액이 온몸으로 순환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신체 장기의 모든 부분 중 적출해서 스스로 펌프질 하며 움직이는 장기는 심장뿐이다.

심장은 고대로부터 생명과 동일한 의미로 인식되어 왔다. 심장이 뛰지 않으면 곧 사망을 의미했고, 이는 현대에도 변하지 않는 상식이다. 심장의 크기는 실제로 얼마 되지 않는다. 보통 주먹만한 크기에 무게도 250~350g 정도밖에 안 되는 장기지만 그 역할은 실로 대단하다. 산소와 영양분을 싣고 있는 혈액을 온몸에 흐르게 하는 것은 물론 1분에 60~80회 정도 심장이 뛰면서 이른바 살아있는 사람의 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선선한 바람이 가을임을 실감케 하는 요즘이면 심장의 건강은 더욱 조심해야한다. 코로나19 거리두기가 완화됨에 따라 서서히 대외적인 활동이 많아지고 일교차도 심해지니 늘 조심하는 것이 최선책이다. 참고로 오늘은 ‘세계 심장의 날’로 매년 9월 29일 전세계적으로 심장에 대한 중요성을 알리는 날이다.

소방청과 질병관리청 조사결과 2020년 급성심장정지환자는 전체 사망원인 중 25%가 순환계통 질환이 차지하며 급성심장 정지는 가정 등 비 공공장소에서 주로 발생한다고 발표했다. 심폐소생술을 펼칠 경우 생존율은 2.4배나 높게 나타났으며 최초 증상이 발생되고 2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한 경우 치료의 성공률도 훨씬 높아지기에 심근경색 및 뇌졸중이 의심되는 환자를 발견하였거나, 본인이 증상을 느끼는 경우 신속히 119에 신고하거나 치료가 가능한 병원에 방문해야 살릴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약 4분의 골든타임으로 귀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연습은 의사 백명보다 더 훌륭한 의술을 펼치는 지름길이다. 심폐소생술은 최초 목격자가 바로 시행해야 빠른 것인데 급할 때는 심장충격기 사용법도 반드시 알아 두는 게 좋다. 정부가 예산 들여 설치해놔도 사용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 아닐까.

잠시 배워두는 것은 쉬우나 몰라서 발만 동동 구르다 사망하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울까. 이른바 대동맥판막협착증 증상이란 나이가 들수록 걸릴 확률이 높다.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거나 가슴이 뻐근하게 아파오고, 갑자기 어지러워 실신하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일단 멈춰야 한다.

나름 살아보겠다고 버거운 심장에 부담을 준다면 스스로 저승길을 재촉하는 것이나 진배없다. 손발이 붓거나 자주 피로감을 느끼기도 하며 이미 환자상태임에도 증상을 자각하지 못하거나 단순 노화로 여겨 방치하다 조용히 밥 수저를 놓게 되는 것이니 정작 자신만 서러운 것이다.

일단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경우 버티지 말고 심장 초음파검사로 미리 진단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조금만 신경 쓰면 자신에게 맞는 치료 방법을 찾을 수도 있는데 방치하다보니 때늦은 후회를 하는 것이다. 중증 단계에 이르면 인공 판막으로 교체하기도 하고 TAVI(경피적 대동맥 판막 치환술) 시술로 간단히 시술하는 경우도 있으니 각자의 건강은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병원을 찾는 것이 상책이다.

동맥경화가 진행돼 혈관이 좁아지면 심장이 필요로 하는 혈액을 공급받을 수 없다는 것도 미리 알아두어야 하고 이렇게 협심증으로 혈액 공급이 부족해지면 이미 통증을 느끼게 되는데 이정도 신호가 와도 방치한다면 무심한 게 아니라 무식한 것이다. 그리고 심근경색은 무리한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협심증과 달리 가만히 있는 중에도 가슴통증이 발생한다.

잠시라면 몰라도 20분 이상 지속되면 적색신호등이 켜진 것이다. 이 같은 동맥경화의 선발대로 오는 것이 고혈압과 당뇨병이다. 복병으로는 흡연과 짜게 먹는 식습관을 손꼽을 수 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 어찌하든 몸 사려서 오래오래 살아야 하고 유병장수보다 차라리 무병단명이 낫다. 괜히 주변에 민폐 끼치지 말고 건강하게 잘사는 것도 자신과 가족을 사랑하는 실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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