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대한민국 희망은 인재양성에 있다
[덕암칼럼] 대한민국 희망은 인재양성에 있다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2.10.07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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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란 말이 있다. 군사가 많아도 창과 화살이 부족하면 지는 것처럼 누구와 싸우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무엇으로 싸우느냐가 승패를 가르는 것과 같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대한민국의 현실과 미래를 논하자면 지금같은 방식대로 방치한다면 얼마 못가 망국의 미래에 직면할 수밖에 없음을 우려한다.

여기서 지금이란 정치가 국민을 게으르게 하고 여성에게는 평등을 전제한 본분의 망각과 군인이나 학생에게는 인권을 빙자한 자유의 한계선을 넘나드니 이른바 방종으로 이어지는 때를 뜻한다. 모든 국민은 나이, 직업, 환경에 따른 본분이 있어야 하는데 일괄적인 잣대로 재다보니 각기 다른 DNA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법이라는 기준에 억지로 맞춰지는 것이다.

거지는 동냥을 구하기 위한 깡통을 준비하고 구걸하는 자세부터 수그릴 줄 알아야 하고 부자는 부자답게 돈에 버금가는 인격을 갖추어야 하며 여성은 아이를 낳고 학생은 배움이 자신의 지혜와 학식을 쌓는 발판임을 깨달아 원하는 분야의 진리를 깨닫는 열정이 뒤따라야 한다. 군인은 군기가 있어야 하며 어부가 바다로 나가는 것을 귀찮아 한다면 수입은 줄고 서서히 고기잡이의 기술은 전수받을 사람이 없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대한민국이 잘 되려면 인구소멸도 문제지만 모든 분야에서 타국의 근로자 손을 빌릴 게 아니라 우리 국민 스스로가 기술과 전문성을 키울 줄 아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모든 국민이 일하는 것을 기피하고 노력보다는 한방에 로또를 기대한다면 누가 험한 일 하고 모두 공무원이나 대기업만 지향한다면 누가 농사짓고 물고기 잡고 건설현장에서 땀을 흘릴까.

정치가 투명하고 국민이 성실하면 얼마든지 잘사는 나라가 될 수 있는데 실제로 일하는 사람이 천대받고 열악한 근무환경에 처해진다면 당연히 기피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필자가 이같은 현상에 대해 국가의 미래를 우려하는 이유는 인재양성에 대한 여지가 점차 줄어들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졸업장이 취업의 보증수표가 되어 실제 수업이나 자질향상보다는 형식적인 프로필의 한 줄 채우기에 활용되어야 할까. 그렇게 학자금 대출까지 받아가며 졸업해본들 과연 취업이 가능하기나 하며 설령 일자리를 구한들 얼마 못가 이직하는 통계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막대한 교육부의 재정이 줄어드는 학생과 늘어나는 교사들의 학교 놀이에 사용된다면 어차피 쓸 돈 기왕이면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분야에 투입하는 것이 맞는 것이다.

식상한 학사일정과 학습내용으로 앵무새처럼 수업을 진행하는 것의 단점은 이들이 졸업후에 배운 것을 얼마나 사회진출 이후에 활용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학과는 자신의 내재된 잠재능력보다 수능시험 점수에 맞춰 진학하는 것이고 초등학교 입학에서 대학 진학까지 12년간의 시간과 금전적 투자는 물론 사교육까지 막대한 노력을 했음에도 취업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운 것이다.

이렇듯 교육에 대한 장기적인 변화의 필요성은 이미 교육계, 학부모, 학생들이 모두 공감하면서도 광복이후 껍데기만 화려했지 알맹이는 대동소이한 것이다. 간혹 쓸만한 인재가 유학을 떠나는 이유도, 고위층이나 부유층의 자녀들은 굳이 국내 공교육을 외면하는 이유도 여기 있음이다.

지금이라도 대한민국의 미래가 발전되려면 교육계의 변화가 필요하다. 줄어드는 학생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인원이 적더라도 모두 인재로 양성시키면 되는 것인데 이제부터라도 구시대적 발상에서 깨어나면 되는 것이다. 얼마 전 모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을 인용하자면 모 초등학교 전교생이 2020년 33명에서 1명이 줄었음에도 교원 수는 전년도 대비 12명에서 15명으로 늘었다는 내용이다.

물론 예산도 2억8,300만원에서 3억1,400만원으로 증가했으며 주변지역의 학교도 줄줄이 폐교하는 실정이다. 이미 전국적으로 이같은 현상은 점차 확산하고 있으며 그 속도가 빨라진다는 사실은 재앙에 가까운 통계이자 현실이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적인 현상으로 학생이 줄어도 교직원이 늘어나는 것은 어떻게 해석할까.

갈수록 학생수는 감소하고 폐교가 눈앞의 문제임에도 정년이 보장된 교직원 수는 줄일 수 없는 것이다. 반면 출산율은 0.74명으로 세계 최저를 기록하고 입학할 학생들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1970년 당시 한 가정마다 4.5명의 출산율을 기록한 적도 있었다. 세계적 저출산국으로 알려진 일본도 1.36명으로 우리보다 두 배 가까운 출산율을 나타내고 있다.

이제 결론으로 돌아가 총체적인 인구소멸의 대책을 논하자면 인구 는 어차피 방법이 없다. 아이 안 낳겠다며 대를 끊어 놓겠다고 대통령후보를 겁박하는 상황이 지난 대선때 있었다. 안 그래도 세계 최저 출산국이 더 안 낳겠다면 억지로 낳게 할 방법은 없다. 양보다 질이라 했으니 있는 아이들이라도 제대로 가르치고 키워서 모두 인재로 만드는 방법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같은 교육방식에서는 불가능한 일이고 유일한 대안이 있다면 각자의 다른 DNA를 찾아내는 것이다. 오로지 좋은 대학을 몰아갈 일이 아니다. 좋은 대학 나와도 그런 이력이 사회에 먹힐 시대도 지났고 취직자리 못 구해서 준비하는 취준생만 늘어날 뿐이다. 새는 날아야 하고 물고기는 물로 보내야 한다.

두더지는 땅을 파게 하고 꿀벌에게는 꽃을 찾아다니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어찌 양계장의 닭 키우듯 같은 방법으로 광복이후 70년이 넘도록 돈과 시간만 날리며 학생들을 가르치는가. 필자가 일선 학교에서 특강을 하면서 주로 삼는 주제가 ‘김홍도에게 가야금을’이다. 천재 화가 김홍도에게 부모의 성화로 음악을 강요했다면 당대 최고의 화백이 과연 존재했을까.

획일화된 교육에서 각자의 DNA의 특징을 찾는 것, 양보다 질을 높이는 방법이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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