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당시절 ‘막가파식 선거’ 회귀 오점 남겨
자유당시절 ‘막가파식 선거’ 회귀 오점 남겨
  • 김성용 기자 kmaeil86@naver.com
  • 승인 2011.04.2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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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정책 실종…아전인수식 흑색선전 민주당, 정권심판·대통령 겨냥 막말까지


 


 4·27 재보궐선거는 정책은 없고, 여야간 물고 뜯는 비방과 흑색선전으로 막내린 사상 최악의 선거였다.
고소·고발은 기본이고, 불법선거가 춤췄고, 관권선거 논란과 차마 입에 담지못할 폭언이 무차별 쏟아졌다. 앞에서는 정책선거를 호소하면서 뒤에서는 상대 진영에 비수를 꽂는 형국이다.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는 게 정치권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선거 과정에서는 ‘힘 있는 여당’과 ‘제2의 정권심판’ 등 중앙의 논리만이 중심이 됐을 뿐, 지역 현안을 위한 해결 방안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표심을 볼모로 유권자들을 철저히 우롱했다.
성남대첩을 지켜본 분당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는 자유당시절 막가파식 선거로 끝난 개판 선거라고 목청을 높였다.
성남대첩은 그야말로 피의전쟁 이었다.
최고의 전사로 불리는 강재섭-손학규는 한치 양보없는 피비린내 나는 싸움을 했다.
한나라당의 선거전략은 오직 하나뿐이었다.
손학규 후보의 색깔론을 집중 부각시키며 철새정치인 변절자라고 공격했고, 민주당을 죄파세력이라고 총공세를 퍼부었다. 민주당은 무능한 정부를 규탄하며, 정부때리기에 나서는 이른바 MB심판론을 들고 나왔다.
선량(選良)을 뽑는‘성남대첩’이 지역민심을 볼모로 구린내 진동하는 선거로 막 내렸다.
선거라는 것이 원래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것이고, 하나가 죽어야 끝나는 고대 로마 원형경기장의 검투처럼, 선거 또한 1등만 살아남는 잔혹한 싸움이라지만 이번 선거는 그야말로 과거로 회귀한 정치사상 씻을 수 없는 큰 오점을 남겼다. 때문에 유권자들은 선거자체에 염증을 느낄 수 밖에 없다.
●4·27 재보궐 자유당시절 선거
1년짜리 국회의원을 뽑는 성남 분당을 선거에 대한민국의 정치인이들이 성남대첩에 대거 몰려들었다.
국회가 성남 분당에 옮겨졌다는 말까지 나왔다.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는 분당이 무너지면 대한민국이 무너진다고 했다.
이번 선거는 뚜렷한 이슈가 없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선거구도가 ‘좌파세력 몰아내자 vs 정권심판론’이란 틀 속에 갇히면서 지역을 위한 공약은 무대응 속에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공약은 뒷전이고 아전인수식 싸움만 했다.
섬뜻한 표현도 터져나왔다.
4·27 성남대첩 마지막날 선거유세에서 강재섭 후보와 한나라당 지도부는 손 후보와 민주당을 괴뢰집단으로 몰아세웠다.
강 후보는 “나라를 뒷걸음 치게 했던 괴뢰들이 분당을 넘보려 하고 있다"는 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강 후보는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이 다시 한 걸음 앞으로 나가느냐, 과거 잃어버린 10년으로 뒷걸음 치느냐는 운명이 걸린 선거”라며 “저의 모든 것을 바쳐 반드시 좌파세력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키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은 남한이고, 민주당은 북한이라는 말인가 아무리 선거판에 흑색선전이 난무 한다고 해도 어떻게 이런말을 사용할 수 있냐고 발끈했다. 정몽준 전 대표, 고흥길 선대위원장, 이사철 경기도당위원장, 박진·유정현·심재철·나성린 의원 등은 ‘반공 표어'에나 나올 법한 극단적인 단어들을 불을뿜듯 토해냈다.
정 전 대표는 “손학규 후보가 웃으면서 인사하는 데 웃음 뒤에는 좌파 음모가 숨어 있다"고 공격했다.
이사철 경기도당위원장의 손학규 비판은 더욱 열을 더했다.
“국회의원 세 번, 장관, 도지사까지 한나라당에서 모든 영광을 누린 손 후보가 좌파 세력 앞잡이가 돼 분당으로 쳐 들어왔다"고 퍼부어댔다.
 “대한민국에서 최고 살기 좋은 분당이 좌파 앞잡이의 본거지가 되서는 안 된다고 했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분당이 무너지면 한나라당이 무너지고 대한민국이 무너진다"고 했다.
손학규는 변절자이고, 대권욕에 눈먼 정치인이라는 색깔 공세에 시달렸다.
안상수 대표는 손학규는 대권욕에 눈먼 인물이라고 혹평했다.
 “이념도 정파도 다른 사람이 나눠먹기로 선거하고 대권욕에 사로잡혀 재보선을 대권의 지렛대로 악용하고 있다"고 공세수위를 바짝 당겼다.
한나라당에서 단물을 다 빨아먹고 대통령 병에 걸려서 대권욕 때문에 민주당으로 가서 민주당 (대권)후보가 되겠다는 손학규의 과거 행적을 신랄하게 까발렸다.
배은희 대변인은 3번의 국회의원, 2번의 도지사, 장관직에 이르기까지 한나라당이 차려준 밥상은 모두 받아먹었지만, 정작 당이 그를 필요로 할 때는 오로지 자신의 대권욕에 눈이 멀어 매몰차게 떠났다고 퍼부어댔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마지막까지 함께하자던 약속을 헌신짝처럼 저버린 손학규라고 했다.
손학규는 경력세탁의 달인이라고 가시돋힌 말을 했다.
●대한민국 선거 무조건 이기면 그만
강원에서는 최대 이슈가 터졌다.
‘주부도박단' 을 연상케 하는 돈받고 선거운동한 전화부대이다. 전화부대는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 선거운동원이다.
여기에 ‘MB의 남자' 이재오 특임장관도 선거를 진두진휘했다는 의심을 샀다.
강원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 최종원의원의 막말이 정가를 발칵 뒤집어 놨다.
최 의원은 지난 24일 강원도지사 보궐선거 지원유세를 하면서 “대통령 집구석이 하는 짓거리가 전부 돈 훔쳐먹고 마누라도 돈 훔쳐 먹을라고 별 짓 다하고 있다”고 입에 담지 못할 말을 했다.
한나라당은 엄기영 후보와 대통령 일가를 비난한 민주당 최종원 의원을 지난 24일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춘천지검에 고발했다. 한나라당은 고발장에서 “엄 후보가 `강릉펜션 전화홍보 사건'과 관련이 있고 감방에 갈 정도로 중한 사안이라고 명백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주장했다. 또 “최 의원이 사실을 날조하고 대한민국의 국가원수를 모독하고 국기를 무너뜨리는 작태는 용납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민주당도 강재섭 후보를 지난 11일 강재섭 후보를 허위사실 공표 및 후보자비방 혐의로 중앙선관위에 고발했다.
강재섭 후보가 지난 6일 유세에서 “손 후보는 분당은 물론, 전에 출마했던 종로에도 연고가 없는 철새 정치인이지만 저는 진정한 분당 사람", “저쪽(민주당)이 민주화 운동 했다고 무슨 개혁 성향이라고 하는데 공금 횡령하고 광명에서 종로로, 종로에서 여기로 왔다갔다 하는 것이 과연 개혁성인가"라고 말한 것을 문제 삼았다.
도선관위는 이번 선거와 관련한 불법 행위로 현재까지 수사의뢰와 이첩(이상 검찰) 각 1건, 경고 9건 등 모두 11건을 적발했다.
민주당의 선거 전략은 한마디로 MB 심판론이었다.
손학규 대표는 “이번에 야권이 승리한다면 국토를 무참하게 파괴하고, 온갖 전횡을 저지르는 이명박 정권이 더 이상 그럴 수 없도록 쐐기를 박겠다고 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도 ‘당원 및 지지자에게 보내는 호소문'라는 글에서 “이번 재보선의 야권 승리는 민주개혁세력이 내년에 다시 뭉쳐 부정한 세력을 권좌에서 끌어내리는 역사적 사건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선 야권의 대표주자인 손 대표가 당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4월27일은 이명박 정권의 국정파탄과 독선적인 국정운영자세를 심판하는 날 이라고 했다.
야4당도 대국민 호소문에서 4월 27일 재·보궐선거는 이명박·한나라당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라고 했다. 이명박 정권은 국민을 전세유랑민으로 만들고, 장보기가 겁나는 물가 공포로 내모는 등 민생을 파탄냈다고 했다.
또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국책사업을 표류시키고, 지역 간 갈등을 부추기며 국민과의 신의를 저버렸다.
자기 몸은 벙커에 숨겨도 국민의 피난처는 꽁꽁 닫아 놓고, 전국을 몸살로 앓게 했던 4대강과 구제역에도 촌부와 국민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국민에게 절망만 안겨줬다.
여러분, 심판해 주셔야 합니다. 국민불안, 국민불신, 국민절망의 국정운영이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떠들어댔다.
4월27일 재보궐선거는 후보간 도를 넘은 막발정치, 품위는 없고 오직 무조건 이기고 보자는 식의 ‘마타도어’ 선거, 저질 선거로 끝난 ‘그들만의 잔치’였다.  김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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