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호, 곳곳 지뢰밭에 '뒤뚱걸음'
강재섭호, 곳곳 지뢰밭에 '뒤뚱걸음'
  • 경인매일 webmaster@kmail.com
  • 승인 2006.08.21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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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도는 이재오ㆍ작통권 국민투표 회부
한나라당 ‘강재섭 호’가 삐걱대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물러난 이후 우여곡절 끝에 강재섭 대표 체제가 출범했지만 아직 방향키조차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7·11 전당대회 이후 당 지도부가 전대 후유증에서 벗어나기까진 한 달 남짓한 시간이 흘렀다. 이들은 이제 내년 대선을 겨냥,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해 대정부공세의 닻을 올렸지만 여전히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우선 당 지도부부터 엇박자를 내고 있다. 겨우 내부 분위기를 추슬렀지만 서열 2위의 이재오 최고위원은 여전히 밖으로만 돌고 전시 작전통제권의 국민투표 회부와 관련, 지도부 사이에선 대놓고 다른 의견들이 나온다.

물론 겉으론 한 목소리다. 한나라당은 연일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 경질 파문과 작통권 조기 환수문제를 놓고 정부여당을 맹비난한다.

그러나 말뿐, 이들이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언론의 문제제기를 그대로 답습한다는 말도 나온다. 더 나아가 “작통권 조기 환수의 문제점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청와대의 작전에 말려든 것”이라는 회의론까지 번지고 있다.

당 지도부부터 ‘계속되는 엇박자’

최근 한나라당 지도부는 회의석상에서 연일 유 전 차관 및 작통권 문제를 언급했다. 그러나 취재진들의 눈은 20여일 째 계속되고 있는 이재오 최고위원의 빈자리에 쏠린다.

이 최고위원은 현재 당 차원에서의 민생탐방의 일환으로 18일째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고 있다. 그러나 이 최고위원이 현안에 대해 입을 굳게 다물자 “아직도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최고위원의 측근인 진수희 의원은 “이 최고위원이 민생탐방 중인만큼 본인이 직접 회의에 참석을 안 해도 강 대표가 발언하고 당론이 결정되고 있지 않은가”라며 양측 간에 갈등의 불씨가 다시 살아난 것 아니냐는 시각을 부인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로선 아직도 ‘대표급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 최고위원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작통권의 국민투표 회부와 관련해선 지도부 간의 의견이 서로 어긋난다. 강 대표는 지난 14일 “작통권 문제는 국민투표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했지만 김형오 원내대표는 16일 “작통권 국민투표 회부는 아직 당론이 아니다”며 한 발짝 후퇴했다.

특히 김 원내대표가 지난 17일 작통권 환수를 위한 4가지 선결조건을 제시한 이후 당내에선 “작통권 환수 반대를 외치기보다 환수에 따른 경제비용, 실리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반면 전여옥 최고위원을 비롯한 일부는 여전히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직결된 문제니 작통권은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렇듯 지도부가 엇박자를 내니 소속 의원들 사이에선 곧바로 “작통권 환수에 대한 우리당의 정확한 입장이 뭔지 모르겠다”는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강재섭, 영(令)이 안 선다(?)

일각에선 한나라당이 우왕좌왕하고 있는 이유로 강 대표의 리더십 부재를 꼽는다.

박근혜 전 대표는 당내 대권주자 빅3중 한 명이었기에 의원들이 ‘알아서’ 박 전 대표의 말을 따랐지만 강 대표는 대권주자가 아닌 관리형 대표인만큼 입김이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공천 잡음, 수해골프 파문 등이 잇따르자 ‘참정치운동’을 추진하겠다며 구심점 확보에 나섰다. 그러나 아직도 참정치운동에 의문을 표시하는 의원 및 당직자들이 상당수다.

당의 한 관계자는 “강 대표가 참정치운동이란 말을 처음 사용했을 때 ‘도대체 뭐가 참정치운동인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강 대표가 처음부터 참정치운동의 정확한 의미를 설명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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