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천 복개구간 탈선장소 전락
수원천 복개구간 탈선장소 전락
  • 경인매일 webmaster@kmail.com
  • 승인 2007.01.26 11: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리허술로 노숙인, 청소년 등 범죄 부채질
수원시내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수원천의 복개구간이 노숙인과 청소년들의 탈선 장소로 전락하고 있다. 더욱이 생활하수를 방류하기 위해 불법 설치된 주름관이 발견되는 등 관할당국이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시와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시는 도심 교통난을 해소한다는 이유로 수원천의 지동교∼매교교 구간 780m에 67억4천만원을 들여 옹벽과 기둥 등 구조물 등을 설치, 4차선 규모로 복개했다.

복개구간을 제외한 구간은 개방형 하천으로 시민들이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즐기는 등 휴식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복개구간으로 통하는 하천이 누구나 쉽게 드나들 수 있는데다 인적이 드물어 인근 팔달시장 노숙인들의 숙식처로 이용되고 있다.

시장 상인들은 이 곳에서 거주하는 노숙자들이 시장에서 유통기간이 지난 각종 야채와 고기 등 음식물을 얻어다 건축자재로 불을 지펴 요리를 해먹기도 한다고 전했다. 김모(57.여.노점상)씨는 "밤만 되면 하천 산책로에 인적이 뚝 끊긴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이 곳이 어둡고 남의 시선을 피할 수 있어 일부 중?고교생들이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등 탈선 장소로도 각광(?) 받고 있다. 실재 24일 오후 8시30분께 복개구간 매교다리 아래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5명의 남녀 청소년들을 목격했다.

모두 중3이라고 밝힌 이들은 “어른들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고 술과 담배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은밀한 장소를 찾던 중 이곳을 발견했다”며 “지난해 4월부터 드나들기 시작했다”고 털어 놓았다. 이들은 또 “가끔 동네 선배들을 마주칠 때도 있었다”며 “선배들이 담배나 술을 뺏어 간 경우도 많다”고 밝혀 이들 외에도 많은 청소년들이 이 곳을 찾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이뿐 만이 아니다. 장기간 복개하천 관리를 하지 않아 각종 쓰레기와 시설물 훼손이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불법 설치된 주름관(지름 10cm) 3~4개가량이 하천방향으로 뻗어 있는 것으로 확인, 인근 주민들이 생활하수 등 오폐수를 무단방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팔달구청 관계자는 “한달에 1번 정도 수원천 정비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복개구간 내부를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혀 그동안 하천 정비 및 관리가 허술했음을 인정했다. 그는 또 “빠른 시일 내에 현장점검을 통해 시설 및 하천을 정비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수시로 하천감시원을 파견해 출입을 통제하는 등 순찰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정하 기자

경인매일
경인매일
webmaster@k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