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피해 여성 두 번 죽였다"
"경찰, 피해 여성 두 번 죽였다"
  • 경인매일 webmaster@kmail.com
  • 승인 2007.02.0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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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토막사체 수배전단 '특정부위 노축' 논란
시민단체, 성적 수치심 유발 사과 요구

안산역 여성토막사체 사건 수사가 일주일째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배포한 수배전단의 사체 사진이 ‘여성특정부위 노출 논란’에 휩싸였다.

사건을 수사 중인 안산단원경찰서는 지난 25일 용의자와 사체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보상금 최고 500만원을 걸고 이들의 사진이 담긴 수배전단지를 배포, 30일 현재 1만여부의 전단이 뿌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피해여성의 목 주변에 난 점 등 신체적 특징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전단 사체지 사진에 유두의 일부를 노출, 피해자의 인권에 손상을 가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이 수배전단은 인터넷을 타고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심각성을 더 하고 있다.

수배전단을 본 박모(28)씨는 “토막 난 채 버려진 것도 안타까운데, 가리고 싶어 할 부분이 사람들에게 공개 되 더욱 안타깝다”며 “경찰이 피해 여성을 두 번 죽였다”고 말했다.

원곡동 주민 김모(35·여)씨도 “아무리 죽은 사람이라도 여성 유두가 조금이라도 공개된 것은 상식 밖이다”라며 “유가족이 알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분개했다.

안산을 비롯한 경기지역 여성 및 인권단체들도 ‘수배전단의 사체사진에 문제가 있다’며 격양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기여성연대 석진희 사무국장은 “죽은 시신에게도 인권이 있다. 시신의 몸을 공개한 것은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며 “(수배전단의 사체사진은)사회 통념상 여성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어 경찰의 사과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전단지 사진에 문제가 있다”며 논란의 소지가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목부터 가슴까지 이어진 4개의 점 등 사체의 신체적 특징을 강조, 빠른 신원파악을 하려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수배전단을 제작한 안산단원경찰서 형사지원팀 관계자도 “이미 배포된 수배전단은 회수할 수 없다”며 “추가로 전단지를 인쇄하게 되면 수정 하겠다”고 밝혔다.

/김철오 기자 kco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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