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살해된 곳이 이웃인줄 몰랐다..."
"설마 살해된 곳이 이웃인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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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2.05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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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손모씨 현장검증...시민들 '분노'
안산역 토막시신 유기사건의 중국인 용의자 손모(35)씨가 범행 일체를 자백, 구속영장이 신청된 가운데 지난 2일 현장검증이 이뤄졌다. 이날 현장검증은 안산시 원곡동 피해여성 정모(33)씨의 원룸과 시신처리를 위해 쓰레기봉투와 여행가방을 샀던 상점, 시신 일부를 여행가방에 담아 유기한 안산역 남자화장실 일대에서 벌어졌다.

경찰은 정씨의 원룸에서 언론과 시민들을 철저히 통제, 범행 당시 용의자가 피해여성의 신원확인을 하지 못하도록 시신의 손, 발, 머리 등 8등분으로 토막 내는 잔혹한 재연 장면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문을 듣고 몰려든 시민들은 용의자의 잔혹한 살인 행각에 치를 떨었고 일부 시민들은 ‘중국 살인마’라며 격앙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정씨의 이웃에 사는 김모(35)씨는 “살인된 곳이 바로 이웃한 곳일 줄이야 꿈에도 몰랐다”며 “남의 나라에 와서 끔찍한 살인을 저지르는 흉악범은 국가차원에서 엄단해야 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여행가방을 샀던 상점에서는 용의자의 얼굴을 좀더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휴대전화 동영상을 촬영하거나 디지털카메라를 들이 대는 일부 시민들과 이를 저지하기 위한 경찰들이 뒤엉켜 혼선을 빚었다.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안산역 남자화장실 시신유기에 대한 재현은 군중심리에 이끌린 일부 시민들이 거친 욕설과 함께 서슴없이 인종차별적 발언들을 쏟아냈다. 엄모(56)씨는 “돈이나 벌어서 갈 일이지 왜 해꼬지 하느냐”며 “외국인들이 못된 짓 하기 전에 다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외국인들의 표정은 사뭇 달랐다. 이 번 사건으로 외국인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데다 성난 민심에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태국인 S(34)씨는 “범죄 사건과 연루해 외국인들을 바라보는 것은 앞으로 함께 살아가야할 지구인으로서 안될 일”이라며 “죄는 미워해도 외국인 전체를 차별적 시선으로 봐서는 안된다”고 경계했다.

한편 주민들의 분노는 감지한 용의자도 서툰 한국말로 "정말 죄송합니다. 술을 많이 마셔서..."라며 돌이킬 수 없는 반성의 말을 전했다. / 이정하 기자 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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