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토막살해 용의자 '9일만에 검거'
안산 토막살해 용의자 '9일만에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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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2.05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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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나간 사랑이 부른 '엽기적 살인' 사건
안산토막살해 사건은 ‘빗나간 사랑’이 부른 엽기적 살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발생 9일 만에 용의자를 검거한 경찰은 손을 제외한 피해여성의 잔여사체를 모두 찾는 등 적극적인 수사로 사건을 빠르게 마무리하고 있다.

안산단원경찰서에 따르면 용의자 손모(35·중국)씨는 내연관계에 있는 피해자 정모(33·여)씨를 우발적으로 살해한 뒤 사체를 8등분으로 잘라 안산 원곡동 일대에 유기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 불법체류자 손모씨, 사체 8등분 원곡동 유기
5일 오후 원곡동 야산에서 함몰된 머리부분 발견



▲범행 동기 및 과정

경찰 조사 결과 손씨는 지난 1997년 7월께 산업연수생으로 입국, 불법체류를 하다 2년 전 서울의 한 석제공장에서 함께 일했던 정씨를 만났고, 이 둘은 정씨가 만나던 다른 중국인 한모씨가 지난 2006년 5월 22일 강제출국을 당하면서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정씨는 지난 해 10월 23일 한씨를 만나러 중국으로 출국했다가 사건발생 하루 전인 지난 달 23일 귀국, 원곡동 자신의 원룸에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또 다른 남성 A씨와 함께 있었다.

24일 오전 이 곳에 왔던 손씨는 정씨와 A씨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격분, 폭력을 휘둘러 A씨를 쫓아냈고 만취 상태에서 정씨와 남자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이날 오전 9시 10분께 TV 위에 올려져있던 둔기로 정씨의 머리를 때려 살해했다.

이어 이 곳에 있던 흉기(고기를 자르는 큰 칼)로 정씨의 머리와 몸통, 팔 다리 등을 8등분한 뒤 오전 11시 30분과 오후 2시 16분께 원룸 인근 J상점에서 여행용 트렁크 1개와 쓰레기봉투 100여개를 각각 구입, 사체를 나눠 담았다.

손씨는 몸통과 팔을 여행용 트렁크에 담아 이날 오후 3시 30분께 안산역 1층 남자화장실 장애인 칸에, 다리는 쓰레기봉투에 담아 정씨의 원룸 옥상에, 머리는 인근 야산에 유기했다.

또한 정씨의 핸드백에서 예금통장 4개에 예치된 현금 980만원을 인출, 서울과 부산, 경남 진주 등지에서 도피 생활을 했다.

▲경찰 수사 및 검거

지난달 24일 오후 4시 33분께 지하철 4호선 안산역에서 역무원 최모씨가 정씨의 토막사체를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이날 오후 3시 30분께 피가 흘러나오는 여행용 트렁크를 끌고 지하철을 타려 했고, 이를 저지하자 서툰 한국어로 ‘돼지고기가 들어있다’며 그냥 돌아갔다”는 최씨의 진술로 미뤄 용의자가 중국인인 것으로 추정, 수사에 착수했다.

최씨 등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몽타주를 작성한 경찰은 사건 발생 다음날인 25일 원곡동 J상점 CCTV에 포착 된 용의자의 모습을 확보, 현상금 500만원을 걸고 수배전단을 원곡동 일대와 각 언론사에 배포했다.

또한 50여명의 형사와 100여명의 전·의경을 투입, 원곡동 1천700여 세대를 직접 방문하며 탐문 수사를 벌였고, 사건 발생 일주일 만인 지난 30일 오후 6시 5분께 정씨의 원룸 옥상에서 두 다리를 발견했다.

경찰은 여기서 정씨의 휴대폰과 혈흔, 손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범행 도구와 피 묻은 옷가지 등을 수거하는 한편, 원곡동 모 공인중개사에서 정씨의 신원을 파악한 뒤 31일 사체가 안치 된 안산S장례식장으로 정씨의 유가족을 불러 신원확인을 마쳤다.

이어 정씨의 휴대폰에 있던 50여개의 저장전화번호와 통화 목록을 확보해 이동통신회사에 내역 확인을 의뢰했으며, 중국 공안과도 공조해 정씨가 청도지역으로 발신한 내역을 확인하는 등 정씨의 주변인 수사에 집중했다.

결국 경찰은 손씨의 전화번호를 포착, 이동경로를 파악했고 각 지역에 경찰을 배치해 잠복 수사를 벌이던 중 1일 오후 11시 30분께 지하철 4호선 금정역에서 손씨를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검거 당시 손씨는 예상과 달리 머리를 짧게 자른 상태로, 사건 현장 주변 상황을 살피기 위해 동두천에서 안산으로 오던 중 금정역에서 환승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사건 종결 '눈 앞'

손씨의 범행 일체를 자백 받은 안산단원경찰서는 2일 오후 2시 20분부터 30여분 간 진행 된 현장검증을 통해 범행 사실을 확인, 3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손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조사에서 손씨는 ‘(사건 당시)술에 취해 잘 기억나지 않는다’며 잔여사체유기 지역을 번복했지만, 결국 경찰은 4일 오후 4시께 정씨의 집 인근 야산에서 낙엽에 덮여있는 사체 머리부분을 발견했다.

이날 발견 된 머리 부분에는 정수리와 우측 귀 등 둔기로 때린 흔적이 남아 있어, 손씨의 진술과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씨의 사체와 손씨가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범행도구에서 지문과 혈흔 등을 국립과학수사원에 의뢰,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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