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고귀함을 새삼 느낄 때
생명의 고귀함을 새삼 느낄 때
  • 서상준 기자 ssj @
  • 승인 2007.05.30 2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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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수원시 장안구 정자3동 P아파트 16층에서 H가정보육시설 고(故)박 원장(51)의 투신자살사건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하여 고인을 추모하는 행사를 갖기 위해 경기도 보육원 연합회 회원들은 지난 29일 오후 6시경부터 하나둘 수원시청 앞 88공원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회원들은 고인의 슬픔을 기르기 위해 저마다 가슴에 검은 리본을 달고 오후7시가 넘어서자 약1,000여명의 대 인원이 모였다.  간단히 생각해보면 한 사람의 죽음에 이렇게 많은 인원이 모일 필요가 있을까 생각해 보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평소 고인이 된 박 원장이 주위 사람에게 보이지 않은 인덕을 알아볼수 있었다.

추모행사는 먼저 간 고(故) 박원장이 외롭지 않을 정도로 대성황(?)을 이뤘다.  어둠이 짙어지자 추모행사를 주관하는 수원보육시설 연합회장 김종희 원장이 천천히 추모사를 어렵게 읽어내려 갔다.  "이제 편안한 세상에서 아무런 근심걱정 없이..."라며 추모사를 시작하자 마자 목이 메어 말을 잊지 못하였고, "하루종일 애들 밥챙겨주고...","더 이상의 아픔은 이제 없을 것입니다"라고 말할때는 눈물을 왈칵 쏟으며 이 자리에 모든 참석회원들은 결국 그야말로 눈물바다가 되고 말았다.

주위에서는 평소에 고(故)박 원장은 밝고 명랑한 성격이라 이번 자살사건을 도저히 믿을수 없다는 눈치였다.  본 기자는 고인의 집(가정보육시설)앞에 서서 짧은 조의를 표하고 수차례 벨을 눌렀다.  역시나 고인의 집은 너무나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고요한 정적만 흘렀다.

고(故)박 원장은 두달전 보육원생의 이가 부러지는 사고로 인해 피해 부모로부터 정신적인 피해보상요구와 함께 죄책감으로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를 당한 부모 입장에서야 말을 해야 뭐하겠는가. 내 자식의 이가 부러졌는데 기분좋은 부모가 누가 있겠는가. 그러나 고인에게는 어쩌면 씻을수 없는 자라나는 어린아이에게 죄를 짓는 마음이었을게다.

보육원 협회는 이번사건을 한사람의 죽음을 넘어 전국의 어린이집 안전공제제도 도입의 시급성을 외치고 싶었었는지 모른다.  현재 기준법을 보면 유치원 및 학교는 의무교육이므로 공제제도가 학교법으로 제정되어 있으나 보육원은 현 실정상 어렵운게 사실이다. 현재는 각 보육원 협회에서 배상보험을 별도 가입 운영하여 아이들이 다쳤을 경우 배상책임을 해주고 있으나 이 또한 전부 충족하기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한 사람의 생명이 헛된 죽음이 되지 않길 바라며, 관련 정부 부처에서는 이번 추모행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내 몸이 아파 봐야 남의 아픔을 알지 않겠는가.  마지막으로 고(故)박 원장의 죽음과 1,000여명의 회원의 눈물이 바른생활 한국으로 다시 태어날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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