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보 공개 문제점
교육정보 공개 문제점
  • 이학근 kmaeil@
  • 승인 2007.06.1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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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비평준화 지역에서 학생들을 평가하는 기준은 한가지다. 서열이 높은 고등학교에 다니느냐 여부가 잣대가 된다고 했다. 독서실에서 장난을 치거나 분식집에서 소란스럽게 떠들어도 서열이 높은 고등학교 학생이면 너그럽게 그럴수도 있다고 하지만 낮은 고등학교 학생이면 그러면 그렇지 하면서 공부를 못하면 품성이나 행실도 바르지 못하다고 따가운 시선을 보낸다. 그래서인지 서열이 낮은 학교 학생들은 가급적 교복을 입고 외출하는 것을 꺼린다. 지난 4월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이 발의해서 교육정보 공개법이 국회를 통과하였고 고등법원에서는 수능성적과 국가수준 학업 성취도를 공개하라고 판결하였다. 교육정보 공개법에 학교 예산결산이 학교 폭력의 발생현황, 학생의 입학 및 진로 현황은 물론 국가 수준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를 매년 한차례씩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교육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교육정보 공개가 학력 격차를 해소하고 사교육이 경감은 물론 중등교육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학교 예산, 결산이나 학생들의 입학 및 진로 현황은 어느정도 공개되어 있다. 교육정보 공개를 원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전국 수준 혹은 시도 수준의 학업성취도 성적 결과가 이들이 원하는 교육정보 공개의 핵심이다. 전국 학생들은 똑같은 문제로 시험을 치르게 하여 성적 순으로 1등에서 꼴등까지 공개하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지역간, 계층간, 학교간 학력격차가 드러나게 되는것은 편한 일이다. 이러한 서열화 된 실험에서 자유로운 입장에서 있을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되겠는가. 일제 고사 부활에서 경험했듯이 더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지역간 학교간 경쟁으로 이어지게 될것이고 교사와 학부모들 또한 이에 가세할것이다. 평가를 대비하기 위해 사교육 시장은 더욱 번창할 것이고 학교에서도 강제 보충수업이나 자율학습이 더욱 강화 될것이다. 교사들은 평가에 유리한 문제 풀이식 교육이나 반복위주의 학습으로 학생들을 더욱 다그치게 될것이다. 지난해 학업 성취도 평가권마저 기존 교육부 장관에서 시도 교육감까지 확대하여 앞으로 학업 성취도 평가가 늘어날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다. 시험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학생들의 학업부담과 스트레스는 더욱 심해 질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학력 격차가 드러나면 성적이 우수한 학교로 학생들이 몰려들게 될것이고 서울의 강남지역 학군으로 전학 하려는 경우와 같이 전국적인 현상에다 반복되다 보면 학교 선택권을 달라는 요구를 할것이며 학교 선택권의 부활은 고교 평준화를 해제하라는 주장이고 평준화 해제는 결국 고교 입시 부활로 이어지게 된다. 그동안 고교 평준화 제도는 입시위주의 교육을 환화한 것은 물론 학교간 격차를 해소하여 불평등한 교육 여건을 개선 하였다. 또한 고교 진학으로 인한 사교육비를 어느정도 감소 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고교 평준화가 해제되어 학교간 교육격차가 현실화 되었을때 어느 부모가 이른바 삼류 고등학교에 아이를 보내고 싶어 하겠는가. 이미 서열화 되어 있는 비평준화 지역 학생들의 교육문제는 평준화 지역보다 더욱 심각하다. 학업성취도가 낮을뿐만 아니라 학생간 학교간 위화감을 견디지 못해 지역을 떠나고 싶어한다. 교육정보 공개는 전국의 모든학생들을 서열화 하여 학교간 격차를 드러내고자 하는 시도로 본다. 현재 학생들은 이미 넘치도록 과도한 교육열과 경쟁적인 학습 노동으로 지쳐있다. 부모의 소득이나 학력에 따라서 발생하는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역차별이 우선되어야 한다. "한국 청소년들은 한국 교육에 상처받고 희망을 잃고 있다. 한국 교육을 어떨게 보십니까." 미국의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2007.6.3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청소년과의 미래 이야기'에서 학생들이 질문한 사례다.  한국이 세계를 이끌려면 현재 교육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학교교육은 미래를 대비하기 우한 지식을 주는 곳이 아니다. 의무적이고 같은 나이에 시작하고 비슷한 단계를 거치고, 반복적으로 암기 학습하는 공통적 속성이 있다. 공교육보다 다양성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새로운 교육시스템에 대한 실험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빨리 빨리 특유의 문화를 가지고 있는 한국은 기업이나 교육에 있어 신기술에서나 신속한 변화를 위한 빨리빨리는 굉장히 유용한 경쟁력이 된다. 속도와 시간이 우리삶의 가장 중요한 것이 되고 있다고 한국교육의 장래는 동서고금 선진제국의 교육제도를 우리 생활에 맞고 성장 동력에 맞는 교육제도 도입과 실험으로 시기에 맞는 제도로 정립되어 가야 할것 같다.
이학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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