德岩 덕암칼럼 세월호 침몰
100일째를 맞이하여
德岩 덕암칼럼 세월호 침몰
100일째를 맞이하여
  • 김균식 회장 kyunsik@daum.com
  • 승인 2014.07.24 11: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로써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00일이 지났다.

사건의 최종 주범으로 지목된 유병언 회장은 부패상태가 심하지만 신원이 확실(?)하다는 경찰 발표대로 마치 사건이 종지부지는 듯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검찰이나 청와대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유가족들은 물론 국민들까지 의구심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당초 사건이 발생했을 때 만큼이나 황당한 상황에 직면했다.

일각에서는 1980년대 고 박종철 사건 당시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말이 더 믿긴다는 비아냥과 함께 역대 미스테리 사건들을 나열하며 속 시원한 수사결과를 기다렸던 국민들에게 더 없는 허탈감을 안겨주었다.

피해가족들의 거주지인 안산에서는 더 말할 나위 없이 향후 진행방향을 못 잡고 있다.

이미 사자와 산자는 방향이 정해졌고 남은 숙제를 위해 단식투쟁은 물론 국회를 향한 행진이 이어졌지만 여전히 민심은 민심일 뿐. 천심으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유가족들에 대한 특별법이 무리가 있다는 여론까지 등장하면서 소위 두 번 죽이는 발언을 서슴치 않는다.

처음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우리 국민들은 하늘까지 원망하며 더 없는 슬픔에 잠겼었다. 미안하다. 잊지 않겠다. 행동하겠다.

그랬다.

국회에서는 특별법을 두고 당쟁의 핵심인 마냥 논쟁을 그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시간이 약이라는 여론은 양반이다.

놀러가다 변을 당한 것을 가지고 온갖 특혜를 다 준다며 사건 발생 초기의 분노는 점차 이론적인 원리해석으로 가고 있다. 같은 사안이라도 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진다.

희생자들은 자기의지와는 상관없이 운명을 달리했다. 모든 사람은 죽음 앞에 동등한 것이다. 그것이 애국이 목적이든 노동해방이나 성적을 비관한 수험생이나 애인에 대한 배신감이든 죽음이라는 단어 앞에 이승을 떠나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같은 것이다.

원치 않은 사고에 직면해 운명을 달리했다면 이들에 대한 위로는 망자 중심으로 가야 옳지 않을까. 망자는 살고 싶었을 뿐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잠시라도 살아있다고 가정하고 뭘 해 줄까 하고 묻는다면 아마도 평소 함께 지내왔던 가족이나 친구에 대한 애정이었으리라.

그에 대한 대안마련에 무슨 당쟁이 있으며 사망배경을 두고 비교우위에서 특별법의 당위성 운운하는가. 더도 덜도 말고 유가족이 되어 본 후 뒤따르는 보상이나 요구안에 대한 합법성을 짚어보는 것이 예의일 것이다.

본사와 불과 100여m 거리도 되지 않는 안산문화광장에서는 주말마다 촛불 추도회가 열린다. 광장에는 노란 리본과 온갖 염원이 구구절절이 매달린 채 망자들을 잊지 않겠다고 눈물겨운 기도를 이어간다.

굳이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과거 우리 민족은 수 십만명의 처녀들이 타관객지에서 짐승보다 못한 짓을 당하고 증거인멸로 생목숨을 잃었지만 불과 70년도 되지 않아 그러한 역사를 까마득히 잊고 산다.

정확히 말해 절대다수의 여론이 이를 외면하고 국민들조차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 보란듯이 일본 NHK 회장이 전쟁터에는 어디가나 위안부가 있었다는 말에 대해서도 별로 분개하지 않는다.

망각의 국민. 역사보다 경제가 먼저인 국가가 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광주민주와 운동으로 인한 수 많은 국민들의 죽음.

삼풍백화점은 물론 대구지하철, 성수대교 등 각종 대형사고가 터져 재발방지의 필요성을 침 튀기며 강조하지만 한번이라도 제대로 된 대안마련이 제시된 적이 있었던가.

이번 세월호 참사를 역사적 사건과 비교하자는 것이 아니라 같은 사고, 같은 역사적 희생은 언제 어디서든 터질 수 있지만 최소한 잊지말자 했으면 뭔가 결과가 있어야할 것 아닌가

사자의 안타까운 희생이 산자의 안전과 행복에 기여함으로써 그 희생이 헛되지 않을 수 있도록 깨어있는 국민의식이 절실한 시점이다.
김균식 회장
김균식 회장
kyunsik@daum.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