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종합 데스크칼럼
세월호 세월이 얼마나 더 흘러야
   
세월호법이 유가족들의 반발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여야 협상 자체의 해결점조차 사라져가고 있다.

국가 형법 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여당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면서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이 주어지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약 석달간이나 줄다리기 하던 세월호 관련 법안이 모두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싼 파행 정국은 이제 장기전으로 이어질 소지가 높아졌다. 새민연에서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문재인 의원이 세월호 유가족 단식 중단 호소에 합류, 국민들을 더욱 아리송하게 했다. 21일로 단식 3일째를 맞이한 문재인 의원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39일째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농성 중인 '유민아빠' 김영오 씨와 함께했다. 문 의원의 말대로라면 교황님은 우리 사회에 불러일으킨 위로와 치유의 감동을 일으킴에도 국가는 유가족의 아픔을 위로하고 치유해주기는커녕 고통을 더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사상최악의 사태에 직면한 대한민국의 안전이 사고 몇달이 지나도록 대안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는 동안 남은 자들의 고통또한 적잖은 파장을 안고 있다. 가령 세월호 참사이후 인천-제주간 화물선 운항이 끊기고, 제주-부산간 화물선 운항도 선박검사 강화로 선박적재 화물량이 30% 이상 줄어 해외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다.

추석 성수기와 감귤 출하를 앞두고 있는 제주도는 물류대란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농수산물을 수출상품화하고 서비스산업에 모든 걸 걸고 있는 수출기업들은 세월호 참사이후 끊긴 제주-인천 화물선 운항을 재개하고, 제주-부산 화물선 운항을 증편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세월호 사건 여파로 제주-인천간 화물선 운항이 중단됨에 따라 제주 화물이 부산으로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나 마찬가지다 이미 벌어진 사고로 인해 강화된 선박안전 기준은 원칙을 고수하고 이에 따른 엄격한 안전수칙 강화는 역풍을 몰고 왔다.

제주-부산간 화물선의 경우 증편 없이 선박 안전기준만 강화돼 적재 화물량이 오히려 30% 이상 줄어들어 수출 운송에 큰 차질을 빚고 있으며 참사 이후 수도권 반입 화물 지연과 물류비 상승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 이후 전국에 애도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문화와 레저, 관광, 서비스업 등의 분야에서 소비 둔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어 소위산사람도 죽어간다는 말이 실감나게 와 닿고있다.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5월 최근 경제동향'을 감안할 때 신용카드 사용 규모축소는 물론 백화점 매출감소에 이어 관광업계도 수학여행·체험학습 금지와 여행 기피 현상으로 매출 감소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관련 업계의 집계에 따르면 이번 사고 이후 수학여행 금지 등으로 취소된 관광은 모두 5476건, 18만8000여명에 이르고 업계 손실은 이달 2일 기준으로 276억원 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모두가 슬퍼할 때 웃어야 먹고사는 사람들에겐 직격탄이 됐다.

4월 넷째 주 주말 영화 관람객 수는 1년 전과 비교할 때 28.8% 줄었고 놀이공원 입장객 수도 68.3% 급감하는 등 세월호 참사로 발생된 경기 위축은 예상보다 심각했다.

정부 나름대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여행·운송·숙박업체 등에 대해서는 관광진흥개발금 150억원을 이용해 운영자금을 낮은 금리로 융자해주고 피해 우려 업종의 사업체가 신청하면 종합소득세와 부가가치세 납부 기한을 9개월까지 연장하는 등 구제책을 세우지만 정작 피해지역의 일반 상인들에게는 별로 와닿지 않는 부분이다.

인재로 인한 재앙의 진원지 안산에는 오늘따라 가을비가 하염없이 쏟아진다. 마치 먼저간 자나 남은자의 멍울을 대신하듯 연신 퍼붓고 있지만 세월만 갈 뿐 이렇다할 대안을 여전히 탁상공론으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사자의 희생이 산자의 안전에 일조할 수 있도록 안전과관련된 특별법이 하루빨리 마련되길 바랄 뿐이다.

덕암 김균식  kmaeil86@naver.com

<저작권자 © 경인매일,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덕암 김균식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