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자들이 짊어야 할 세금의 무게
가진 자들이 짊어야 할 세금의 무게
  • 오문영 기자 ohyoung777@hanmail.net
  • 승인 2014.12.1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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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강호동, 인순이, 김아중, 송혜교 등 유명 연예인들은 세금 탈루 의혹으로 큰 홍역을 치렀다. 이들은 소위 ‘가진 자들이 더하다’는 여론으로 인해 큰 뭇매를 맞았다.

몇 연예인의 경우 혐의가 없다는 결론이 난 후에도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몇 년 동안 대중들의 앞에 나서지 못했다. 이처럼 부자가 세금을 체납하거나 의혹이 있는 경우 이에 대한 여론은 더욱 네거티브 하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5일 지방세를 체납한 고액·상습 체납자 약 6천여 명의 명단이 각 시·도 홈페이지를 통해 전국적으로 동시에 공개됐다. 이들은 3,000만 원이 넘는 지방세를 1년이 넘도록 체납한 고액·상습 지방세 신규 체납자들이다.

특히 이들과 기존의 고액·상습체납자 공개자 인원 및 금액을 합치면 현재 약 1만 8000여명의 고액 상습 체납가가 2조 7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납부하지 않고 있다는 결론이 나와 시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공개 대상자 중에는 대기업 회장, 전직 고위 공무원, 종교인 등 사회지도층이 다수 포함돼 있어 ‘가진 자들이 더하다’는 시민들의 의견에 불을 지피고 있다.

세금 체납자 공개 명단을 본 시민들은 ‘이러니 재벌이 욕먹는 것’, ‘사회 지도층이라는 자들이 납세의 의무도 지키지 않으니 서민들은 오죽 하겠냐’, ‘저 돈만 회수해도 기존세금 안올려도 되겠다’, ‘하여간에 있는 놈들이 더하다’ 등 열을 올려 이들을 비난하고 있다.

이 같은 여론은 정부가 세수확보를 위해 내놓은 담배값 인상안과 맞물려 더욱 과열되고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담배값 인상으로 거둘 수 있는 세금은 2조 80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고, 시민들은 부자들의 세금을 부담해야 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행정자치부 및 관련 부처는 세금 체납자 명단 공개에 그치지 않고 출국금지 요청, 재산조사와 체납처분, 차량 번호판 영치, 관허사업제한 등의 제재를 강화하며, 대책마련에 힘을 쏟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소위 ‘가진 자’들의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회지도층이나 리더들이 갖춰야 할 덕목 중에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사회적으로 지위를 가진 사람들은 그들의 지위만큼 사회에 대한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뜻이다.

특권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르고 고귀한 신분일수록 의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이 말처럼, 우리나라의 기득권들이 그들의 힘만큼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솔선수범 할 때 ‘가진 자들이 더하다’는 시민들의 인식을 깨고 당당한 기득권의 모습을 갖추게 되지 않을까.

오문영 기자
오문영 기자
ohyoung7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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