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의 말장난 혼란만 가중
공공기관의 말장난 혼란만 가중
  • 경인매일 kmaeil86@naver.com
  • 승인 2014.12.2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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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을 보여야할 공공기관이 애매모호한 말장난으로 시민들이 혼란을 가중시키는 사례가 지적대상이 되고 있지만 꿋꿋이 견뎌내는(?) 사례가 있어 행정소신인지 안하무인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 이후 경기도 안산시는 도시전체가 참혹함 그 자체였지만 연이어 6·4 지방선거가 치러지고 선거운동조차 금지됐던 살벌한 시기가 있었다.
당시 유세율동은 물론 로고송까지 눈치보던 분위기였으나 선거가 끝나자 국내는 물론 웬만한 국가에서 조차 이목이 집중된 안산시의 민선6기 출발은 조심스럽기 그지없는 상황이었다. 이때 등장한 구호가 안산특별시였다.
전국민의 위로와 격려가 집중된 안산, 분명히 특별한 곳이기는 하지만 안산시가 하루아침에 안산특별시로 승격된 듯한 용어가 공식화 되면서 학생, 주부들은 물론 멘붕상태에 빠졌던 많은 시민들은 세월호 참사로 인해 안산시가 재난특별구역으로 지정된 이래 지역주민들은 일말의 기대를 했었다. 때 맞춰 등장한 안산특별시는 마치 안산시가 정부로 부터 특별한 보상이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처럼 기대감을 부추기는데 부족함 없는 기막힌(?) 단어였다.
어떤 취지에서 누구의 발생인지는 알 수 없으나 상당한 기대감 만큼이나 실망감 또한 컸던 게 절대 다수의 지배적 여론이다. 마치 새로 취임한 민선6기 제종길 안산시장이 내건 슬로건대로 안산시가 특별시로 승격된 듯 하다. 일시적으로 안산을 특별한 도시로 부각시키는데는 일조 할 수 있으나 이런 말장난으로 시민들에게 쓸데없는 혼란만 가중시키는 것이 시정 구호 제정의 목적은 아니었으리라.
실제 안산시청 홈페이지를 열어보면 <상상 그 이상을 꿈꾸는 도시>로 적혀있지 안산특별시란 단어는 어디에도 없다.
법률용어를 볼때 특별시란 특별 행정 구역으로서 정부가 직접 관할하며 우리나라에는 서울특별시 하나뿐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8일 대통령 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는 인구가 100만 명을 넘는 대도시는 도지사의 권한을 일부 위임받아 ‘특정시(特定市)’로 지정되고 50만∼100만 명의 중형 도시는 ‘특례시(特例市)’로 명명된다고 밝힌 바 있다. 
20개 항목으로 된 ‘지방자치발전 종합계획’을 발표안을 보면 안산시는 특례시에 포함될 예정이다. 행정기관이 시민들로 하여금 일시적인 감동을 줄수 있는 상상 그이상의 도시, 안산특별시는 이제 그만 막을 내려야한다.
시내 곳곳에 내붙인 현수막이나 공공게시판의 홍보물에서도 안산특별시는 더이상의 혼란을 가중시키기 전에 인정할건 인정하고 내릴줄 아는 용기도 보여줘야한다.
굳이 버텨봐야 쓸데 없는 오인과 불신만 초래할 소지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특별시가 아닌데 특별시인것 처럼 한다고 해서 시민들이 감동하거나 어떤 일말의 기대감을 갖진 않는다. 지적을 하면 인정할 줄 아는 것도 언론의 역할에 대한 행정기관의 예의다. 예의를 갖춘 행정기관에 대해 칭찬과 격려를 해줄 수 있는 것도 언론기관으로서의 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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