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불 켜진 마약단절
빨간불 켜진 마약단절
  • 경인매일 kmaeil86@naver.com
  • 승인 2014.12.2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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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향기를 즐기기 위해서 먹는 것들을 기호식품이라고 총칭한다. 인체에 필요한 직접적인 영양소의 섭취보다는 심리적, 생리적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함이 목적인 식품이다.

대표적으로 과자, 술, 음료, 담배 등이 이에 속한다. 반면에 대마초, 히로뽕, 코카인 등은 마약으로 구분되어 우리나라에서는 금하고 있다. 선택하여 다룰 수 있는 품목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서 마약은 마취작용을 하며 습관성을 가진 약으로 장기 복용하면 중독증상을 나타내는 물질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기호식품과 함께 중독성을 강하게 느낀다는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품목이 마약으로 구분되어 법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은 환각생태에 이르러 강력 범죄행위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백해무익하고 중독성이 강하다고 알려진 담배와 술은 강력 범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호식품으로 구분되어 법의 구속을 받지 않는 것이다.

마약에 대한 법적 제한은 각 나라마다 다르다. 미국과 네덜란드에서는 마약을 합법화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이를 강력히 제재하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마약을 밀수입하다 적발된 한국인이 사형된 사건이 있었다. 법의 효력범위를 자국 영토로 기준 삼는 속지주의 원칙에 근거해 중국법원이 관할권이 있고 중국형법 적용한 것이다.

복잡한 외교관계 속에서 사형집행을 강행한 것은 그만큼 마약에 대한 강력한 단절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경기경찰청은 태국 현지 총책으로부터 밀반입한 야바를 태국인들에게 유통한 국내 공급책 A씨와 판매와 투약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K씨 등 모두 52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태국에서 대마씨를 들여와 공장 인근 야산에서 재배를 하는 대범함까지 보여줬다. 자국 내에서 이렇게 조직적인 마약 재배·판매를 쉽게 생각한 외국인들을 괘씸하다고 여기기 전에, 마약에 대한 우리 인식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인이 중국에서 사형을 당해도 아무런 대척을 못하는 건 마약사범이기 때문이다.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에서 한두 번의 범법행위를 쉽게 생각했겠지만, 그 대가는 처참했다. 이젠 마약에 대해 인식을 바로 잡고 경각심을 가질 때다.

마약은 실제로 혼자 또는 집단적으로 사용한 후에 강력 범죄행위로 이어지는 것 뿐 아니라 시작하게 되면 생명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같은 양을 장기적으로 복용하면 그 쾌락의 정도가 서서히 약해져 더 많은 양을 복용해 쾌락을 유지하려고 한다.

몸은 서서히 망가지고, 양조절 실패로 치사량을 투여하여 사망하는 사례가 많다. 사회에서 가장 관심 갖는 성과 담배에 대한 교육처럼 마약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느낀다.

이미 국가적인 범주를 벗어난 품목인 만큼 대대적인 마약단절정책이 시행돼야 한다. 지금도 암암리에 이루어지고 있는 마약밀거래,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칠 것인지 먼저 외양간을 정비할 것인지. 이번에는 후자이길 바란다.

설석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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