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순간의 방심, 돌이킬 수 없는 산불이 되어
한 순간의 방심, 돌이킬 수 없는 산불이 되어
  • 설석용기자 kmaeil86@naver.com
  • 승인 2015.01.07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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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찬 바람이 몰아치는 겨울이면 누구나 방안대책을 강구하려 애를 쓴다. 따듯한 피복은 물론이거니와 각종 단열재와 다양한 형태로 출시되어 있는 히터를 충분히 준비해야 강력한 한파를 견뎌낼 수 있다.

그러나 오피스빌딩처럼 여러 사무실이 들어서있는 건물이나 학교 유치원 등 많은 인원이 응집해 있는 곳엔 방안대책만큼이나 소방안전대책이 중요하다.

추위를 견딜 수 있는 방안대책은 얼마든지 본인을 위해 투자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두툼한 패딩을 사거나 열선히터를 장만하는 것은 단지 나의 보온을 위한 투자이기 때문에 지출을 아까워하거나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반면에, 소방안전대책을 구축하는 것은 허비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다.

당장 추위는 피부로 와 닿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방안대책은 필수 불가결하다고 생각하지만, 소방안전을 위해 충분한 돈을 들여야 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소 냉소적이다. 가을이 지나 겨울이 오면 곳곳에서 발생한 화재소식이 연일 보도된다.

이들의 공통점으로는 소방안전에 대한 준비가 미흡했던 원인이 가장 많이 조사되고 있다.

건물에는 소방시설공사업법에 따른 소방안전시설이 모두 설비돼 있어야 한다. 그리고 시설에 대한 관리, 감독도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

지난 10월 27일 경기도 감사관실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소방시설 점검결과를 규정대로 보고하지 않거나 유지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사례는 무려 87건으로 나타났다.

적발된 사례에는 거짓으로 안전점검을 한 사실이 적발된 초등학교, 소화펌프 교체공사를 하지 않은 채 화재위험에 노출된 상태로 보름이상을 운영한 유치원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자칫하면 커다란 인재사고로 확대될 수 있었던 아주 아찔한 시간이었던 것이다.

뉴스에서 보도되는 화재사고가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는 방심은 가장 위험한 사고원인이 된다.

시작되면 한 순간에 모든 걸 앗아가는 화재사고는 홍수와 같이 인간이 어찌 할 도리가 없는 자연재해와는 성격이 다르다. 화재는 충분한 예방교육과 소방안전시설에 대한 철저한 관리로 방지할 수 있다. 해마다 발생하는 화재는 제대로 끄지 않은 담배 한 개피의 불씨에서 시작하곤 한다.

이런 안일한 생각과 올바른 안전교육 미흡은 사고를 초래하는 가장 큰 원인이다. 게다가 시설관리 미흡은 중범죄에 해당한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삽시간에 퍼지는 불에 습성에 뒤 늦은 대처는 의미 없는 아우성일 뿐일 테니까 말이다.

불조심,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 순간의 실수와 방심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은 여러 사례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규정대로만 해도 사고발생률을 점진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소방안전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확립하고, 정해진 규율을 지키려는 노력만이 우리를 불구덩이에서 구해줄 수 있을 것이다.

설석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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