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민의 기자수첩]행정기관의 근시안적 기획, 책임은 누가?
[윤성민의 기자수첩]행정기관의 근시안적 기획, 책임은 누가?
  • 윤성민 기자 kmaeil86@naver.com
  • 승인 2015.02.04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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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손 댈 수 없을 만큼 꼬아 둔 한 퍼즐은, 처음 퍼즐을 꼰 사람만이 풀 수 있다.

매듭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묶은 매듭은 자신이 풀어야 한다. 이러한 말을 가리켜 결자해지(結者解之)라 한다.

안산시의 노적봉 폭포사태는, 이러한 기본적인 사자성어조차 지키고 있지 못하는 듯 하다.

안산소나타, 통칭 “공룡알”로 인한 몸살이 채 낫기도 전, 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공룡알은 건설 당시 20억 9천만 원이라는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였으나 실 제작비는 6억 원에도 미치지 못했고, 예산에 관하여 당시 담당 공무원이 형사처벌 받은 것을 제외한 모든 부분이 명쾌한 결론 없이 꺼림칙하게 마무리된 안산의 어두운 면이다.

시민들이 그 예산으로 작은 도서관을 비롯한 시설물 건립을 요구했으나 막무가내로 이곳에 20여억 원을 투자한 것은 시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아이러니다.

결국 구조물에 생긴 새파란 녹처럼, 각종 불법과 비리로 점철된 공룡알은 오명을 뒤집어 쓴 채 철거되었다.

이렇듯 예산낭비와 부실공사로 얼룩진 공룡알 사건은 시민들로부터 시청과 의회에 대한 신뢰를 잃게 만드는 계기였다.

이러한 공룡알 사건으로 시청과 의회에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또다시 노적봉 폭포문제가 불거졌다는 것은 안일한 행정기획의 단면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 할 수 있다.

세금 20여억 원을 투자하여 건설한 노적봉 인공폭포는, 수려한 물줄기와 빛무리로 관광객들과 시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안산의 명물이었으나, 깨지고 부서지고 녹슨 채 문을 걸어 잠그고 있는 현재의 모습은 보기 좋은 애물단지라는 말이 썩 잘 어울린다.

또한 시설물의 정밀안전진단에서 각각 D등급과 E등급을 받은 구조부와 인조암은 더 이상 그대로 사용할 수 없는 상태이나, 시에서는 그 상태를 방관한 채 작년 5월부터 9월까지 그대로 개장하는 모습을 보여 충격을 더한다.

특히 작년 5월은 세월호 참사로인해 전 국민이 슬픔을 겪던 시기임에도 안전에 대한 별다른 조치 없이 개장한 사실은 안전불감증을 넘어 방관의 극치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 됐다.

부실공사 여부도 재조명 해 볼 필요가 있다. 노후화돼 부서져 내린 인공암 사이로 보이는 벽돌조각이나, 시멘트에 반쯤 파묻힌 안전모의 흉물스런 모습, 이리 저리 휘어지고 구부러진 골재 철근 등 흉물스러운 각종 건축 폐기물로 뒤범벅된 모습은 건설과 안전에 대한 기본적 수칙이 과연 철저히 지켜졌는지에 대한 의문마저 들게 한다.

또한 시공업체의 부실공사를 감사하지 않은 관련 부서에 대한 책임도 요구된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하루 평균 4~5천명 시민의 안전을 무책임하게 방조한 담당 부서에 대한 엄중한 감사가 필요하다.

또한 문제점이 발견될시 응당한 처분이 뒤따라야 한다.

시는 D, E등급을 받고서야 폭포의 가동을 중지하고 폐쇄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후약방문이란 이렇듯 안일한 모습을 두고 말하는 것이다.

시가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대안보다는 어물쩍 넘어가려는 모습으로 비춰진다.부실한 관리감독의 당사자들이 이 사태에 답변해야 할 시기이다.

자신이 묶은 매듭은 자신이 풀어야 하는 것처럼, 무너져 가는 인공폭포의 부실공사에 대한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근시안적 면피용 행정은 근절되어야 한다. 눈앞에 다가온 이득만을 바라볼 때 따라오는 사고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클 것이다.

시는 하루빨리 노적봉폭포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 안전하고 아름다운 공원을 시민에게 돌려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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