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민의 기자수첩]지금 대한민국은 알바열풍
[윤성민의 기자수첩]지금 대한민국은 알바열풍
  • 윤성민기자 kmaeil86@naver.com
  • 승인 2015.02.11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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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이 펜 대신 쟁기를 들고 있다. 그야말로 주경야독(晝耕夜讀)하고 있는 것이다. 예전 대학가의 고학생들만이 아르바이트에 매진했던 것과는 다르게, 연이은 물가상승과 감당할 수 없이 비싼 학비는 학생들을 점점 아르바이트의 현장으로 내몰고 있다.

어느덧 대학생의 아르바이트는 유행 아닌 유행이 되어간다. 주말과 평일에 서로 다른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른바 ‘투 잡’을 뛰는 학생들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통해 벌어들이는 최저임금 5,580원은 학자금대출이나 높은 물가와 비교할 때 턱없이 적기만 하다.

대학 입학과 동시에 학자금대출을 통해 빚을 안고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대학은 학문의 상아탑이 아닌, 좋은 휴게실이 되어만 간다.

밤늦게까지 계속되는 고된 아르바이트로 인해 피로가 축적된 학생들에게 대학은 엎드려 잘 공간만을 제공하고 있으며 수업을 진행하는 교수들은 좋은 수면제만을 제공하고 있다.

학업을 위해 삶의 현장으로 내몰리건만, 정작 학교에서는 수업을 들을 수조차 없을 만큼 피곤해하는 학생들을 보노라면 참으로 주객이 전도된 슬픈 현실의 면면을 마주할 수 있다.

국가에서는 3조 6,0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반값 등록금을 실현시키고자 노력하고, 각 대학에서도 여러 명목의 장학금을 운용해 학생들이 학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

그런데 그를 한참 눈 아래로 보는 높은 등록금과 물가, 그리고 각종 장학금의 부당징수는 여전히 수업 중 엎드려있는 대학생들을 일으켜 세우지 못하게 한다.

학생들은 무작정 일터로 나가는데, 정작 삶의 현장으로 몰리는 대학생들의 처우는 개선되지 않는다. 종사자들의 시간이 많지 않고 전문적 기술을 요하지 않는 아르바이트의 특성 상,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학생들이 주를 이룬다.

사람을 상대하는 것이 주 업무인 서비스업은 정해진 일 외에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폭언, 반말 등은 기본이고 폭행과 성추행까지도 다반사다.

그러나 이들 아르바이트생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손님과 싸웠다고 일방적으로 해고하는 고용주, 심각한 인격모독을 당했음에도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청년들의 기사를 마주할 때면 삶의 현장에 있는 대한민국 대학생의 인권이 어디 쯤 서 있는지를 짐작케 한다.

대학생들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 대학 졸업장을 요구하는 사회풍토와, 무작위로 난립한 대학들의 상황은 너도 나도 대학에 가야만 할 것 같은 분위기의 사회를 만들어갔고, 그러한 사회 분위기에 휩쓸린 대학생들은 자신의 중심을 잡지 못한 채 현실에 꺾이고 만다.

청년은 우리의 미래다. 우리의 미래를 무작정 현실에 던져둔 채 외면하는 현실의 풍토를 성토해야한다. 대학생들이 쟁기가 아닌 펜을 들고 진정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학문에 힘쓰는 건강한 대한민국이 이룩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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