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에 대한 의문
비리에 대한 의문
  • 설석용기자 kmaeil86@naver.com
  • 승인 2015.03.16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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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위원이 되기 위해서는 인사청문회라는 과정을 겪어야 한다. 정부가 제출한 임명동의안을 국회가 받아들이는 절차인데, 이것의 본질은 업무 수행 능력을 평가하는 것임에도 청문회장에서는 후보자들의 비리 의혹에 대한 질의응답이 주 내용으로 다뤄진다.

이런 모습으로 변질된 것도 문제지만 가장 안타까운 것은 후보자는 누구나 ‘비리 의혹’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주일동안 진행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결같은 모습은 후보자들의 병역문제, 다운계약서 작성, 탈세 등 고질적인 비리에 대한 논쟁이었다.

공직자의 월급은 불을 보듯 뻔한데 상식을 벗어난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거나 대한민국 남자들의 식지 않는 감자인 병역문제에 대해서 왜 결백하지 못한 것인지 이해하기가 힘들다.

공직자의 신분뿐만 아니라 신체건강한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병역의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그래서 이들은 신체건강한 조건을 만들지 않는 노력을 하는 것일까. 아니면 공직자의 식솔(본인, 자식)은 다 병영생활을 하지 못 할 만큼 건강하지 못한 것일까.

사실이 중요하다. 군대를 가지 못할 만큼의 병원진단이 있다는 사실, 청문회 후보자들의 대부분은 병역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 이 두 가지 사실이 국민을 혼란스럽게 한다.

병역문제는 대한민국 남자들에게는 죽을 때까지 따라다니는 꼬리표 같은 것이다. 어느 술자리나 남자들이 있는 곳이라면 빠지지 않는 안주거리이기도 하고, 군대를 안 가려고 노력하다가 외국으로 쫓겨나기도 한다.

한 인기연예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기까지 하는 것이 바로 우리나라 군문제다. 그러나 청문회장에 등장할 정도의 인사들에겐 이것이 별로 대수로운 일은 아닌 듯 해보였다.

정상적으로 병역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구설수에는 오르지만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이제는 병역기피 의혹은 당연하다는 식의 인식마저 들게 한다. 반대로 군생활을 정상적으로 마쳤다면 박수를 받는 시대가 왔다. 신체건강한 대한민국 남자라면 군복무는 당연한 것인데 말이다.

군문제 만큼이나 항상 따라다니는 의혹 안건에는 다운계약서 작성, 부동산 투기 등의 재산증식이 있다. 누구나 재산을 불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제기를 하지 못 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만의 세상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 문제다. 근근히 하루를 버티는 서민들에게는 알아도 못 할 일이고, 몰라서도 못 할 일이다.

어느 청문회장이나 이런 문제들로만 질의가 오고 간다는 것이 안타까운 세상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의혹이 많은 인사를 더 높은 고위직으로 임명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뿐더러, ‘왜 고위공직 인사들은 청렴하면 안 되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본인이 국무위원이 되고자 한다면 스스로 자격과 자질을 갖춰 국민에게 존경받는 위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 국민의 거친 한 숨 소리도 점차 줄어들 것이다.

설석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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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aeil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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