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말이면 각 언론사가 1년간 보도해 온 취재 내용 중 굵직한 대형사건을 취합해 발표하는 10대 뉴스가 대미를 장식한다.
독자들이나 시청자들은 언론사가 특별히 선정한 뉴스를 중심으로 이슈화된 지난 일들을 회상하기도 하는데 24일 크리스마스이브까지 진행된 9차 촛불집회는 당연한 탑으로 올라와 있다.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된 한국 국민들의 침묵시위는 점차 축제 형식으로 발전해가며 현재까지 아무런 불상사 없이 추구하는 바가 이뤄지고 있다.
뿐이랴. 감히 어떤 세력도 거론하지 못했던 현직 대통령에 대한 하야촉구로 국회의 탄핵이 가결되고 이제 본격적인 수사도 착수됐다.
일각에서는 천문학적 자금이 발견되었다는 등 사태는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다음으로는 최근 한국은 물론 지구촌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는 AI사태가 손꼽히고 있다. 어제까지 살처분 된 닭만해도 약 2,500만 마리, 방역당국의 위기대응 메뉴얼이 또 한 차례 여론의 뭇매를 맞게 됐다.
컨트롤 타워가 시원찮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돌이켜보면 4월 총선에서 16년 만에 여소야대로 국민들의 민심이 여의도를 강타했고 이 때부터 새누리당의 위기는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집무정지와 함께 보란 듯이 탈당에서 분당으로 간판을 바꿔가는 현역 의원들의 발빠른 줄서기에 국민들은 또 한 차례 아연실색이다.
이름표 바꿔 단다고 사람이 달라질까. 각설하고, 위의 몇 가지 뉴스 외에 국민들의 기억에 남을 만한 좋은 소식은 없을까.
역사교과서 개정으로 인한 국민들의 저항, 사드배치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분노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이미 백성의 소리는 소리일 뿐 반영되지 않는 독백에 불과했고 언론 또한 편파적이라는 여론 속에 바른말을 하지도 못했지만 해도 믿어주지 않을 만큼 신뢰를 잃었다.
국민들 재갈물리기로 각인되었던 테러방지 법안은 이를 저지하려는 야당이 필리버스터로 맞섰지만 결론은 저지라는 명분만 남겼다.
경제적으로는 한진해운의 부도로 국내 경제에 한파가 몰아쳤고 9월에는 경주시 성건동에서 5.8이 지진이 발생, 한반도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경고를 남겼다.
반면 북한에서는 한 달이 멀다하고 미사일을 동해로 시험 발사하는 대담함을 보였고 강대국들의 핵전쟁 위기의식은 더욱 높아졌다.
돌아보면 올 한해는 국내·외적으로 잠시도 편할 날이 없는 위기의 연속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헌재의 판결에 따라 대통령의 임기가 종료될 경우 발생될 혼란과 국제정세에 대처할 컨트롤 타워부재의 연속성이다.
위대한 국민, 위험한 정권, 위기의 한반도, 이 모든 것이 얼마 남지 않은 2016년의 안전한 마감을 향해 한걸음씩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이쯤하면 올해 훈련은 충분하다 싶다.
이제 다가오는 2017년 정유년은 올해보다 좋은 일만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연말 대미를 폼 나게 장식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하루빨리 종지부를 찍어야 뉴스 본연의 기능과 역할을 할 것 아니겠는가.
온통 나라가, 뉴스가, 최순실 빼면 보고 들을게 없다. 민생치안이나 복지 등 헤아려야 할 문제들이 산적한 데 언제까지 질질 끌고 갈 것인가. 제대로 불면 한방에 끝날 일을 끝까지 국민들한테, 역사에 짐이 될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