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전 대통령, 영장실질심사 몸소 출석…중앙지법 출두 후 ‘침묵’
朴 전 대통령, 영장실질심사 몸소 출석…중앙지법 출두 후 ‘침묵’
  • 박정배 기자 jayman1@naver.com
  • 승인 2017.03.31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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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계 의원 및 남동생 지만 씨 배웅…지지자들 한바탕 오열
박근혜 전 대통령이 30일 오전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출석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을 태운 승용차는 30일 오전 10시 9분경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를 출발해 11분 만인 오전 10시 20분에 중앙지법 청사에 도착했다.

박 전 대통령은 법원에 도착한 뒤 취재진이 ‘뇌물 혐의를 인정하냐’ 등의 질문을 던졌으나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는 곧바로 321호 법정으로 들어갔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1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도착했을 당시에는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그는 자신을 배웅하기 위해 사저 앞에 모인 자유한국당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을 나타냈다. 서청원 의원만 모습을 보이지 않았을 뿐, 최경환·유기준·조원진·윤상현·이우현·김태흠·박대출·이완영 의원 등 7명은 몸소 사저 앞을 방문했다.

친박계 의원들이 사저 1층 앞 주차장에서 박 전 대통령을 기다린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의 남동생 지만 씨와 부인 서향희 씨가 자택 안으로 들어가 2층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났다.

박 전 대통령은 이들 친박계 의원들에게 “여러 가지로 바쁜데 다들 오셨냐”며 “나 때문에 미안하다”고 말했다는 전언이다. 이에 의원들이 “건강 지키시라”, “힘내시라”, “이겨내시라”고 말하자 박 전 대통령은 “고맙다”고 답했다.

지만 씨와 서씨는 박 전 대통령을 만나고 나온 뒤 눈시울이 붉어졌다는 전언이다. 박 전 대통령의 눈가도 젖어있었다.

지만 씨 부부는 박 전 대통령이 떠난 뒤 약 10분 후 집 밖으로 나왔다. 이들은 곧바로 동작구 현충원에 들러 오전 10시 50분경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를 참배했다.

박 전 대통령과 지만 씨의 만남은 지난 2013년 2월 25일 제18대 대통령 취임식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의 여동생 근령 씨는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근령 씨의 남편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가 오전 일찍 자택 인근에 나타나 집 근처를 배회했다.

신씨는 최근 경호원을 거쳐 박 전 대통령에게 쪽지를 전달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 세간의 이야기를 부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만 씨 부부와는 달리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

박 전 대통령이 집을 나서자 지지자들은 오열하면서 한바탕 비명을 질렀따. 이들은 전날부터 밤을 새우거나 이른 아침부터 자택 앞에 나왔다.

일부는 박 전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막겠다며 ‘영장기각’, ‘고영태를 잡아라’ 등 구호를 외치면서 차량을 막았으나 곧바로 경찰에 의해 제지됐다.

여성 지지자 4명은 지만 씨의 팔을 붙잡고 흐느꼈다. 다른 중년 여성 지지자는 가까이 있던 이완영 의원에게 “제발 대통령님 좀 살려주세요”라며 오열했다.

일부는 지만 씨에게 질문하는 기자들에게 “우리 대통령님 가족 건드리지 말라”고 소리치며 옷과 가방을 잡아 뜯기도 했다.

이들 지지자는 박 전 대통령이 법원 청사 안으로 들어간 이후에도 자택 앞에서 떠나지 않고 ‘영장기각’, ‘법원가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박 전 대통령을 태운 승용차는 선정릉역과 교보타워사거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을 지나 중앙지법으로 향했다.

국회 이민봉·박정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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