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바른 통합 문제, 대표직 걸고 전당원투표로”
안철수 “국민-바른 통합 문제, 대표직 걸고 전당원투표로”
  • 박정배 기자 jayman1@naver.com
  • 승인 2017.12.2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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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계 중진 “당원 향한 전쟁 선포…공작정치 그만두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바른정당과의 통합과 관련, 전당원투표를 제안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와 관련, 전(全)당원투표를 전격적으로 제안했다.

안 대표는 20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결연한 각오로 국민의당 당 대표 직위와 권한 모든 것을 걸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전당원의 의견을 묻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한 달 동안 전국을 다니며 우리 당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진솔한 의견을 들었다”며 “당원들이 얼마나 당의 생존을 절박하게 걱정하고 변화를 열망하는지 느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원과 지지자들의 목소리는 지금까지 울타리를 과감하게 뛰어넘어 중도개혁 세력을 결집해 새로운 도전의 길로 나아가란 명령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두 달간 여러 차례 실시한 여론조사와 폭넓은 당원 대상 조사도 통합을 강력하게 지지했고 호남 여론도 예외는 아니었다”며 “안타깝게 일부 중진이 근거를 알 수 없는 호남 여론을 앞세워 통합을 반대하며 대표 재신임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반대하는 호남계 중진에 대한 사실상 선전포고다.

안 대표는 “이제 당의 혼란을 조속히 정리하고 마음을 모아야 할 때”라며 “통합에 대한 찬반으로 대표에 대한 재신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원의 찬성이 확인되면 단호하고 신속하게 통합절차를 밟아 나가겠다”며 “신속한 작업 후 새 당의 성공과 새 인물 수혈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당원의 뜻이 반대로 확인될 경우 사퇴는 물론이고, 그 어떤 것이라도 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안 대표는 “당심은 구성원 누구도 거부할 수 없다”며 “계속해서 당이 미래로 가는 길을 가로막고 서서 자신의 정치 이득에 매달리려는 사람이 있다면 거취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해 호남계 중진을 계속 몰아붙였다.

구체적인 투표 시기와 관련해선 “투표 절차는 즉각 개시하고 신속하게 끝내겠다”며 “(방식은) 객관성이 검증돼 각 정당이 대표 선출에 쓰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호남의 지지로 우뚝 선 정당으로서 호남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긴다”면서 “국민의당이 앞장서 김대중 정신을 호도하는 구태 정치, 기득권 정치를 끝내야 하며, 그것이 진정한 호남 정신의 회복”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당이 구태 정치와 결별하고 통합의 길, 미래의 길에 오를 수 있도록 국민의 관심과 당원의 지지가 절박하다”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회견 후 취재진을 만난 안 대표는 “지금은 전당원투표를 통해 재신임을 묻겠다는 것이고, 만약 재신임이 통과되면 전당대회를 통해 정식으로 합당하겠다”며 “이는 당원이 당의 주인이고 당원들의 뜻을 존중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통합에 반대하시는 분들도 모두 당원이 주인이라고 말한 바 있고, 그분들 말씀대로 뜻을 묻고자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와의 사전 교감 여부에 대해서는 “이 내용에 대해서는 이야기 나누지 못했다”고 전했다. 손학규 고문과의 상의 여부와 관련해서는 “미국에 가시기 전에 어느 정도 이야기를 나눈 다음에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며 “귀국하면 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 대 당 통합 여부 등 구체적 안건에 대해선 “올해 내로 재신임 투표를 끝내고 방향에 대해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이고, 많은 당원이 찬성하면 구체적 절차는 내년 1월부터 밟아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안건은 곧 소집될 당무위에서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호남계 중진들은 격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전쟁선포’, ‘공작정치’ 등의 표현을 써가며 거친 대응을 예고했다.

특히 바른정당 내에서 통합 시 배제 인물로 거론된 천정배·정동영·박지원 의원 등의 반대가 상당하다.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안 대표의 전당원투표 제안에 대해 “한마디로 당원과 당 소속 의원들에게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며 “바른정당과 통합 여부를 자신의 재신임과 연계해 전당원투표를 하자는 것은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모든 정당의 당헌·당규에 당의 합당 및 해산 결정은 전당대회에서만 하도록 하고 있다”며 “당을 반으로 갈라놓고 당헌·당규를 위반하는 전당원투표를 즉각 중단하고, 당원과 국민을 볼모로 더 이상 분열의 게임을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그는 “호남 중진들의 거취 운운하는 것도 결국은 통합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당을 나가라는 말”이라며 “통합 추진을 위한 모든 꼼수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천정배 전 대표도 보도자료를 내고 “보수 적폐의 빅 텐트로 투항하는 것이 미래로 가는 길이냐”며 “공작적 정치를 그만두고 나라를 살리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전 대표는 “안 대표의 공작적이고 비민주적인 리더십이 당을 만신창이로 만들고 있다”며 “호남 지방의원들도 전원이 탈당계를 내놓고 통합 중단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바른정당은 이 시대 최악의 적폐인 냉전적 안보관과 호남에 대한 지역 차별적 자세를 가진 적폐정당이자 자유한국당의 부스러기 정당일 뿐”이라며 “국민의당이 적폐세력 재기를 돕는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면 촛불혁명이 만들어 낸 국가 대개혁의 기회는 무산돼 버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박정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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