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칼럼> 갈수록 길어지는 불황의 그림자
<덕암칼럼> 갈수록 길어지는 불황의 그림자
  • 경인매일 회장 德岩 金均式 kmaeil86@naver.com
  • 승인 2018.08.20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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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이란 말은 최근뿐만 아니라 십년, 이십년 전에도 늘 입버릇처럼 해오던 말이다.

조선시대에도 가뭄에 기근이 있었고 탐관오리들의 착취에 허기진 배를 굶주리다 못한 백성들이 난을 일으키기도 했다.

사흘 굶어 담 넘지 않는 자 없다거나 쥐도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는 속담까지 있을 만큼 가난은 사람을 피폐하고 인색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현대판 보릿고개, 혹자는 최근 경제상황에 대해 피죽도 못 먹는 보릿고개나 다름없는 흉년이라고 지적한다.

과거마냥 굶어 죽는 사람이야 없겠지만 최소한의 사회활동이 곤란한 계층이 갈수록 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은 그나마 고용하던 아르바이트생마저 정리해야하는 자영업자들의 혹독한 도미노로 이어지고 음식점의 경우 10곳 개업에 9곳 넘게 폐업을 하는 바람에 서울 황학동 중고시장은 넘치는 중고물품으로 인해 가게마다 매출이 바닥을 치고 있다.

그나마 유통업계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이어온 편의점 업체들까지 최저임금 인상으로 편의점 산업 전체가 본격적인‘빙하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운영 중인 곳도 중요하겠지만 편의점 개업을 예상하던 잠재시장까지 얼어붙었다는 판세가 지배적이다. 이쯤 되면 해결방안이 나올 법도 한데 희망이라곤 책상머리에 앉아 제시하는 근시안적 대안 뿐, 피부에 와 닿을 만한 내용은 전무한 실정이다.

개인사업장 직원들 급여까지 정부가 최저임금보장이란 달콤한 말로 생색을 내다가 결국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지니 실업급여에 각종 수당이란 명분으로 현금 땜질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궁극적인 방법을 세우기보다 일시적인 사탕발림으로 면피하는 것이나 진배없다.

실제로 최저임금의 수혜자는 근로자이며 절대 다수의 근로자에게 인심을 얻을 순 있으나 종래에는 일자리가 줄어들어 악순환의 굴레만 만들어 지는 것이다.

민중봉기, 참다못한 자영업자들이 거리로 뛰쳐나오지만 나와 봤자 할 수 있는 건 극히 제한적이다.

언론에도 관심을 끌지 못하고 폐업한 업자들의 집기들만 고물상을 산더미처럼 채우는 것일 뿐, 달라질 건 없는 게 현실이다.  

그나마 남아있는 업자들도 폭염에 동반 폭등하는 식자재 값과 돌아야 할 돈이 돌지 않자 매출추락에 부채질하는 암담한 현주소는 점점 자리를 굳혀가고 있는 것이다.

시장판이나 공사판이나 아니면 도박판에서조차 현재 경제 상황은 IMF 보다 더 나을게 없다는 자조 섞인 탄식이 그치지 않고 있다.

이제 한 달 남짓 남은 민족 대명절 추석은 여느 해보다 물가의 고공행진이 예상된다.

웬만한 중산층이 아니면 제수용품 구입에 엄두를 못 낼 것이고 영세민들은 먹고 사는 것만도 벅찬 상황임을 감안하면 지금이야말로 물가뭄 만큼이나 돈가뭄이 심하다고 할 것이다.

실제로 소상공인들은 자신들의 사업에 사형선고를 내린 것이라며 2년 동안 최저임금이 29%나 오른 점은 정부의 안일한 탁상행정이 가져온 참극이라는 주장이다.

기껏해야 세금절감이나 카드 수수료비 인하 등인데 이런 요소들이 전반적인 불황 타계책으로는 턱 없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이제 올 때 까지 왔고 참을 만큼 참았다는 게 자영업자들의 입장이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소상공인들의 외침은 막다른 골목에서 고양이한테 몰린 쥐나 다름없는 형국이다.

말로만 떠드는 것보다 제대로 된 정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가난은 나라도 못 구한다 했다. 어설픈 정책이 빚어낸 참극이나 다름없다.

50대 가장들의 자살률이 가장 높고 그중 경제적 어려움이 첫째라는 점은 그냥 넘겨야할 통계가 아니라 현 시점에 갈수록 길어지는 불황의 그림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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