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화재, 소방시스템의 허술함
이천화재, 소방시스템의 허술함
  • 경인매일 kmaeil@
  • 승인 2008.01.1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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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시 화재참사로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겼다. 유족들은 화재가 발생한지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불구 사망자의 신원이 전부 파악되지 않아 더욱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희생자 중에는 인력시장에서 하루 벌어 생계를 꾸려가는 노동자들과 머나먼 타국에서 코리안드림을 꿈꾸고 입국한 조선족들이 포함됐다. 화마에 그들의 희망도 함께 불 타버린 것이다.이번 화재는 업체측이 냉동창고를 서둘러 개방하기 위해 안전시설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위험천만한 현장에서 마무리 공사작업을 강행하다 벌어진 비극이다. 화재가 발생한 날 인부들은 화재위험이 높은 각종 인화성 물질이 방치된 곳에서 작업을 진행했다. 더욱이 실내는 미로처럼 복잡한 구조로 설계되어 화재가 발생하면 비상구조차 찾기 힘든 곳이었다. 그나마 비상구도 1곳밖에 설치되어 있지 않아 무용지물이나 다름없었다. 실제로 일부는 밀폐된 공간에서 유증기가 가득 차 대피할 곳을 찾지 못하자 불길에 휩쓸려 생명을 잃고 말았다.화재원인은 경찰이 수사중에 있어 조만간 구체적으로 밝혀질 예정이다. 하지만 좀더 근본 원인을 지적한다면 이익을 올리는데 혈안이 되어 소방시설 준비를 철저히 감독하지 않은 업체측의 잘못이 크다. 업체는 인화성 물질이 산재되어 있어 인부들이 화재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작업상황에서 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현장에 별도로 감독관을 배치하지 않아 화재를 키웠다. 업체의 안일한 생각으로 화재위험을 방치한 잘못이 아무 죄없는 근로자 40명을 저승길로 내몰았던 것이다.또한 이천시와 이천소방서도 화재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곳은 업체측이 편법을 동원해 냉동창고 인허가와 소방필증을 발급받았다고 해도 불법건축과 화재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점검을 철저히 실시하지 않았던 점은 문제로 지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화재를 차단하지 못한 소방점검 시스템의 허술함이 문제로 대두됐다. 업체측은 소방안전 관리를 뒷전으로 미뤄두고 당국의 허락없이 구조물 용도변경을 서슴치 않는데도 불구 이를 차단할 법적 제도가 미비해 시한폭탄 같은 작업현장을 방치했다는 것이다. 이번 화재는 대형화재를 예방하지 못한 우리나라 소방체계의 총체적 한계를 증명한 사건이다. 화재는 한 사람의 잘못으로만 터지는 사고가 아니다. 인간의 실수가 사람의 목숨을 잃게 만드는 화재를 일으키는 것이다. 특히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업체측만 탓할 수는 없다. 정부는 이번 화재참사를 통해 더 이상 화재로 인한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소방시설 준비에 소홀한 업체측을 사전에 철저히 점검할 수 있는 소방체계를 빠른 시일내에 보완해 마련해야 할 것이다. 화마로 숨진 희생자 40명이 저 하늘에서 다시 슬퍼하며 눈물을 흘리지 않게 말이다. 정부는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책임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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