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논현경찰서, 대한민국과 디지털성범죄
인천 논현경찰서, 대한민국과 디지털성범죄
  • 임영화 기자 kmaeil86@naver.com
  • 승인 2020.04.07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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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논현경찰서 사이버팀, 박준수
인천 논현경찰서 사이버팀, 박준수

탄생의 계절, 봄이 왔다. 산과 들이 파스텔 풍으로 물들어가고 있고, 마음 한 편에는 설렘이 자리 잡고 있다. 이토록 아름다운 계절인 봄에 대한민국은 안 좋은 소식들로 떠들썩하다.

코로나 바이러스부터 신천지 사건, 그리고 N번방 사건까지 그 어떤 때보다 대한민국은 불안과 분노에 휩싸여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단연, N번방 사건이 있다.

사건을 접하고 사이버팀 수사관으로서 언제부터 어떻게 잘못되어 사태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곪아온 것일까 생각해보았다. 우리나라의 실태만 보고 판단했을 때, 그릇된 성(性)문화에 기인하여 발생한 문제라고 생각했다.

우리나라는 유교 문화권에 속해 있어서 보수적인 성(性)관념을 가지고 있을 것 같지만, 성(性)을 놀이처럼 가볍게 여기는 문화가 만연해있다. 끊임없이 단속해도 사라지지 않는 성매매업소와 유사성매매업소가 그러한 문화의 일면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러한 가벼운 성(性)문화가 N번방의 조주빈 일당과 같은 왜곡된 성(性)관념을 가진 자들을 만든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생각해볼 문제다.

인터넷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공간보다 훨씬 더 큰 파급력을 지니고 있다. 인터넷, SNS에서 형성되는 문화는 굉장한 속도로 전 세계에 퍼져간다.

우리나라의 K-POP 문화가 지구 반대편에 있는 미국과 유럽에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인터넷과 SNS의 힘이 크다. 이처럼 파급력이 굉장히 큰 인터넷을 좋지 않은 목적을 가지고 도구로 이용하면 파급력이 큰 만큼 결과도 참담하다.

N번방 사건으로 수많은 피해자들이 발생하고 범행이 사회적으로 이슈화된 뒤에도 상당한 시간 동안 피의자들을 특정하지 못했던 이유는 그들이 SNS에서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그들은 인터넷, SNS의 특성인 익명성과 보안성,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함께 존재할 수 있는 무한한 공간을 도구로 피해자들을 참혹하게 유린하였다.

제2의 N번방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해 첫 번째로 할 일은 국민 모두가 올바른 성(性)관념을 갖추고 올바른 성(性)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둘째로는 인터넷과 SNS상에서 행하는 모든 행위에 대해서 경각심을 가지는 것이다.

온라인의 특성상, 익명성이 보장되어 있고 행동이 가시적이지 않기 때문에 경각심과 책임감을 덜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오프라인에서 준법정신이 투철한 사람도 온라인상에서 위법한 행동을 저지르기가 쉽다. 또한, 온라인에서 노출한 나의 정보를 누구나 쉽게 열람할 수 있고 악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조주빈 일당은 피해자들이 인터넷에 직접 공개해놓은 정보를 이용하여 피해자들을 협박하였다. 그러므로 경각심을 가지고 온라인상 자신의 행동을 잘 처신하고 동시에 자신과 관련된 정보를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혹시라도 온라인상에서 누군가에게 협박을 당하고 있다면, 가족과 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다.

누구나 해줄 수 있는 조언이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정말 중요하고 필요한 대응이다. 그리고 피해 상황에 고립되어 있으면 쉽게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N번방의 피해자들이 피의자들에게 처음 협박을 당했을 때, 수사기관에 도움을 받았더라면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물론, 가족에게도 말을 하지 못할 만큼 큰 두려움에 떨고 있었기 때문에 신고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럴 때일수록 용기를 내야만 한다. 누군가에게 협박을 당하고 있다면, 가장 초기가 가장 피해가 적을 때임을 명심해야 한다. 가해자의 협박에 응하면, 그 다음에는 분명히 더 큰 것을 요구할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일단 피해가 발생했다면, 주저하지 말고 경찰(112)에 신고를 하여 도움을 받도록 하자. 만일, 경찰에 신고를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나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로 전화하여 상담을 먼저 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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