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의 맛은 이웃과 함께 즐기는 ‘품격여락(品格餘樂)’
자원봉사의 맛은 이웃과 함께 즐기는 ‘품격여락(品格餘樂)’
  • 이일구 송곡대학교 레저스포츠과 교수 kmaeil86@naver.com
  • 승인 2020.05.11 2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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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구 송곡대학교 레저스포츠과 교수
이일구 송곡대학교
레저스포츠과 교수

자원봉사를 왜 할까. 종교적인 이유로 혹은 소위 말하는 스펙을 위해서, 가끔은 시민·국민으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의무라고 생각해서 자원봉사에 나서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주위를 꼼꼼히 살펴보면 이런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대다수 사람들은 즐기기 위해 자원봉사에 참여한다. 전문가들은 이것을 사회봉사 활동의 가장 중요한 동기라고 강조한다. 남을 위하는 애타심(愛他心)! 남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하는 것을 자원봉사라 하면 사회봉사 프로그램에 따라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는 그 즐거움과 기쁨으로 마무리 하는 것을 사회봉사 활동(community service activity)이라 할 수 있겠다. 

신문보도에 따르면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버스 운전 자원봉사를 한 마틴 딘씨(66)는 직장에서 3년 전 퇴직해 무료한 일상을 벗어나려고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경기장에서 호텔로, 또 공항으로 하루 10시간 이상을 운전했지만 그는 “예순이 넘어 일생에 한 번뿐인 올림픽에 봉사할 기회를 얻었다는 게 꿈만 같다”며 즐거워했다고 한다.

봉사 활동을 하면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고 사회 활동을 유지할수 있다. 무엇보다 삶의 다른 영역에서 느끼기 힘든 끈끈한 유대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게 봉사 활동의 큰 매력이다.

2012년 국내 여수 엑스포에서는 유럽에 사는 한인 대학생 등 108명이 자원봉사 활동을 했다. 엑스포 때 “고향 여수를 위해 봉사하고 싶다”며 직장에 휴가를 내고 자원봉사를 한 주부도 있었다. 

이은진씨(30)는 봉사기간 중에 둘째 아이를 출산했다. 봉사를 즐겁게 생각하지 않으면 하기 어려운 일이다. 

물론 올림픽, 엑스포나 큰 음악축제에 자원봉사를 하는 젊은이들 가운데는 더러 비싼 입장권을 사지 않고 공짜로 구경하는 재미 때문에 봉사를 신청하기도 한다. 아이들은 학교에 자원봉사 점수를 제출하기 위해 봉사한다.

그렇다고 이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볼 것은 없다. 각기 다른 이런 저런 동기로 자원봉사를 했더라도 자원봉사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이기적인 동기가 이타적으로 발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도 이제 여유로워 지고 마음 씀씀이도 너그러워 졌다. 스스로 이벤트를 만들어 즐기는 문화도 생겼다.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북한강변에서는 12년째 매년 8월에 동네 음악회가 열린다. 500명 정도가 찾는 조그만 이 음악회에 프로패셔널 연주자들은 출연료를 거의 받지 않는다고 한다.

다양한 문화행사와 축제들이 늘어나면서 단순히 보고 즐기기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제는 함께 참여해 봉사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대형 문화행사와 스포츠 축제의 한 축이 자원봉사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는 자원봉사 자체가 하나의 ‘사회 문화’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시간과 노동을 무료로 기부하고 문화행사에 직접 참여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며 앞으로도 다양한 연령의 다양한 동기를 가진 사회봉사활동 전문가들이 늘어나 함께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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