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민의 기자수첩]‘사람’잡지 말고 ‘병’잡아야
[윤성민의 기자수첩]‘사람’잡지 말고 ‘병’잡아야
  • 윤성민 기자 yyssm@naver.com
  • 승인 2020.05.29 13:5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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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민기자

(경인매일=윤성민기자)2020년의 대한민국을 살며 결핵을 염려하는 이가 얼마나 될까?

‘결핵’이라 하면 학창시절 크리스마스 씰을 강매당하던 기억을 떠올리며 대수롭게 생각지 않는 이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이 갖는 결핵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은 없는 수준이라 보아도 무방하다. 결핵을 염려하며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던지, 수많은 문화·예술행사가 취소됨은 물론, 결핵 환자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지도 않는다. 코로나-19에 비해 참 초라한 ‘잔병’이다.

아마 2019년 결핵 환자 수가 2만 3800명을 헤아린다는 것과, 사망자가 1,800명에 이른다는 사실을 아는 이도 많지 않을 게다. 코로나-19에 비하면 ‘잔병’이기에.

대한민국이 OECD국가 중 결핵발생률과 사망률이 1위임에도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휴장하고, 개학이 연기되지는 않으며 공기를 통해 전염되는 결핵 때문에 마스크 품귀현상이 일어나지도 않으며, 16%에 달하는 치사율을 갖고 있음에도 확진자에 대한 동선 공개나 비난이 이어지지도 않는다. 결핵은 ‘잔병’이기에.

현재 코로나-19를 두고 전 세계가 극심한 통증을 겪고 있다. 흑사병에나 비견될만한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했고, 세계경제가 얼어붙었으며 세계최강대국 미국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10만을 넘겼다.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대한민국 또한 엄청난 진통을 겪었다. 상기한 수많은 문화·예술행사가 취소됨은 물론, 마스크 품귀현상이 벌어졌으며 아이러니하게도 확진자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코로나-19확진자와, 집단 감염의 발원지가 된 장소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31번 확진자에서 신천지집단감염으로 비화된 대구경북지역의 피해는 극심했고, 신천지에서 개신교로 비화된 집단 종교행사에 대한 불안감은 결국 비난으로 이어졌다.

때 아닌 사회의 돌을 맞기 시작한 개신교계는 결국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교회총연합의 공동담화문을 통해 “한국 교회 사회적 신뢰를 손상시키는 사건이 일어난 데 대해 방역 당국과 국민 앞에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며 “모든 교회는 보다 책임 있게 행동해 집단감염이 재발하지 않도록 협조해야 한다”는 담화를 발표하기도 했다.

코로나-19는 대한민국 내 수많은 집단감염을 야기했다. 각종 요양원과 종교시설, 클럽과 유흥주점, 쿠팡 물류센터와 정부세종청사 집단감염이나 의료진 집단 감염에 이르기까지 사람과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수많은 집단감염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가속화시키고 일상을 위축시켰다. 경제활동이 얼어붙고 사회생활이 축소됐다. 대한민국의 일상이 변한 이후로 감염자들에 대한 분노와, 집단 감염 발원지에 대한 분노는 들불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병’에 대한 분노가 아닌, ‘환자’에 대한 분노였다. 

사실 코로나-19바이러스의 감염력은 확진 초기 가장 극심하다. 가벼운 감기증상을 보일 때 전염력이 최고조에 달하며 이는 사스의 1000배에 달하는 전염력이다. 게다가 무증상 전염까지 빈번히 발생하는 병의 특성 상, 우리 사회에 수많은 바이러스를 퍼트린 확진자들은 결국 자신도 모르는 새 수많은 전염의 근원이 되어갔던 것이다.

때문에 환자나 집단감염지에 대한 비난이 반갑지 않은 것이다. 집단감염지의 오명을 뒤집어 쓴 종교계나 유흥업소, 콜센터 등의 환경을 탓하며, “이미 예견 된 감염”이라며 뒷북만 쳐대는 언론들의 모습 또한 달갑지 않다.

인류 역사에 큰 획을 쓴 결핵이나 흑사병은 더 이상 공포의 질환이 아니다. 이제 결핵은 사회적 경각심조차 주지 못하는 '잔병'즈음으로 취급된다. 코로나-19 또한 언젠가 인류가 극복해 낼 질병이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본질은 ‘병’이지 ‘사람’이 아니다.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된 그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을 그쳐야 한다. 분열과 다툼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20대 국회에서조차 코로나-19 문제에 있어서는 협동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던 것을 주지해야 한다.

유래 없던 사회적 대 혼란 속, 어쩌면 우리는 혐오의 대상을 찾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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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 2020-07-02 14:22:32
코로나로 인해 손씻기 마스크 착용의 생활화로 감기환자와 결혁환자 발생도 줄어들것으로 예상해요

땡땡 2020-07-30 09:33:29
공공장소에서는 마스크
손소독제 필수
외출 후 손씻기
철저하게 병을 잡아야지
사람잡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