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보단 법이 앞서야…
주먹보단 법이 앞서야…
  • 분당서 야탑지구대 임미옥 순경 kmaeil@
  • 승인 2008.04.1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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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아주 당연한 말조차 생소하게 느껴지는 것은 지금까지 우리 모두가 아주 당연시해왔던 무질서로 인해 편안함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일반화됐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언젠가부터 국민들 사이에 법보다 주먹이 먼저라는 풍토가 만연하면서 아주 기초적인 법질서마저 지켜지지 않는 세태가 되고 말았다. 물론 법집행 기관인 경찰의 잘못도 없진 않겠지만, 누구라도 나서서 근본적 해결책을 모색해보겠다는 의지마저 상실해버린 우리 모두의 잘못이기도 할 것이다.얼마 전 이루어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우선적으로 없애야 할 것을 지적해 달라는 질문에 한국인들과 외국인 여론 주도층 모두 ‘공공질서 의식의 부족’을 우선순위로 들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그동안 좁은 땅에서 치열하게 살아온 습관 때문인지 공공질서를 머릿속으로는 이해해도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질서에 대해 자발적으로 따르려 하는 의식의 선진화가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 자율적 질서는 우리가 사회를 이루고 산다는 공동체의식과 내 자유가 중요한 만큼 타인도 생각해야 한다는 배려의식에 의해 이뤄진다. 빈집의 유리창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아이를 아무도 나무라지 않을 때, 깨진 유리조각들이 거리에 돌아다니는데도 누구도 나서서 치우려고 하지 않을 때 마을은 슬럼이 되고 만다. 이른 바 ‘깨진 유리창 이론’이다. 공동의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일에 무관심할 때 공동의 이익은 위협받게 된다. ‘관심의 사각지대’에서 비롯된 작은 잘못 하나가 조직 전체에 해가 되는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법이다. 전반적인 법질서 확립에 미치는 기초질서의 예 역시 이와 같다.현재 경찰에서는 ‘기초질서 지키기 운동’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우리 모두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아주 작은 실천운동이다. 나쁜 습관은 쉽게 사라지지 않으며 의식적인 노력을 필요로 한다. 작은 기초질서 하나부터 고쳐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오래 전부터 자연스럽게 스며든 무질서의 습관까지 척결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세상이 하루 빨리 도래하길 기대해보면서 국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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