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세력이 권력이 되어서는 안된다
[덕암 칼럼] 세력이 권력이 되어서는 안된다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1.08.1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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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공약 남발의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했다.

당선시켜주면 주 4일 근무에 월급도 많이 주고 어떤 후보는 아파트도 공짜나 다름없는 돈으로 평생살 수 있도록 해주며, 또 어떤 후보는 신도시 신공항에 대한민국은 하루 아침에 벼락행복의 나라로 변해갈 기대가 앞선다.

그렇다 치자. 누구 돈이며 그 돈은 어디서 나며 다 놀면 일은 누가할 것인가. 공약대로 다 될것 같으면 지금 권력을 잡은 사람들은 후보들이 큰소리 치는 일들을 그동안 못한 게 아니라 안한 것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무능했거나 직무유기인 것이고 할 수 없는 일을 후보들이 빈 약속, 공약을 남발한다면 이는 용상의 자리를 두고 백성을 기만하는 언행이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필자는 정당 정치를 반대한다. 하마평부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양당 후보에 대한 끊임없는 여론조성은 물론 프레임을 정해두고 만들어가는 분위기가 신성한 민주주의 선거에 초를 치는 역할을 한다.

물론 후보들의 난립은 막아야겠지만 유권자의 판단을 임의로 설정하거나 특정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것은 선거의 본질에 역행하는 처사라 볼 수 있다. 반대의 이유로 사람은 본능에 따라 앉으면 눕고 싶고 말 타면 종 앞세우고 싶다했다.  

배고플 때 친일프레임으로 군사독재의 허물까지 적절히 섞어 소위 민주화란 대의명분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던 시절, “갈아보자 못살겠다”며 구호를 외치던 일들이 광복 이후 지금까지 몇 차례나 엎치락 뒤치락 했던가.

필자 또한 민중가요를 부르며 탄광노동자들과 석탄산업합리화에 앞장서 나대다가 곤욕을 치른 전적이 있다. 시기적으로 386세대의 중심에 있었던 탓에 민주화 열풍의 뜨거운 온도를 온몸으로 체감했던 시절이었다.

역대 대통령들이 하나 둘씩 취임식을 하고 2014년 세월호 참사이후 촛불혁명으로 다시 태어난 문재인 정부는 온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이었다.

상상 그 이상의 희망과 미래를 기대하는 마음은 2017년 5월 10일 출범한 이후 2022년 5월 9일 임기 만료시점을 264일을 남겨두고 문재인 정부의 발자취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미래를 알려면 현재를 알아야 하고 현재를 알려면 과거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문 정부의 공약을 줄이자면 일자리를 책임지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강하고 평화로운 강국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청년의 꿈을 지켜주고 여성에 대한 성차별이 없는 나라, 아이 키우기 좋은 대한민국, 소상공인의 소득이 늘어나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활기찬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식 약속했다.

특히 안전하고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얼마나 지켜졌을까. 이미 말 안 해도 지각 있는 국민들은 다 알고 언론만 입 다물었다면 틀린 말일까.

배부른 사자 대신 배고픈 늑대를 밀림의 왕에 앉혔더니 고라니나 돼지는 물론 토끼나 쥐새끼까지 죄다 잡아먹는 경우와 뭐가 다를까. 입맛을 가리지 않고 중앙정부부터 지방자치단체까지 싹쓸이 한 의석수를 기반으로 각종 부동산 부패와 성폭력 범죄가 끊이지 않았다.

당초 국민이 주인인 정부로서 소통으로 통합하는 광화문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은 소통 대신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실질적 해결점을 찾지 못한 신청인들이 소리만 요란한 대통령이라는 비난을 쏟아냈다.

더불어 잘사는 경제라지만 빈부격차는 갈수록 커졌고 소득주도 성장을 위한 일자리 경제는 비정규직과 시간제 근로자까지 자리를 찾지 못하는 불안정 시대를 맞이했다.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민생경제를 추진하고 국가가 책임지는 보육과 교육에 대한 4년 전 공약은 코로나19로 인해 굳이 지키지 않아도 실정이 티나지 않게 되었고 성 평등을 포함한 차별 없는 공정사회는 공군 여중사의 극단적 선택에 공군 참모총장까지 옷을 벗는 초강수를 두었지만 보란 듯 해군 여중사까지 같은 맥락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아무리 그래봤자’ 라는 의미로 밖에는 해석되지 않는다. 그리고 문 정부는 고르게 잘 사는 균형발전으로 사람이 돌아오는 농산어촌을 만들겠다고 4년 전 큰소리 쳤다.

과연 얼마나 이루어졌을까.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는 동안 농어촌 지역은 상대적으로 초토화 된 것이나 진배없었다.

뭐하나 제대로 이뤄진 게 없는 동안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위해 강한 안보와 책임국방으로 남북간 화해·협력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국제협력을 주도하는 당당한 외교를 펼치겠다고 했다.

그럴까. 한때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판문점에서 화려한 미소로 담화를 할때만 해도 전세계의 이목은 문재인 대통령을 주목했다.

불과 얼마되지 않아 개성의 남북공동 연락사무소가 폭파되고 현재 진행중인 한미 연합훈련에도 불만을 표시하는 등 앞서 공언한 국방과 외교의 현주소는 어떠한 진전도 없이 북미간의 눈치만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무엇보다 이 모든 결과의 이면에는 해당 분야를 이끄는 장관이나 관련 종사자들의 안일하고 비진취적인 사고가 초래한 재앙이다.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은 올바른 인사지 해당분야의 만능이 될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국정을 잘 하라고 국무위원의 임명권을 준 것임에도 야당의 청문회를 보이콧 하고 무리한 인사를 강행한 것이 점차 그 밑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임기 말에 접어든 문재인 대통령이 보내야 할 고독과 고뇌·번민의 시간이 하루씩 다가오고 있다.

이 모든 게 패거리 정당정치가 낳은 부산물이다. 세력이 권력이 되면 앞으로도 절대 바뀔 리 없는 정승자리 나눠먹기는 근절되지 않을 것이고 리더의 자질이 부족하면 조직이 부패하며 종래에는 국민이 그 피해자가 되기 때문이다.

국민은 분위기 잡는 언론의 요란한 북소리보다 은은히 들려오는 대금 연주 선율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김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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