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늘어가는 고독사, 남의 일 일까
[덕암 칼럼] 늘어가는 고독사, 남의 일 일까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1.08.20 09: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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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사람들은 태어나고 경제활동을 하다가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까마득한 남의 일 같지만 사실 누구나 피할 수 없는 길이며 혈기 넘치고 나름 잘 나갈때야 문제 없겠지만 진짜 문제는 기력이 쇠약하거나 그전이라도 병마라는 불청객을 만났을 때는 사정이 달라진다. 

최근 사회문제로 불거지고 있는 고독사, 혼자 살다 아무도 모르게 세상을 떠나는 걸 뜻하는데 뒷정리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까지 생겨난다고 하니 향후 얼마나 급증할지 통계도 시급하고 대안도 시급하다.

갈사람 가는 거야 잡지 못하겠지만 막을 수 있는 인명피해까지 방치한다면 무슨 복지사회니 선진국이니 할까. 

최근 뉴스에는 경제적 곤란, 질병, 기타의 이유로 고독사가 급증하고 있다. 경찰의 현장감식 보고서를 참고해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전제로 볼 때 2019년 3,700건이던 고독사가 2020년에는 4,200건으로 늘었다고 한다. 

하루 평균 11명, 이와는 별개로 2019년 자살률은 13,800명으로 하루 평균 37.8명, 2020년 2월 코로나 19발병 이후 사망자 총 2,191명, 대부분 기저질환이나 노인층의 사망자 통계를 보면 2020년 이나 2021년 자살률에 끼칠 영향이 더 두려운 게 현실이다. 

자본주의에서 돈은 현실이며 특히 한국에서는 법이고, 매수하기에 따라서 진리가 될 수도 있고 생명을 죽이고 살리는 힘을 갖기도 한다.

질러 말하자면 코로나19가경제적 침체의 주범이라면 돈 가뭄을 가져올 수 있고 돈이 생사람을 잡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실제 코로나19의 바이러스로 사망하는 것보다 코로나19의 방역지침으로 인해 돈가뭄에 시달리다 삶을 포기하는 수가 더 많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한창 일한 50대 고독사가 증가하는 것이 단면이라면 공무원과 대기업소속 종사자들을 제외한 절대 다수의 국민들이 여기에 포함될 것인데 한때 국가건설의 중추적 역할을 했던 척추계층이 피땀 흘려 일한 현주소라는 게 씁쓸하다는 뜻이다. 

멀쩡한 사람은 무너진 사람의 불편함을 절대 알 수 없다. 안다 해도 예상에 그칠 것이며 못하는 것과 안하는 것의 차이는 겪어본 자만이 안다.

필자의 지인 중 자영업을 하다 폐업하고 일명 실업자가 되어 집을 지킨 지 1년이 다되어 간 경험을 들어보았다. 

가장 먼저 연령대가 일할 나이다 보니 그 흔한 기초연금이나 동사무소의 혜택에서 제외된다.

이어 정부가 주는 재난지원금은 수차례말만 들었지 매출 계산서나 기타 구비서류를 충족시키지 못해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고 한다.

이럴 때면 차라리 아무도 주지 말고 정작 당장 급해서 밥조차 굶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무상급식이라도 해주길 바란다는 전언이다. 

이어 닥쳐온 일은 평소 식자재를 구입하러 다닐 때 사용하던 1톤 화물차량에 대한 각종 보험료, 검사, 주차위반 과태료 부과, 등 수입이 있었을 때 지출하던 것들의 중단이다.

자동차 책임보험 미 가입, 검사미필로 인한 과태료부과, 자동차세 미납으로 인한 가산금에 어느 날 밤 일어나 보니 번호판을 떼 갔다는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가난의 파도는가족들 간의 불화로 이어졌고 아내의 가출과 아이들의 방황에 이어 자신만이 고시원을 찾아 이른바 기숙 형 실업자가 된 것이다.

당연히 식사도 제때 못하고 각종 지병까지 앓게 되었지만 병원을 다니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치료비에 엄두를 못낸 것이 작금의 현실이라고 한다. 

겨우 약으로 해결하려니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보험료 체납으로 없는 돈에 약조차 구입할 수 없는 현실, 과연 지인만의 일일까, 빈곤의 악순환은 결국 포기와 절망으로 이어져 고독사의 원인이 된다. 늘어가는 고독사는 버티다 안 되서 생기는 현상이지 사전에 작은 관심만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는 현대판 재난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단전 단수 가구에 대한 전면해지, 통화정지로 사각지대에 몰려도 구조요청조차 할 수 없는 내역을 통신사로부터 입수하고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수혜 정지된 국민들의 신원파악부터 하는 것이 우선순위다. 

막강한 행정력과 엄청난 공직인력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들은 제쳐놓고 연일 대통령 후보 선출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현실이 어찌 선진국 대열에 줄을 설 수 있을까.

겉만 번지르르 화려한 대한민국의 뒷모습이 고독사에 대한 대안도 마련하지 못한다면 무슨 복지국가라 할 수 있을까. 

통계에 의하면 저 출산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심각을 넘어 재앙수준으로 달리고 있다. 100년 뒤에는 1,500만 명 밖에 남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치가 발표되어 설마 하는 의구심까지 들지만 지금까지 벌어진 사회현상을 감안하면 충분히 예상되고도 남음이 있다. 

어쩌면 오늘의 20년 후 일이 한국이 고스란히 겪을까. 특히 고독사나 인구감소는 빼다 박은 판박이다. 현재 상태라면 도, 농간의 격차 또한 극심해질 것이고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 거리에는 노인들 천국이 되어야 할텐데 지금과는 전혀 다른 사회적 갈등이 우려된다. 

적어도 20년 뒤 노인들은 애물단지로 전락하게 되고 지금의 초등학생들이 경제인구의 중심에 설 때 왜 나라를 이 모양으로 만들었냐고 항의하며 천대해도 짹소리 못하고 구박을 감내해야할 때가 올 것이다. 

지금이야 고독사가 사회적 동정이나 받지 향후 쳐다도 안보는 짐짝 취급을 받을 수도 있으며 뒤처리를 할 사람도 구하기 어려운 시대에 돌입 할지도 모른다. 언제까지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국의 3D업종을 대치한다는 보장은 없다.

9의 과정을 보도고 10의 결과를 예측하지 못한다면 지나치게 안일한 정부와 이를 방관하고 남의 일로 무관심했던 국민들이 겪어내야 할 미래다.

김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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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 2022-05-09 18:26:30
좋은 기사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