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웅교의 정치분석] 국민의힘 갈등 일단 봉합···또 다른 뇌관 급부상, 여론조사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 여부와 선관위원장 위촉
[정웅교의 정치분석] 국민의힘 갈등 일단 봉합···또 다른 뇌관 급부상, 여론조사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 여부와 선관위원장 위촉
  • 정웅교 기자 210ansan@naver.com
  • 승인 2021.08.20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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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최재형 캠프 측,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 입장···홍준표·유승민·하태경 캠프 측, 도입 반대 입장
- 서병수 20일 ”경준위원장 사퇴, 선관위원장 안 맡을 것“···이 대표가 선관위원장을 자신·특정 후보와 가까운 인물로 위촉 시도 시 갈등 촉발
- 선관위원장으로 김황식·정홍원 전 총리, 황우여 전 대표, 김종인·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박관용 전 국회의장 등 거론
▲ 정웅교 기자
▲ 정웅교 기자

(경인매일=정웅교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원희룡 대선 경선후보 간 갈등이, 당내 위기의식과 당사자들의 절제로 일단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경선룰에 여론조사 시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 여부, 대통령후보자 선거관리위원장에 누구를 위촉할지가 경선 후보들에게는 첨예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기 때문에 또 다른 뇌관으로 급부상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여론조사 시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 여부는 실증적 분석자료와 여론조사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해야 할 것이다.

1. 국민의힘 갈등 뇌관1, 경선룰에 여론조사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 여부

현재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가 안을 만들어 발표한 경선룰에는 여론조사 시 역선택 방지조항을 도입하지 않는 것으로 돼 있다.

오는 26일 경 출범 예정인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이 문제를 다시 검토해서 최종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 여부 논란은, 여론조사 시 민주당 지지자들이 국민의힘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민주당 입장에서 볼 때 경쟁력이 약한 사람을 선택(역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를 방지해야 한다는 주장과 그럴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어 생기는 갈등이다. 

찬반 양측의 주장이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고,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 여부에 따라 유불리가 극명하게 갈려 갈등을 풀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 여부는 당내 경선을 치를 때마다 언제나 논란이 되는 부분인데 이번 경선에서는 특히 치열한 논쟁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여론조사 반영 비율이 1차 컷오프 100%, 2차 컷오프 70%, 최종 50%이기 때문에 경선후보들이 여론조사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9월 15일 1차 컷오프(전국민 여론조사 100%)를 통해 8강 압축, 10월 8일 2차 컷오프(당원 선거인단 30%+전국민 여론조사 70%)를 통해 4강 압축, 11월 9일 전당대회(당원 선거인단 50%+전국민 여론조사 50%)에서 최종후보 1인을 선출한다.

현재 지지율 추이로 봤을 때, 4강이 압축되는 2차 컷오프에서는 유승민·최재형·원희룡 예비후보 간 경쟁이 치열하고, 최종 전당대회에서는 윤석열·홍준표 예비후보 간 경쟁이 치열할 것이므로 여론조사에서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 여부가 이들의 정치적 운명을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윤석열·최재형 예비후보 캠프 측은 역선택 방지조항을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홍준표·유승민·하태경 예비후보 캠프 측은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특히 최재형 예비후보 캠프 측이 역선택 방지조항을 도입해야 한다고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최 예비후보 캠프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최 예비후보의 경우 지지정당 표본에 따라 지지율에 상당한 변화가 나타난다.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 의뢰로 8월 13~14일 실시한 '국민의힘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최 예비후보 지지율은 6.1%, 유승민 예비후보는 10.3%로 나타났다.지지 정당별로 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유승민 예비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13.9였으나, 최 예비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4.6%에 그쳤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최 예비후보 지지율은 9.8%였으나, 유 예비후보는 4.9%에 불과했다.최 예비후보 캠프는 이러한 패턴이 최근에 발표된 16개의 여론조사에서 모두 동일하게 나타난다며 "역선택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국민의힘 후보 중에서 만만한 후보를 골라 지지하는 것을 말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유승민 예비후보 측은 '중도 확장성'을 이유로 역선택 방지조항을 적극 반대하고 있다. 유 예비후보가 민주당 지지층에서 지지율이 높게 나온 것은 '만만해서'가 아니라 중도 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유 예비후보 캠프 측은 "역대 어느 대선을 돌아봐도 중도 세력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집권이 어렵다. 그래서 대선만 되면 중도인사를 영입하고, 상대당의 정책도 과감하게 수용한다"고 주장했다.

하태경 예비후보도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을 적극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국민의힘 지지율 1·2위 윤석열·홍준표 예비후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여론조사공정㈜의 앞의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대선 후보 적합도를 물은 결과 윤석열 예비후보의 지지율은 38.8%인데 지지 정당별로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63.3%가 그를 지지했고,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16.9%만이 그를 지지했다.반면 홍준표 예비후보 경우 전체 지지율은 20.4%였고,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9.7%만이 그를 지지했고,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36.0%나 그를 지지했다.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윤 예비후보 캠프의 김병민 대변인은 지난 17일 논평에서 "어제 지상파 뉴스에서 보도된 한 여론조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국민의힘 지지층의 지지보다 범여권의 지지가 월등하게 높은 후보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역선택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국민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홍 예비후보는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역선택 운운으로 우물 안 개구리식 선거로는 본선에서 필패한다. 대통령 선거가 우리 쪽만 데리고 투표하는 진영 선거인가"라며 역선택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이와 같은 경선 주자 간의 갈등은 오는 26일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출범하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찬반 양측의 주장이 모두 설득력이 있고, 역선택 조항 도입 여부에 따라 유불리가 극명하게 갈리는 상황이라 갈등을 풀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예측이다.

2. 국민의힘 갈등 뇌관2, 당 선거관리위원장 위촉···서병수 ”경준위원장 사퇴, 선관위원장 안 맡을 것“

국민의힘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자 선출규정>에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관리에 있어 최고의 의결기관으로서 최고위원회의의 의결을 거쳐 당 대표가 위촉하는 20인 이내의 선거관리위원(이하 “위원”이라 한다)으로 구성한다“ ”위원회에 위원장 1인과 부위원장 수인을 두되, 위원 중에서 최고위원회의의 의결을 거쳐 당 대표가 위촉한다“라고 규정돼 있다.

또 선관위 기능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는 다음 각 호의 사무를 행한다. 1. 후보자 등록신청 공고 2. 후보자 등록 공고 및 기타 등록 관련 사무 3. 대통령후보자 선출을 위한 경선, 최고위원회의에 등록상황 보고 4. 대통령 선거인단에게 선거관리에 필요한 사항의 공지 5. 합동연설회 및 후보자 초청 대담·토론회 등 선거운동 관리 업무 6. 투표 및 개표관리 업무 7. 당선인 결정 공고 및 통지 8. 이 규정에 위반한 행위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의 단속, 시정조치 등 후보자 및 대통령 선거인단, 당원에 대한 제재 9. 선거 관련 사항의 유권해석 10. 기타 이 규정에 규정한 대통령후보자의 선거에 관한 제반업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가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을 선거관리위원장으로 위촉하려는 움직임에 최고위원들과 경선 예비후보들이 서병수 위원장의 경선 관리상 중립성·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강력 반대하자 서병수 경준위원장이 이날(20일) 경준위원장을 사퇴하고,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선거관리위원장을 둘러싼 1차 갈등은 해소되었다.

국민의힘(전신 정당 포함)이 과거 대선후보 또는 당대표 선출 시 선관위원장은 대부분 전직 국회의장(김수한, 박관용 등)이나 전직 당 대표(황우여 등) 등 정치활동을 하지 않고 중립적인 정치원로들 중에서 위촉하였다.

따라서 이번에도 이러한 관례에 따라 선관위원장이 위촉될 것으로 보이나 만약 이준석 대표가 자신 또는 특정 예비후보와 친소관계가 있는 인물이나 현재 정치활동을 하고 있는 현역 정치인을 위촉하려고 시도할 경우 또 다른 갈등이 촉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당내에서 거론되는 선관위원장으로 김황식·정홍원 전 국무총리,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 김종인·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박관용 전 국회의장 등인데 비교적 무난하다는 당내 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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