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비자금 전면부인 보도에 당혹"
정몽구, "비자금 전면부인 보도에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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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6.2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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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삿돈 100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정몽구(68) 현대차그룹 회장은 26일 3차 공판에서도 "부외자금 조성 여부를 알고 있지만 구체적 내용은 알지 못한다"며 혐의를 일부 시인했다.

정 회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김동오) 심리로 열린 속행공판에서 검찰의 기소유지 진술에 이어 "부외자금 조성에 대해 개괄적인 보고는 들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알지 못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앞서 변호인은 정 회장이 지난 14일 법원에 탄원서(반성문)를 낸 배경에 관해서 언급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2차 공판 직후 일부 언론이 자신이 비자금 조성 사실을 `전면부인'했다고 보도한 사실을 뒤늦게 알고 당혹스러워 했다"며 "본뜻과 달라 잘못 알려진 오해를 풀기 위해 탄원서 제출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6일 법원에 보석을 청구한 변호인단은 이날 공판에서도 정 회장의 건강 검진 결과에 대해 조목조목 나열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지난달 29일과 이달 14일 두차례 건강진단을 받았지만 뇌경색 발병률이 정상인보다 20배나 높고 심근경색 등 돌연사 가능성도 있다. 폐렴에 대한 추가 정밀검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정 회장이 ㈜본텍을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병합하는 과정에서 정의선 기아차 사장과 한국로지텍 등에 부실채권을 헐값에 넘겨 결과적으로 본텍 측에 수백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등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또 현대차 비자금 조성 과정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과 이정대 재경사업본부장, 김승년 구매총괄본부장에 대해서는 기소를 유지할 뜻을 밝혔다.

피고인으로 출석한 김동진 부회장은 "사회에 물의를 일으켜 대단히 죄송하다. 정 회장과 직원들에게 송구스럽다. 앞으로 재판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정대 본부장도 성실히 재판받겠다는 뜻을 재판부에 전달했다. 김승년 본부장은 모친상으로 인해 이날 공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정 회장은 회삿돈 1000억여원을 횡령하고 회사에 2100억원이 넘는 손해를 끼친 혐의(특경법의 횡령 및 배임)로 지난 4월28일 구속돼 지난달 16일 기소됐다. 지난 9일에는 부실채권 인수 과정에서 계열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다음 공판은 다음달 10일 오후 2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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