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제6회 소상공인의 날
[덕암 칼럼] 제6회 소상공인의 날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1.11.05 0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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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하늘에 별이 없는 날이라 해도 나의 장부엔 매상이 있어야 한다. 메뚜기 이마에 앉아서라도 전은 펴야 한다.

강물이라도 잡히고 달빛이라도 베어 팔아야 한다. 김연대 시인이 지은 상인일기의 일부분이다. 옷을 벗고 힘이라도 팔아야 한다.

힘을 팔지 못하면 혼이라도 팔아야 한다는 그의 표현에서 볼 수 있듯 상인은 팔아야 살 수 있는 직업이다. 그렇다면 가게로 찾아오는 손님은 또 어떤 존재인가. 손님은 저의 은인이십니다.

홀로 계신 어머니 용돈도 주시고 장래를 위한 적금까지 부어주시기에 오시는 길 빗질하고 문간대청 닦아 놓고 몸과 마음 정갈히 다스렸으니 하마어서 오소서, 귀한 고객을 정성껏 대하는 서비스 정신을 표현한 글에서 볼 수 있듯 고객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상인들을 먹여 살리는 주체요 왕이다.

각설하고 오늘은 소상공인들의 육성을 위해 제정된 기념일로써 2016년 제정된 이래 6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날이 날이니 만큼 기념행사를 통해 유공자에 대한 포상이 진행되며, 이날을 전후로 한 일주일을 소상공인 주간으로 하여 축제기간 동안 나들 가게, 슈퍼마켓, 이발소, 목욕탕, 주유소, 학원 등에서 할인 판매가 병행된다.

정부는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4조에 의거 소상공인의 사회적·경제적 지위 향상 및 지역주민과의 관계 증진 등을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날을 소상공인의 날로 하고 소상공인의 날 이전 1주간을 소상공인 주간으로 정했다.

소상공인이란 작은 영세업체를 운영하거나 공업인을 의미하는데 의류, 피혁 등 수공업 또한 여기에 포함된다.

돌이켜보면 지금은 대량생산 시스템으로 시장을 확보하고 있는 기성복이나 구두, 지갑 등 수작업 제품들도 과거에는 전문가의 손을 거쳐서 생산되던 시절이 있었다.

어느 날 밀려난 장이들의 장인정신은 기계화된 생산라인에 밀려 대량제작과 저가 공급의 시장경제원칙에 의거 하나 둘씩 사람이 기계화에 자리를 내주는 형국이 됐다. 이러한 흐름은 유통에도 어김없이 적용됐다.

동네 구멍가게나 문방구라 불리는 학용품 판매점은 지역주민들의 우물방송국이었다. 외출 때 집 열쇠를 맡겨놓기도 하고 엄마들이 귀가가 늦을 때는 가게 주인한테 아이들 간식도 외상으로 줄 수 있는 정서가 있었다.

하지만 대형할인마트가 들어서고 하나 둘씩 문을 닫는 상인들은 소비문화의 변화 속에 하루아침에 먹고사는 직업을 바꿔야만 했다.

대형할인마트 1개가 일반 구멍가게 100개 이상을 삼키고 성장하는 것이며 돈이란 게 지역에서 돌고 돌아야 하는데 대형유통시장의 매출시스템은 죄다 본사로 올라가며 대형유통의 소유 지분 또한 외국인들이 더 많다는 점에서 화려한 쇼핑 문화 속에 병들어가는 지역경제의 대안은 없다는 점이다.

일명 머리 좋은 행정기관에서 이를 모를 리 없고 휴무제와 취급 품목에서 일부 제한을 두기도 하지만 과연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까.

기껏해야 할인마트가 들어서서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었다며 홍보하는 허구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편리함, 가격경쟁, 저가만을 찾던 고객들의 욕구에 사라진 업종들이 얼마나 많던가.

과도한 경쟁이 소비자에게 당장의 이익은 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나 인간적인 측면에서 보면 득보다 실이 많은 게 현실이다.

소상공인, 말이 좋아 단어를 정했으니 폼은 날지 모르지만 실상은 돈 없어서 먹고살려고 장사나 일손을 팔아야 하는 생활전선의 직종이다.

돈이 많다면 누가 소상공인 시장에 참여할까. 놀고먹고 살만하다면 굳이 사람 상대하며 머리숙여야 하는 일에 종사하지 않을 것이다. 돈이 없기에 각종 대출이라도 내서 시작하는 것이고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성공률이 낮은 것인데 문제는 폐업이후의 상황이다.

벌려던 시도가 빚만 늘어가니 빈곤의 악순환이 되는 것이고 설상가상 코로나19로 영업시간까지 제한받으니 궁지에 몰리는 건 당연한 수순 아닌가.

간혹 스마트폰 카메라로 방역위반 촬영이라도 당하거나 진상 고객을 만나 쓰네다네 하며 후기리뷰에 헛소리라도 하면 확인도 하지 않는 고객들의 외면이나 배달요금 인상은 피할 수 없는 악재 중 하나다.

죽어라 노력해도 이리저리 뜯기고 나면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제 근무에 고용노동법은 갈수록 자영업자들을 옥죄기만 한다.

심지어 아르바이트생간에도 더 편하고 놀고먹는 방법이 유행하면서 고용을 피하게 되니 가족중심의 운영방식이 늘어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제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재난지원금 추가지급과 주 4일제까지 공약으로 등장했다. 손바닥 만한 가게에 임대료를 내지 못해 단전·단수를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 25만원이든 50만원이든 재난지원금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애초부터 감염경로도 불확실하고 무색·무미·무취의 바이러스에 멀쩡한 생사람까지 잡을 공산이 컸다.

필자가 수 십 차례나 각자의 영업장 방역을 개개인에게 맡기고 전염이 확정될 시에만 해당 지역만 집중차단 함으로써 전체의 피해를 줄여보자는 취지였다.

지형적·환경적 특성을 고려하여 이러한 한국형 대처방법을 찾자고 주장한 바 있으며 2021년 겨울은 유난히 고독사와 극단적 선택이 많을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강한 것 같아도 참으로 연약한 게 사람이다.

마치 풍선처럼 점점 부풀다가도 어떤 시점에 도달하면 터지는 것과 같다. 필자가 대선후보라면 가장 먼저 단전·단수가구 해제, 휴대전화 기본요금 지급, 보급형 생필품 무상지급으로 사람부터 살리고 본다.

그 대상에 많은 소상공인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고 걸핏하면 지급기준 운운하며 염장만 지르는 행정기관의 잣대부터 없애버린 다음 책상에 앉아 머리만 굴리는 복지부동의 공무원들을 현장으로 내보내서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바로 지급해서 구제하는 노력을 병행하게 할 것이다.

지금 소상공인들에게 필요한 건 미사여구를 동원한 정치인들의 말이 아니라 손을 잡아주고 망설임 없이 지갑을 털어줄 수 있는 용기와 함께 사는 사회를 위한 캠페인이라도 앞장설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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