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이 또한 지나가리니
[덕암 칼럼] 이 또한 지나가리니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1.12.28 0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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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다사다난했던 한해가 이제 3일 남았다.

대충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19는 2년째 이어지고 이러다 말겠지 하던 거리두기나 백신접종의 후유증은 점차 피부로 와 닿는 가운데 각자의 경제적 한계는 요즘 같은 한파를 한층 더 실감케 한다.

언론에서는 이재명과 윤석열 후보의 가족까지 탈탈 털면서 누구의 아들이 도박을 하고 성매매를 했느니 마느니 하고 또 누구의 부인은 학력을 허위기재했다며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대통령 뽑는 과정이 코미디나 드라마 같은 분위기다.

장난치고는 심하다 싶을 만큼 주변이 진흙탕이다. 순진하고 착한 국민들이야 멀거니 구경만 하는 격이지만 후보들과 주변인들간의 전면전은 마치 동네 반장 선출하는 수준이니 더 말해 뭐하랴.

적잖은 국민들이 뽑을 사람이 없다며 입을 모으고 있음에도 여전히 신문·방송에는 전체 유권자 2%의 찬성으로 선출된 후보들을 조명하느라 민생과 관련된 정보나 뉴스는 한참이나 뒷전이다.

이렇게 당선된 대통령과 가족 측근들의 득세는 또 얼마나 나라를 말아먹을 것이며 역대 대통령들이 그러했듯이 내 사람 심기에 정작 필요한 인재들은 명함도 못 내밀며 대문 밖에서 서성거리니 백성들의 살림은 불 보듯 빤한 것이다.

대체 국정운영을 대통령 한 사람이 하는 것인지 같이 나대는 측근들이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지금까지 벌어진 꼬락서니를 보면 아랫것들이 작성해 준대로 읽기에 바쁜 후보들의 수준만 봐도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온통 선거 장단이 광란의 굿판을 벌이는 동안 온갖 사회적 문제와 국민들의 어려움은 아무런 대안도 찾지 못한 채 넘어가고 있다.

돌이켜보건대 2021년 한해 얼마나 많은 일들이 마무리도 안된 채 묻혀 버리는가. 평소 하던대로 연말에 10대뉴스를 선정하려니 20대 뉴스로 늘여도 시원찮을 만큼 올 한해는 다사다난했다.

그럼에도 연신 언론은 대통령선거와 코로나19에 대한 뉴스만 빼면 볼게 없고 그 많은 지면과 방송의 황금시간대는 시간이 약이라는 진리를 증명해준다.

당장은 백신 맞은 국민과 맞지 않은 국민간의 위화감이나 분열조짐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식당을 가도 주인은 백신 미접종의 혼자 입장하는 고객은 아예 받으려 하지 않고 백신 미접종자를 마치 바이러스 전파가능자로 취급한다.

의사협회 전문가나 면역전문가들은 미성년자에 대한 백신접종을 살인으로 치부하며 강력한 경고성 증언을 이어가고 일선 의료기관에서도 병실 부족에 대한 방역당국의 일방적 강요에 대해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다.

정작 의료진들의 만성피로감이나 감염가능성에 대한 염려는 이미 안중에도 없는 실정이며 이대로 가다간 확진자들로 인해 일반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게 당연한 상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오죽하면 의료진들이 백신은 안전하지 않다며 양심선언에 줄을 이었고 백신접종후 사망자 유가족들의 처절한 울부짖음에 방역 당국의 정답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돈 문제만 해도 그렇다. 잊을만 하면 현금으로 때우는 재난대비 정부의 정책을 보면 어제부터 자영업자 70만 명에게 100만원씩 지급한다고 밝혔다.

추가로 계속 지급한다는 방침인데 자영업자만 국민이고 사업자를 내지 않는 특수 고용자나 기타 프리랜서 등 피폐함의 대열에 줄서있는 나머지 국민들은 어쩔 것인가.

처음부터 가난을 나라가 구하려 시도하고 돈으로 표를 구하겠다는 발상부터가 틀려먹은 것이다.

자영업자들이 각자 먹고살려고 사업자 등록을 낸 것이고 질병은 정부가 만들어 낸 것이 아니기에 정부가 책임지거나 살려주겠다고 큰소리 칠 일이 아니었다.

물론 방역지침도 각자의 영역에 묶어 두고 확진된 업소만 일정 기간 폐쇄한 후 영업을 못한 만큼만 어느 정도 도와주면 되는 것이지 오늘 주는 백 만원이 아니라 천 만원씩 줘 봐도 손이 모자라서 못 받을까.

언제까지 얼마를 지원해줘야 만족한다고 할 것인가. 너고나도 다 놀고 돈 받으려면 나머지 직종에서 들고 일어나면 또 퍼주고 그렇게 달란대로 다 줬다가 나라 곳간이 바닥나면 그 다음 대통령은 손가락 빨며 국정을 운영하란 말인가.

어제 오늘 영하 11도를 웃도는 날씨에 전기·수도가 끊긴 채 막연하게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는 수십 만의 국민들이 복지사각지대에서 삶의 벼랑끝에 몰려있다.

하루에도 수 십명씩 자살로 생목숨을 끊는 나라. 카드도 못 막고 휴대전화도 끊긴 채 정부지원책이 어떤 것인지 알지도 못하고 문 닫은 가게 중고 물건조차 헐값내지 공짜로 집어가는 업체들의 발빠른 행보에 망연자실 한 게 현실이다.

그나마 폐업도 못 하고 버틴자들이나 얼마라도 받을 수 있는 것이지 버티다 못해 진작 문닫은 자들은 구경만 해야 할 처지다.

이제 손을 벌릴만한데도 없이 모두가 어려운 시기다. 과거에 더한 일도 겪어 냈던 민족이다.

숱한 외침도 이겨냈고 동족간의 3년 전쟁도 최근에 벌어진 IMF도 다 이겨냈으니 이 또한 지나가지 않을까.

필자가 지난 40년 동안 30가지 직업을 가지면서 사경을 헤맨 일만해도 수 십번이 넘는다. 어떤 날은 제발 아침이 오지 않았으면 할 때와 죽을만큼 힘들 때도 많았지만 돌이켜보건대 해결책은 어떤 일이든 어떤 식으로든 다 지나간다는 것이다.

이미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는 게 세상사다. 윤석열이 되든 이재명이 되든 정치 보복이 없어야 하는데 과연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마치고 퇴임하면 별일 없을까.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 얼마나 극찬을 아끼지 않으며 손바닥 비비던 한량들이 많았던가.

지금의 문재인 대통령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다. 한국정치의 변화는 적폐라는 명분으로 추진되는 정치보복부터 중단되어야 한다.

복수는 복수를 낳고 악순환이 되풀이 되기에 그 노력으로 새로운 미래창출에 힘써야 나라가 발전하는 것이다.

이제 정당정치는 종식되어야 한다. 패거리 정권이 가져오는 폐단에 국민들의 피폐함이 크기 때문이다.

깜냥도 안 되는 한량들이 권력의 상층부에 오르면 지금처럼 나라꼴이 엉망진창이 되는 것이다.

김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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