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치명적인 대선 바이러스
[덕암 칼럼] 치명적인 대선 바이러스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2.01.03 0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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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코로나19가 전세계적 질병으로 확산된 지 2년, 바이러스로 출발한 질병은 신체적 고통을 가져오지만 정작 정신적 질병을 초래하는 건 대선 바이러스다.

마치 당연한 것처럼 퍼지는 대선 바이러스는 일단 아무리 많은 인파가 모여도 방역당국이 손을 못 쓰는지 안 쓰는지 누가봐도 연일 안방극장의 주연으로 자리 잡았다.

이미 이재명과 윤석열로 함축된 프레임에 누가 감히 덤빌 것이며 두고 보자니 진흙탕 싸움이요 말리자니 득달같이 합세하여 벌인 판에 재간이 없다.

굳이 국민이 파보지 않아도 서로 각 캠프와 언론에서 듣도보도 못한 흠집을 찾아내어 자세히도 까발린다.

마치 동네 양아치들 패싸움 하는 모양새다. 필자가 아니라 만나는 사람마다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자세히 거론하지 않아도 이미 신문·방송에서 귀에 딱지가 앉도록 반복하고 있으니 그 내용이야 말해 뭐하랴. 일단 제3국에서 어떤 판단을 할까.

가까운 북한이나 일본, 미국이나 중국, 이해관계가 얽힌 국제적 견해로 보자면 한국의 지도자 수준을 한눈에 판단할 수 있게 했다.

이쯤되면 대한민국에 저렇게 사람이 없을까라는 의구심이 안들까. 오죽하면 후보교체론까지 솔솔 흘러나오며 캠프 내부의 술렁거림이 심각한 수준이다.

지금 와서 67일 앞두고 물러설 후보가 어디 있으며 비켜보라 하자니 선거 룰이 있는 것이다.

경선에 낙선한 후보들의 속이야 타겠지만 막판 레이스까지 지켜볼 수 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후보라는 단어도 엄연히 에비후보라 하는 게 맞는 것이다. 2월 13일과 14일 기탁금 3억원을 납부해야 본 후보에 등록하는 것이며 그 후부터 후보라 칭하는 것이 맞는 것이다.

이미 예비후보로 등록한 18명은 똑같은 입장이며 언론의 특정 후보 집중보도 자체가 명백한 편파방송이다.

이 두가지만 합쳐도 선거법 위반임에도 누구 하나 감히 지적할 후보가 없는게 현실이다. 결국 유권자들만 판단의 여지를 유린당한 채 둘의 전쟁만 지켜보는 관중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대선 바이러스의 또 하나 치명적인 문제는 국민을 망각의 환자로 만드는 것이다. 이미 광복이후 76년 동안 그래왔지만 모종의 사건이 터지면 신문·방송이 보도하는 대로 희로애락의 공감대를 형성해왔다.

부풀려도 축소해도 그런대로 다 믿어왔다. 멀쩡한 라면을 공업용 기름이라 매도하면 기업이 망하고 무지로 판결되어도 조용하면 국민들은 유죄로 기억해주는 착한 심성이었다.

현 정부의 치명적인 방역실패와 오점도 덮으면 없는 것이고 지나간 정권에 손바닥이 닳도록 비비다가도 분위기 봐서 실권하면 잘근잘근 단물이 빠지도록 씹어준다.

올해만 해도 경악할 범죄와 사각지대에 몰린 국민들의 아픔이 태산인데 모두 대선 바이러스에 밀려 언론본연의 기능과 역할은 물 건너 간지 오래다. 필자도 언론에 종사하지만 양심의 가책은 물론 후손들을 어떻게 볼 면목이 없다.

아무리 칼럼으로 떠들어 봐도 한계가 있는 것이고 대체 이 나라를 쥐고 흔드는 기득권들의 머릿속에 뭐가 들었는지 어떤 판을 짜고 있는지 막연하기만 하다.

현재 진행 중인 이재명과 윤석열 두 예비후보 캠프는 어떤지 몰라도 그동안의 선거캠프를 보도했던 경험에 의하면 일단 선거캠프에는 정상적인 인재가 나서기 어려운 구조다.

사람이 살면서 수입이 있어야 하는 것이고 그러다 보면 사업을 하거나 직장에 다니는 둘중 하나는 해야한다.

당연히 먹고 살기 바쁜 사람은 선거판에 개입하기 어려운 것이고 공무원이나 중립을 지켜야할 입장이라면 더욱 어려운 것이니 당연히 직업이나 사업이 마땅찮거나 여유가 있어도 특정 후보에게 줄을 서려면 다른 후보로부터 적의 입장이 되어야 맞는 것이다.

물론 개중에는 양다리를 걸치는 족속도 있지만 시간 지나면 다 알게 되는데 이 또한 얌체같은 자들이 살아가는 방식이니 누가 누굴 탓할까.

이미 경선에서 낙선한 후보들의 캠프 구성원들이 누구이며 어디로 갔는지를 파악하면 한눈에 알 수 있다.

막대한 선거예산은 누가 어디에 사용했는지 회계 담당자만이 알 수 있으나 온갖 관계자들이 서로 받으려고 전쟁이나 다름없는 각축전을 벌이는건 사실이다.

눈먼 돈으로까지 치부되는 선거자금. 선관위의 한계선을 지키려니 자금부족으로 캠프의 분위기가 위축될 것이고 넘으면 선거법으로 당선 무효까지 감수해야 하니 양단간의 고민중 하나인 것이다.

후보가 부족하면 일명 총알을 쏘는 뒷배도 있어야하고 얼마 남지 않은 지방선거에 공천이라도 받으려니 어느 후보가 유리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게 당연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까지 정치판을 보면 선거캠프에 얼쩡거렸다가 한 자리 차지한 게 한두 해 이며 한두 명인가.

물론 밀어주는 세력이 없으면 당선이 안되는 게 현실이지만 참된 인재를 기용하지 못하고 선거판의 한량을 자리에 앉히니 조직이 뭐가되며 대통령부터 보란 듯이 인사청문회도 무시하고 장관 자리를 동네 친구들 떡 나눠주듯 선심 쓰니 상탁수 하부정인가 아랫물인들 맑을리 없다.

지방으로 갈수록 요직의 낙하산은 재선의 디딤돌 역할을 했다. 그동안 입법과 행정이 합해져 사법까지 적절히 송두리째 흔들리는 모습이 지난 정권의 씁쓸한 발자취였다.

이래도 대선 바이러스가 국민들에게 코로나19보다 더 치명적인 고통을 주었다고 해도 아니라 할 수 있을까.

백신이 있다. 정치권이 반성하고 국민이 깨어난다면 해결되는데 그런 날이 올까. 어렵다.

왜냐하면 순수한 판단으로 투표하기 보다 온갖 연고에 휘둘리며 뭔가를 바라는 국민성 때문이고 그것을 알고 정치에 나선 사람만이 성공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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