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웅교의 정치분석] 선거대책 기구 규모의 정치학...“매머드 민주당·슬림 국민의힘, 선거운동 총량·전력 차이 발생 우려”...‘슬림형이 좋다’는 잘못된 프레임
[정웅교의 정치분석] 선거대책 기구 규모의 정치학...“매머드 민주당·슬림 국민의힘, 선거운동 총량·전력 차이 발생 우려”...‘슬림형이 좋다’는 잘못된 프레임
  • 정웅교 기자 210ansan@naver.com
  • 승인 2022.01.1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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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선대본부, 규모 너무 작아 효율성·신속성 있지만 선대기구 규모에 비례해 선거운동 총량·전력도 민주당의 1/3, 1/4 수준 될까 봐 우려하는 당내 분위기 역력
- 국민의힘, 1월 9일 초미니 선대본부 개편...2개 본부(선대·정책), 후보 직속 3개 위원회...선대본, 상황실 통해 조직‧직능‧홍보미디어‧청년‧여성본부 관장
- 민주당, 11월 21일 ’선대위 전면 쇄신‘ 선언했지만 매머드 선대위 여전...국민의힘 선대본부 규모의 3∼4배...공동선대위원장 8명, 후보 직속 12개 위원회 및 1개 실·4개단, 선대위 산하 36개 위원회·2개단, 총괄선대본부장 산하 6개 본부·1개 상황실 및 9개 단·TF, 대변인 32명(국민의힘은 10명)
▲정웅교 기자
▲정웅교 기자

[경인매일=정웅교 기자] 국민의힘은 지난 11월 5일 윤석열 대선 후보를 선출한 후 12월 6일 준매머드형 선대위 출범식을 가졌다.

그러나 이후 매머드형을 선호하는 윤석열 후보와 슬림화된 실무형 선대위를 선호하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준석 대표 간 갈등이 있었다. 

김종인 당시 총괄선대위원장이 1월 3일 선대위 전면 쇄신을 위해 총괄선대위원장을 제외한 상임·공동선대위원장과 총괄본부장 전원 등 선대위 고위직 일괄 사퇴를 밝혔고 이에 따라 윤석열 후보가 지난 1월 5일 기존 준매머드형 선대위를 해산하고 슬림형 선거대책본부로의 개편을 선언했다. 국민의힘은 1월 9일 선거대책본부 조직도를 발표함으로써 국민의힘 선대본부의 윤곽이 드러났다.

그러나 국민의힘 선대본부 규모가 너무 작아 효율성과 신속성은 있지만 대통령선거운동 총량과 전력 측면에서 민주당에 비해 많이 불리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선거에서 승리가 목표이지, 작은 명분에 사로잡혀 선대기구 슬림화가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는 논리이다. 

1. 선거대책 기구 규모의 정치학...민주당의 매머드형 선거대책위원회와 국민의힘의 슬림형 선거대책본부의 장단점

현재 민주당은 매머드형 선대위를 구성하여 운영 중이고, 국민의힘은 지난 1월 9일 슬림화된 선거대책본부 조직도를 발표했다. 이로써 민주당 선대위가 대형 할인마트 규모라면, 국민의힘 선대본부는 소형 편의점 규모이다. 

이 두 가지 선대기구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득표 전략과 선거운동 전력 측면에서는 대규모 선대위가 유리하다. 선거운동은 후보라는 상품을 유권자에게 판매하기 위한 영업·마켓팅 행위이다. 상품을 많이 팔기 위해서는 상품의 질, 홍보, 영업 사원 수가 중요한데 선대위 규모는 영업 사원 수를 의미한다. 

따라서 민주당의 매머드형 선대위와 국민의힘의 슬림형 선거대책본부 간 규모의 차이에서 오는 선거운동 전력 차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슬림형 선대기구가 좋다’는 주장은 명분은 있으나 잘못된 프레임이다. 매머드형 선대기구로 인해 비용이나 세금이 많이 들어간다면 ‘슬림형 선대기구가 좋다’는 논리는 타당성이 있지만 실제로 선대기구 규모와 비용과는 상관관계가 없다. 선거기구 참여자들 대부분은 무보수 봉사자들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선거운동·지지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선대기구 직함을 부여했을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선거운동 적극성과 총량·전력에 큰 차이가 있다.

군소 정당 또는 무소속 후보의 경우 선대기구를 대규모로 만들고 싶어도 기구에 충원할 사람이 없어 못하지만 거대 양당인 경우 얼마든지 기구에 사람을 충원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대선에 여러 차례 참여한 경험이 있는 한 국회의원은 “국민의힘은 야당이고,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 대부분을 민주당이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려면 국민의힘이 선대기구 규모를 민주당보다 더 크게 해도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민주당 선대위 규모의 4분의 1 수준으로 만든 것은 큰 실책으로 본다. 양당의 선거운동 총량 차이에서 오는 전력 차이가 현실화될 것 같아 걱정이 많이 된다. 선대기구를 짠 사람들은 선거를 잘 몰라서 그런 것 같다”며 크게 우려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준석 대표는 선대위 출범 전부터 선대위 운영과 의사결정의 효율성과 신속성 등을 이유로 줄곧 소규모 실무형 선대위를 주장했다. 

이준석 대표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6월 11일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소규모 실무형 선대기구로 승리한 자신의 경험이 소규모 실무형 선대위를 주장하는 근거였다.

그러나 당시 상황을 복기하면 4.7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의 압승은 선거운동 방법이 좋았거나 국민의힘 후보들이 민주당 후보들보다 경쟁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승리 요인은 다른 데에 있었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2021년 3월 2일 폭로를 계기로 LH 직원 부동산 투기 사태 발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검찰총장 탄압과 검찰 수사권 박탈 움직임에 항의하기 위해 2021년 3월 4일 전격적인 검찰총장 사퇴 등으로 정부·여당 심판 민심이 폭발하였다. 

이에 더하여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의 단일화 성사로 2021년 3월 23일 서울시장 야권 단일후보로 오세훈 후보가 확정됨으로써 소위 단일화 시너지 효과로 국민의힘이 4.7재보궐선거에서 압승할 수 있었다.

대통령 선거와 이준석 대표의 성공담인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및 6월 11일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는 규모와 성격 면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 

또 김종인 전 위원장과 이준석 대표는 선거 경험이 많고 정책 능력, 정세 분석 능력, 정무 감각이 뛰어나지만 이 두 사람이 대통령 선거를 총괄해본 경험은 없다. 김 전 위원장은 2012년 박근혜 대선 후보 시절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맡아 대선 정책과 공약을 총괄했을 뿐이다. 

2. 국민의힘, 1월 9일 초미니 선대본부 개편...2개 본부(선대·정책), 후보 직속 3개 위원회...선대본, 상황실 통해 조직‧직능‧홍보미디어‧청년‧여성본부 관장

새시대준비위원회는 ‘정권교체동행위원회’로, 후보 일정-메시지 모두 선거대책본부 이관

국민의힘이 1월 9일, 기존 6개 총괄본부에서 2개 본부만 남기며 ‘초미니 선거대책본부’로 개편했다. 윤 후보는 새시대준비위원회의 이름을 정권교체동행위원회로 바꿔 직접 위원장을 맡았다.

국민의힘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정권교체라는 준엄한 국민의 뜻을 받들기 위해 ‘슬림형 선거대책본부’로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국민에게 다가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존 선대위의 6개 총괄본부(상황‧정책‧조직‧직능‧종합지원‧홍보미디어)에서 선거대책본부(본부장 권영세 의원)와 정책본부(본부장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중심으로 개편했다. 

선대본부는 상황실을 통해 조직‧직능‧홍보미디어‧청년‧여성본부 등 5개 본부와 시도선거대책위원회, 클린선거전략본부·공보단·대변인단·유세단 등을 관장하게 된다. 선대본부장 직속으로 코로나위기대응위원회를 둔다. 후보 비서실이 맡았던 일정과 메시지 기능은 선거대책본부로 이관해 기능을 집중하기로 했다.

후보 직속 위원회는 3개 위원회를 둔다. 기존 선대위의 ‘약자와의 동행위원회’, ‘내일을 생각하는 청년위원회’, ‘정권교체동행위원회’(새시대준비위원회 명칭 변경) 등 3개로 모두 윤석열 후보가 위원장을 맡는다. 

기존 선대위 해체로 김한길 전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이 사퇴하면서 윤 후보가 직접 ’정권교체동행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또 후보 직속 보좌기구로 총괄특보단·후보특별고문·후보비서실을 둔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는 “슬림형 선거대책본부 개편을 통해 앞으로 윤 후보가 남은 대선기간 동안 국민 속으로 들어가, 국민의 지지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조직도(국민의힘 제공)

3. 민주당, 11월 21일 ’선대위 전면 쇄신‘ 선언했지만 매머드 선대위는 여전...국민의힘 선대본부 규모의 3∼4배

민주당은 지난 10월 10일 이재명 대선 후보를 선출한 후 11월 2일 선대위 출범식을 가졌다. 그 후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윤석열 후보에게 큰 격차로 밀리고 민주당 선대위 구조가 너무 방만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11월 21일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 ’선대위 전면 쇄신‘ 카드로 승부수를 던졌고 당도 적극 화답하여 현재의 선대위로 발전해왔다.

현재의 민주당 선대위도 전면 쇄신 전보다는 규모가 줄었지만 역시 매머드형이다. 

민주당 선대위는 상임선대위원장 1명, 명예선대위원장 1명, 공동선대위원장 8명, 상임고문 3명, 대통령 후보 직속 12개 위원회(국민의힘은 3개), 대통령 후보 직속 1개 실·4개 단(국민의힘은 3개), 중앙선대위 산하에 36개 위원회(중앙당 상설 10개 위원회 제외. 국민의힘은 없음) 및 2개 단이 있다. 

또한 총괄선대본부장 산하에 6개 본부(국민의힘은 5개), 1개 상황실, 9개 단·TF(국민의힘은 4개 단), 공보단 소속 대변인 32명(국민의힘은 10명) 등이다. 

이처럼 국민의힘 선대본부 규모는 민주당 선대위 규모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국민의힘 관계자들은 선대기구 규모에 비례해서 선거운동 총량과 전력도 민주당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질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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